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것들이 오고 가다 각자의 취미에 대해 이야기가 나왔다. 누군가는 낚시를 한다고 했고, 누군가는 운동을, 누군가는 음악을 한다더니 내 차례가 돌아와 웃으며 흔하게들 하는 독서라고 답했다. 그랬더니 대뜸 돌아오는 것이 남들 다 한다는 독서와 영화 말이죠? 라면서 최근에 읽은 책을 물어보면 다들 답을 못 하는 그 독서요? 라길래 '그렇진 않구요-' 정도로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거기다 대고 최근에 읽은 책들을 줄줄이 대는 것도 우습고, 취미도 사생활의 범주인데 내가 원하지 않는 타이밍에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 시시콜콜 나누고 싶은 의향도 없었달까. 운동을 한다는 말엔 멋있다며 맞장구를 치더니 독서를 한다는 말에는 흔한 것이라며 웃는 그 사람이 과연 책이나 읽을까 싶기도 하고, 책을 읽는다쳐도 이야기 하는..
10월에 가려던 제주가 급- 오사카로 변경되었다. 제주행을 위해 만나 이야기를 하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그럼 유니버셜 스튜디오나 가자라며 단번에 결정. 몇 번 다녀온 곳이라고 대충의 코스들을 즉석에서 골라 설명해주고는 집에 돌아가는 길에 항공권을 검색한다. 머릿속에 벌써 경로와 계획들이 짜여지고 있는데, 손가락을 접어 세어보니 벌써 3-4년 전에 갔던 곳이라 그때보다 관광객도 많고 물가도 비싼 것 같아 숙소를 둘러보며 살짝 슬펐다. 작년인가에 예전 오사카+교토 사진들을 찾아보며 프로젝트가 끝나면 가야지 했지만 오키나와를 가느라 못 가겠구나 포기하고 있었는데 기어코 가게 되다니 갈 곳은 가게 되는 모양이다. 이제 j씨랑만 어디든 떠나면 되는데 도무지 시간이 안 맞아 안타까울 뿐. 그렇지만 원한다면 ..
유기농 핸드 크림은 묵은 기름 냄새가 나서 바를 때 마다 숨을 꾹 참게 된다. 한 시간에 한 번씩은 바르고 있으니 하루에도 몇 번씩 숨 참기 운동을 하는 모양새가 되곤 한다. 그렇지만 바르고 나면 흡수도 빠르고 손도 부드러워져 내다버리기엔 아깝다. 빠른 선택의 선두주자인 나는 냄새를 포기하고 손의 보드라움을 택한다. 선택이 끝나고 나면 말을 덧대지 않는 것이 멋짐이니 멋짐의 법칙에 따라 냄새의 불평은 그만 하기로 한다. 물론 숨 참기 운동 때마다 미묘해지는 나의 표정은 숨길 수 없겠지. 이른 아침엔 청소하시는 미화원 아저씨 옆을 지나는데 자그마한 소리로 노래가 들려왔다. 요즘 나온 것 중에 최악의 발명품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어르신들이 쓰는 외부 스피커 출력 빵빵한 휴대용 mp3 플레이어인데, 이른 아침의..
쇼미더머니를 보고 있다. 금요일엔 미싱 앞에 앉을 일이 있어 처음으로 본방을 봤는데 남들은 삐- 처리되는 가사들을 읊어대는 와중에 비와이는 샬롬을 외치고 있어 왠지 웃겼다. 그렇지만 나도 같이 샬롬. 덕분인지 어쩐지 한동안 바빴던, 바쁘고 있는 와중인 요즘의 bgm은 데이데이라고 해봐야 일하면서 들은지 아직 3일밖에 되지 않았구나. 한 3주는 된 것 같다. 정신이 없긴 없는 모양이다. 오늘 아침에는 머리를 감고 욕실에서 나오려고 하는데 잠이 영 안 깨서 이상하다 했더니 샤워를 안 하고 머리만 감았더라. 다행히 나오기 전에 깨달아서 샤워를 마저 하면서 어쩜 이렇게 잠을 못 깰까 했다. 몸무게가 근 십 년간 최저를 기록한 걸 보면 혈압이 더 떨어졌나 싶지만, 그래봐야 십 년동안 몸무게 변동이 거의 없어 차이..
어제 미리 꺼내 놓은 짙은 파란색 샌들을 신으려다, 가디건이 주황색인 것을 보고 주황색 샌들을 꺼내 신었다. 멋부림도 꾸밈에도 큰 관심은 없지만 가끔은 옷과 양말의 색을, 또 가끔은 옷과 신발의 색을 맞춰 입는다. 7월에도 내놓은 팔이 시려 핫팩을 꺼내 들었지만, 오늘은 주황의 날이다. 주황의 기분으로 지내봐야지. 꽃 길은 사실 함께 걷는 진흙길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헛재의 말에 꽃길은 원래 흙길이라고, 곱게 포장된 길엔 꽃이 피지 않는다고 답했다. 많은 이들이 걷고 싶은 그 길은 신발은 더러워지고 가끔은 걸려 넘어질 수도 있지만 꽃과 함께니 행복한 길일뿐, 적은 이들만이 만족하며 지내는 어느 길은 평탄한 포장에 다니기도 쉽고 편하지만 꽃이 없으니 심심하고 지루한 것뿐. 엔씨소프트와 한판 했다..
