쌉쌀한 아메리카노도 좋지만, 꽤 오래전부터 비엔나 커피가 먹고 싶어서 기회를 노리고 있다. 위장의 상태가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넌 다음부터 끊은 커피는 일 년에 두 번쯤 생일 파티라도 하는 마음으로 마시고 있다. 자극적인 맛을 먹고도 화끈거리지 않을 정도의 상태가 되어야 바람직한데- 아마 이제 곧 오지 않을까라며 반 년을 보냈으니 또 반 년을 보내기 전에 맛있다고 온 사방에 소문난 집을 골라 꼭 커피를 한 잔 마실테다. 정신이 아득해지는 생리통에 진통제를 두 알 삼키고, 이 상태로 토요일 공연을 봤으니 그렇게 허리와 목이 아팠던게로구나 한다. 정작 평소에는 '아, 가고 싶다'라는 생각도 잘 안 나는게 공연이지만, 원하는 공연이 생기면 티켓팅을 기다렸다가 치열하게 1차 전투에 참여해 자리를 차지하고 한참 ..
신이 나서 작업 하던 중에 화면이 팟하고 꺼졌다. 이것이 무슨일인가 싶어 계세요를 몇 번 하고 나니 안전 모드를 할래? 표준 모드를 할래? 라고 묻는다. 작업하던 파일을 찾아 열어보니 css는 수시로 컨트롤+s를 하면서 작업해야하는거라 걱정도 하지 않았건만, 누르는 도중에 저장이 됐는지 온통 하얀 빈 화면이다. 내 몇 천 줄은 어디로 사라진거죠. 이래서 컴퓨터는 반년에 한 번 정도는 초기화를 해줘야하는데, 번거로운 보안 절차때문에 벌써 3년째 포맷 한 번 못하고 쓰고 있자니 이 모양인가 싶다. 그러고보니 얼마 전에 핸드폰도 살짝 이상해 졌고, 평생 기계는 고장내는 일 없이 썼던거 같은데 올해의 기계운은 별로인가보다. 그렇다면 올해의 새 기계는 없는걸로... 라고 하지만 과연 내가 반년이나 더 남은 기간을..
드디어 제주도 사진 정리를 끝냈다. 3-4월의 여행들은 예쁘고 재밌고 즐거운 건 사람 사진이 훨씬 많아 그 중에서 골라내려니 한 오백년이었고, 골라내서 업로드는 했는데 별 거 아닌 코멘트를 다는데도 한참이었다. 이제 오키나와 사진들도 포스팅을 해야하는데, 언젠가는 하겠지. 나에겐 시간이 많으니까. 사진 정리의 맛이야 다녀온 추억에 잠기는데에 있으니 다녀오고 두세달 뒤에 올리는 사진은 그때의 맛이 있을거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벌써 10월의 여행 계획이 하나 잡혔는데, 날짜 말고는 어딜 갈지 누가 갈지 오락가락 왔다갔다하는 중이다. 그저 프로젝트를 모두 끝내고 노는 게 중요한거니 마음을 비우고 예약과 계획에 조바심 내지 않기로 하자. 한 주 열심히 놀았으니 이번 주는 열심히 일을 해야한다. 작업은 언제나 시..
화재 대피 훈련을 한다고 우르르 건물에서 쏟아져 나온 사람들이 운동장에 모였다. 그렇게 큰 것 같지도 않은 건물 하나에 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들어 있는지 운동장으로 향하는 길이 가득가득 들어찬다. 화재 대피 훈련이니 당연히 양산도 안 챙겨 나왔는데 다 큰 어른들을 운동장에 앉혀놓고 이것저것 교육을 한다. 좀 더 어린 나이들이면 부끄럽고 민망한 마음에 소화기나 소화전 체험에 먼저 나서는 사람들이 없을텐데 다들 얼른 훈련을 끝내고 싶은 마음에 빠르게 자진해서 훈련을 끝낸다. 더운거야 여름이니 그러려니 했지만, 밤에 자려고 누우니 온 얼굴이 간지러운게 알러지가 올라오려나 싶어 피하던 선풍기 바람에 얼굴을 맡기고 이불을 목까지 올려덮었다. 대체 이 덥고 뿌연날 화재 훈련이라니. 요새는 너무 뜨거워서 마스크도..
이른 시간 출근 준비는 언제나 시간이 빠듯해 이따금 눈썹은 버스에 올라타고서야 그리고는 한다. 회사에는 예쁘게 보일 사람도 없거니와 날이 갈수록 건조해지는 눈에 안경을 쓰고 다니는데, 안경을 쓴채로 눈썹을 그릴수는 없는 노릇이니 당연히 안경을 빼둔다. 오늘도 버스에 자리를 잡고 눈썹을 그리고 목베개를 목에 걸고 잘 준비를 모두 마치고 나니 눈 앞이 뿌연 것이 안경을 쓰지 않은 것 같더라. 여기서 같더라는 아무래도 이른 새벽이라 잠이 덜 깬 까닭도 있고 혈압도 떨어져있는 2차 수면 직전의 가물가물한 상태이기 때문인데, 아무리 안경을 찾아도 보이지가 않는거라. 분명 집에서 나올 땐 온 세상이 선명했는데, 제 3의 눈이라도 개안했던 것인가라며 별 이상한 생각을 다 해가며 가방 안쪽 깊숙한 곳에서 안경을 찾았다..
