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셔틀버스 타러가는 길, 휴가 때 무얼하는지 물으시길래 별 것 없다 했더니 당장 월/화 휴가 캔슬. 9월에 j씨와 함께 여행이나 가라신다. 좋은데 미묘한 이 기분은 너무 갑작스럽기 때문이지. 그래서 월/화 대비 미친 듯이 일한 오늘이었고, 모두에게 수요일에 뵙자며 인사도 했지만 월요일에 출근. 여름은 열심히 일만 할 팔자인가보다. 아, 프로젝트도 연장 됐다. 5월 중순까지. 벌써 한달이 넘게 지났다며 놀라워했는데, 아직 열달은 남은 것에 또 놀라웠다. 2. 김사랑 단콘 공지가 떴는데 양일이다. 마음이야 이틀 다 가고 싶지만, 이미 그민페 티켓을 끊어놨으니 하루만 선택하기로 했다. 하나는 올림픽홀, 하나는 상상마당. 강을 건널 수 없는 병에 걸린 관계로 올림픽홀의 공연이 어쿠스틱(!!!)임에도 불구하고..
어른이 되면 싫은 사람 티 안내고 지낼 수 있어야 할텐데 나이를 먹을 수록 싫은 사람은 가까이 지내는 것 조차 싫다. 어릴적에 싫어도 좋은 척 다 하고 지낸 반동인지 그냥 성격이 이상해지는 건지는 모르겠다. 까지 쓰고 반나절이 지나니 마음이 좀 수그러들었다. 사실 시간이 지나서 그런건지, 하루종일 카페를 3번이나 가서 커피에 자몽에이드에 얼그레이까지 먹어서 마음이 흡족해진건지는 좀 헷갈리지만 - 아마 시간이 지나 더 괜찮아 진 걸 테니 마음이 삐뚤어지거나 안 좋을때는 어디다 풀어놓고 싶어도 몇시간에서 몇 일 정도는 참아보는게 낫다. 그래서 글 쓸 때 조심해야 하는 것들이 몇 개 있다. 새벽, 분노, 우울과 사랑. 하지만 저런 것들이 가득 들어찰 때야말로 글이 쏟아져내린다. 그것이 글 쓰기의 딜레마.
그민페는 안 가기엔 연중 행사가 사라지는 기분이라 아쉽고, 가자니 매번 겹치는 라인업이라 고작 3년차이면서도 고민하게 된달까. 게다가 작년에는 운영이 쫌 많이 (...) 돗자리존에 더워죽겠는데 이불 뒤집어 쓴 커플들 보면 삼만원 쥐어서 내보내고 싶기도 하고 (...) 물론 설렁설렁한 자세로 임해서 그런 것은 알고 있다. 스탠딩 존에서 반 이상 버티고 중간중간 쉬던가 기절하던가 해야 이상한 꼴도 덜 보고, 운영이고 뭐고 신경 쓸 겨를도 없고 리듬에 몸을 맡기고 나의 체력을 바치고 일요일 저녁 돌아오는 지하철 안에서야 겨우 월요일 출근을 걱정하고 그렇게, 요걸 안 했거든. 올해는 인원도 둘이고 심지어 타임테이블에 맞춰서 찢어져도 서로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는 동행인이니 밥이나 열심히 먹고 실컷 뛰놀다 오자..
지지난주인가 땡큐를 우연히 보았는데 신애라가 차인표에 대해서 설명을 하더라. 차인표씨는 다른 사람에 대해 궁금한게 없어요 라면서, 다른 사람이 무슨 이야기를 하면 그랬어?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 어쩌다 그렇게 된거야? 라고 물어봐야하는데 그렇군요 하고 만다고. 또 자리를 옮겨서는 - 자기는 사람들이랑 만나서 이야기하고 떠들고 하면 충전이 되는데 차인표씨는 그게 소비예요 집에서 있는게 충전이야 라면서. 볼 생각도 없던 프로그램이었는데 쇼파에 기대 앉아 눈은 멍하니, 손은 바느질을 하면서 나 같은 사람이 또 있네 하고 웃었다. 그러고보니 나는 언제부터 괜찮아진걸까. 외로운 것도, 모든 이의 사랑을 쓸어 담지 못하는 것도, 아무도 만나지 않는 시간들도 아무렇지가 않았던 때가 언제였을까. j씨가 말해오던 '연필..
1. 아침 버스에 타러 가는길에는 비가 분무기로 뿌려대는 것 마냥 내리더니 막상 도착해 내리고 나니 비가 그쳤다. 지역이 달라지면 날씨도 달라져서 서울에선 괜찮았던 젤리슈즈가 가끔 여기선 민망해지기도 하고 뭐 그렇게 지낸다. 모두의 걱정보다 덜 피곤한 건 내가 버스에서조차 엄청 잘 자기 때문인 것 같고, 이러다 훌쩍 내년 봄이 될 것 같고. 2. 어제는 남들 다 일하는데 혼자만 휴일이어서 집에서 원피스 한벌 만들면서 밀린 일말의 순정을 봤다. 우성쌤이 김쌤 좋다고 돌직구 날릴때 마다 좋다며 끙끙. 구체적으로 이땐 이래서 이랬고, 저땐 저래서 저랬다고 하나하나 말할 때 마다 어쩜 저렇게 대놓고 그러냐 - 어릴적 저런 이야기 안 들어본건 아니지만 삼십대 후반 남자가 날리는 돌직구랑 십대 후반, 이십대 후반 ..