수국이 가득한 제주에 있는 지인의 인스타를 보며 억새가 가득한 제주에 있을 10월의 나를 상상한다. 조만간 여행 경로를 짜고 숙소를 구하고 항공권을 끊어야겠다. 제주를 갈 돈이면 조금 더 보태 오사카를 다녀오겠다 하며 지내왔는데, 한두 번 가고 나니 더 쉽게 자주 갈 생각이 든다. 공연도 그랬던 것 같다.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찾지 않다 어느 날 한번 가기 시작하니 예전보다 좀 더 쉽게 찾게 되었다. 그러고 보면 많은 것이 그렇다. 하지 않을 때는 이런저런 이유가 참 많은데, 한번 시작하고 나면 그 이유들이 줄어들고, 그 이유가 있어도 하게 된다. 아마 하지 않는 나에 대한 변명이 그만큼 많았던 거겠지. 항상 변명 없이 살고 싶은데, 여전히 남은 변명도 많다. 그러니 그 변명들에 대한 변명은 하지 않기로..
지하철 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져 내렸다. 가방을 뒤적거렸지만 비가 온다는 이야기에 옮겨 담은 가방이라 손수건도 휴지도 없다. 턱 끝에 눈물이 맺히고 코 끝에는 콧물이 방울방울 맺혀 옥수 역에 내렸다. 흐린 햇빛으로 들어찬 역 안은 지하에서 형광등 빛을 채우는 다른 역처럼 하얗지 않고 노랗다. 살짝 귤 색이었던 것도 같다. 장마 덕분에 내내 함께 했던 두통은 울어내느라 더 심해져 머리를 꽝꽝 때렸다. 어느새 옆 옆에 앉아 계신 아주머니들에게 휴지를 빌려볼까 싶었지만 목이 꽉 막혀 있는데 말을 한마디 내어 놓자면 소리내어 울 것 같아 말았다. 가방을 다시 한번 뒤지니 아침으로 싸갔던 계란 봉지가 담겨있던 면 주머니가 보여 차곡차곡 접어 네모를 만들어 물기를 찍어내니 연한 갈색이 금새 진해졌다. 이제 좀 그..
세상이 참 좁다고 또 느꼈다. 오래 전 활동 했던 커뮤니티에 있던 사람을 우연히 요즘 자주가는 커뮤니티에서 발견했다. 당연히 같은 닉네임도 아니니 알 길이 없었지만, 취향과 활동의 모든 것이 친구들에게 오픈되는 페이스북 덕분에 그 사람이 오늘은 무엇을 했다의 글을 읽으며 기시감을 느끼고 찾아보니 지나다 본 글이 그 사람이 쓴 글이더라. 건너건너 존재만 아는 사람이라 아는 체 할 일도 없고 나 혼자 알고 있는 거지만, 새삼 다들 비슷비슷한 곳에서 떠도는구나 싶어 착하게는 아니어도 나쁜 짓은 하지 말고 살아야겠다 생각했다. 덧붙여서 지금도 하고 있지 않지만 앞으로도 페북에서는 좋아요도 댓글 달기도 글쓰기도 절대 하지 않을 것도 다짐해본다. 남들이 속속들이 다 알게 되는 나의 행적과 취향이라니, 숨길 것은 없..
그놈의 영혼리셋 덕분에 차카염호를 검색하고 또 검색하다 청해호가 강렬히 가고 싶어졌다. 중국이 가고 싶은건 구채구 이후 처음인데, 청해성쪽은 중국보다는 티벳이라 더 가고 싶은가 싶기도 하고. 그래서 폭풍 검색을 하니 갈 수 있는 경로가 몇 개로 압축되는데 그게 모두 쉽지만은 않은거라 좌절했다. 개별적으로 가려면 일단 시닝이나 란저우로 가야하는데 직항이 없으니 상하이에 가서 경유를 하고 국내선을 타거나, 24시간짜리 기차를 타고 달리고 달려 도착해 현지 가이드를 구해 가는 방법이 있지만 한국과 미국에서도 당당히 중국어를 쓰는 중국 사람들 틈에서 짧은 영어로 그곳에 무사히 도착할 생각을 하니 깜깜한 것이 내 평생 그럴 일은 없을 것 같고. 가능성이 있는 건 패키지인데, 아무래도 오지에 아직 덜 유명한 곳이라..
- Huawei P9
- 크림
- galaxy note4
- singer9960
- 싱거9960
- daily pic
- sewing swing
- NEX-5N
- 크림치즈
- SELP1650
- 치즈[루]
- a5100
- camera360
- 고양이
- e.el /
- e.oday /
- springsong.pp /
- mayry /
- Amil /
- YUA /
- hadaly /
- hadaly_t /
- bluetang /
- kyungssss /
- hutjae /
- cherrymoa /
- kagonekoshiro /
- 9oosy /
- oamul /
- tatsuya tanaka /
- sunlightproject /
- dearphotograph /
- tadis12 /
- musicovery /
- Zoomabl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