읽히지 않는 책을 억지로 읽고 나니, 아무 생각없이 재밌게 읽을 책이 필요해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을 읽기 시작했다. 얼마 전에 사 둔 핑거 스미스를 읽고 싶지만 왠지 집중해서 읽어야 할 것 같아 병렬 독서의 엄두가 안난다. 전자책이 생기고 나서는 종종 병렬 독서를 하고는 하는데, 대체로 재미가 없는 책인데도 끝까지 읽어야 할 것 같은 의무감에 벌어지는 일이다. 미드는 데어데블을 한동안 보다 저 뒤로 던지고 센세이트를 보기 시작했다. 그러고보니 닥터후도 마저 봐야하는데 클라라의 끝을 앞두고 또 미뤄두었다. 이것저것 하려던 것들은 많은 것 같은데 한동안은 앓느라 잊고 살았고, 한동안은 모두 번거롭다 잊고 살았다. 가만히 있어도 시간은 잘 가니 별 다른 것 없이 빈둥빈둥 연휴도 보낸것 같고. 아마 한동안은 덜..
꿈에서는 거실이 넓은 집으로 이사를 갔다. 꿈이면 너른 마당에 잔디가 푸르기도 해야하는데, 현실성 꾹꾹 눌러 가득 채워 어느 상가 건물의 위층이었다. 창틀과 유리창으로 가득차 있던 해가 잘 들어오는 한쪽 벽 가운데는 건물 외벽 장식의 세모지붕이 빼꼼히 솟아있었다. 전에 살던 사람이 놓고 갔다던 가구들은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모두 엔틱했고, 보기에는 좋지만 내가 쓰고 싶지는 않은 기분에 허리에 손을 올리고 어디로 그 것들을 치울까를 고민하고 있었다. 그 와중에 여기에 커튼을 만들어 달려면 한참 걸리겠다고 생각하기까지한 자발적 노동자의 꿈이랄까. 거실과 베란다가 넓은 집을 가지고 싶다고 말한 다음 날 바로 이런 꿈이라니, 이 얼마나 욕망에 충실한 인간인지. 연휴의 끝 날에는 김빠진 사이다 맛이 나는 수박주스..
나는 횡단 보도나 스크린 도어가 없는 지하철 역에서는 멀찌감치 떨어져 혹은 옆으로 비켜 서 있고는 한다. 그럴 일이야 없겠지만 언제 누가 와서 날 밀어 버릴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여자의 비율이 높은 흔한 도돌이에게 인상을 쓰거나 화를 냈다는 j씨에게는 그러다 몰래 쫓아와 칼로 찌르면 어쩌냐며 말 없이 지나가라고 부탁했다. 밤에는 이어폰 한쪽을 빼고 걷는다. 내가 아무리 노래를 낮은 볼륨으로 틀거나 틀지 않았다고 해도, 혹시나 나쁜 마음을 먹은 사람에게 소리를 못 듣고 방심하고 있는 것 처럼 보여 (안 그런 것 보다는) 쉬운 표적이 되지 않을까 하는 괜한 염려 때문이다. 머릿속에는 가끔 나를 향해 돌진하는 '적'을 향해 발길질을 하거나 무언가를 집어 던지는 혹은 내려 찍는 시뮬레이션을 그린다. 원한을 흩뿌..
서랍에 비상용으로 놓여있던 양산 겸용 우산을 꺼냈다. 점심을 먹으러 나가는 길에는 과연 이 것이 짐이 되지 않을 것인가 살짝 고민했지만, 밥을 먹고 나오니 내려쬐는 햇볕이 강렬하다. 양산의 흔한 레이스는 도무지 내키지 않아 고르고 또 골라 겨우 구했던 검은색 양산이 휴일이면 '열'일 할 그런 계절인 것이다. 올 여름은 이천의 뙤약볕 밑을 걷지 않아도 될거라 생각했건만 역시나 인생사 모르는 법. 여름 내내 열심히 일하고 가을에는 또 열심히 놀아보자는 생각으로 지내고 있다. 현이와 대화를 하다 왜 어릴적엔 여행의 즐거움을 몰랐나 혹은 좀 더 어릴때 많이 다녔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결론은 기승전때 였다. 모두들 가진 것 없어도 떠나라고 하지만, 하다 못해 비행기 값이라도 있어야 가서 굶어도 떠..
하루에 해야할 일 들을 습관으로 만들고 있다. 처음엔 운동 하기로 시작을 했고 (레그레이즈 때문에 배가 터질 것 같....), 20일차쯤부터는 다른 것들도 슬금슬금 더 보태고 있다. 나는 무언가 바뀐다면 한번에 짠- 하고 바뀌는 것이 좋고 성에 차는 사람이지만, 생활 습관은 그렇게 했다가는 무너지기 쉽상이더라. 아침 QT에 이어 저녁 성경 필사도 시작했고, 하루에 10-15분이라도 더 고양이들을 만져주려고 아침 저녁으로 아무리 피곤해도 모른 체 지나가지 않고 있다. 덕분에 하루가 금새 지나가 수면 시간이 줄었는데 곧 자격증 공부도 시작해야할 것 같아 어떻게 더 시간을 나눠써야 할지 고민 중. 습관이란 게 무서운 거라던 원선 언니의 노래소리처럼 사소한 것들이 습관으로 모여 하루를 만든다고 생각하면 버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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