1. 틈틈히 만든 것들은 사진을 찍어놓은 것 반, 안 찍어 놓은 것 반인데 집에서는 귀찮아서 포스팅을 못하고 사무실에서는 보안 때문에 포스팅을 못한다. 분노의 미싱질은 마음을 다스리는데 도움이 되지만, 몸이 피곤하면 이도 저도 다 귀찮아 사실 잘 안하게 된다는 것도 지난 주말 깨달았다. 하지만 나는 지난 밤에 퇴근해서 원단을 또 결제 했다, j씨가 대체 뭘 또 사냐고 했지만 화가 나있다면서 당당하게. 뭘 만들거냐고 묻길래 옷을 만들거라고 했다. 물론 한번도 안 만들어 봤지만! 2. 에어쿠션 홈쇼핑 방송을 보다 j씨가 물었다. 저거 좋아? 사줄까? 나는 단호하게 답했다. 난 저렇게 번들거리는거 싫어서 위에 파우더를 칠할거라 소용 없을걸. j씨는 얼굴에 직접 커버력을 시연하는 쇼호스트를 보며 다시 물었다. ..
새로운 프로젝트가 시작되고 두번째 월요일 - 왕복 4시간의 먼 길에 목베개 첫 출동이다. 생전 처음 써보는 목베개는 가방속에 차곡 접어 넣어야하니까 에어 목베개인데 요게 바람을 꽉 채워넣으니 경동맥을 압박하는 기분이라 위험한 물건이었다는 것을 깨닫고 바람을 절반 가량을 빼냈다. 덕분에 좌석들 사이사이 밖으로 내어진 어깨와 머리들 사이에서 나름 멀쩡히 출근을 한다. 좋았어, 이제 비행기 타러만 가면 돼, 라지만 내년 4월은 아직 멀었고 피치는 그 와중에 또 프로모션을 했고 나는 가지 못하니 남을 보내야겠다는 일념으로 이리저리 소문을 냈다. 야근이 없으면 을지로쯤에 7시 반 전에는 도착을 하는 덕분에 집에서 택시비 6천원 거리에 출퇴근 중인 j씨가 퇴근길에 동네에서 만나 저녁을 먹고 들어가는 몇번 내내 왜 ..
1) 네가 A를 잘못했는데 내가 B를 잘못하는 것이 뭐 어떠냐 2) B가 사실 C여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B이기 때문에 B를 어기는 것은 당연하다 3) 그러니 B를 어긴 나를 칭찬하고 따르라 나를 비난하는 너는 나쁜놈이다 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 무서운 요즘이다. A와 B는 별개이니 상대방의 잘못으로 내 잘못을 정당화시키려는 시도가 오히려 잘못을 더 부각시킨 다는 것을, B라는 규칙이 잘못 된 것에 대해 올바른 절차를 통해 바꿀 생각을 해야지 막무가내로 규칙을 어기는 것이 오히려 그 규칙에 대한 정당성 + 스스로에 대한 위법성만 부여한다는 것을 모르는 걸까. 간단하게 말하자면 남의 부조리를 지적하면서 나의 부조리는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인데 (혹은 나의 부조리를 보지 못하는 것일수도 있다) 뭐 알면..
예림이 캐럴의 말장난을 듣고 있자니 몰린이 듣고 싶어져서 + 종신옹곡을 듣다 규호언니 보컬도 듣고 싶어져서. 핸드폰에 이어폰을 꽂기는 귀찮고 인터넷을 뒤져 작년 gmf 영상을 찾는다. 종신 옹 월간 중에 성발라가 부른 내일 할 일보다 더 좋아하는, 가장 좋아하는 노래. 규호언니 2집 노래를 조르고 졸라서 받아 냈다고 하는데 들을 때 마다 그럴만 하다 싶다. 시린 가을 하늘에 구름을 따라서 높아지다가 결국 우주 밖으로 몰린 첫사랑이라니. 이 언니는 되게 간지러운 말들로 - 마음을 간지르기보다는 꾹꾹 눌러대는 듯이 차곡차곡 다지는 재주가 있다. 몇번을 돌려듣다 보니 작년 그민페 생각이 난다. 킹스턴 무대에서 죽어라 뛰어놀다 규호언니 보겠다며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 끙끙 앓고 있었지. 거기에 이어서는 뷰민라 영..
1. 요 몇일 MOT이랑 이이언 / 10cm / 시규어로스랑 욘시 / 8mm / 적아저씨랑 패닉 / 성시경 등등 을 듣다가 림프비즈킷을 듣고 있자니 취향 참 없다 싶다. 그런 와중에 예림이 앨범 나옴. 규호언니와 신재평과 권순관과 휴일씨라니. 이런 건 들어줘야지. 작곡 라인업 보고 농담으로 사실은 예림이가 종신옹 숨겨둔 딸이냐고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다들 각각 자기색이 나오는데 예림이 목소리랑 어울리게 만들어놨다. 그 와중에 규호언니 신곡이라 행복한 나는 규호언니 백보컬을 찾느라 반복 재생 후 초입 부분은 대체 노래를 어떻게 부르라고 만든것인가 라며 만든 언니도, 부른 예림이도 신기해 하는 중. 2. 김크림의 뭉친 털을 잘라내다 살도 베어냈다. 저도 아프니 가위를 든 내 손을 물었는데, 세게 물지도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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