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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

_e 2013. 7. 18. 10:06

1. 아침 버스에 타러 가는길에는 비가 분무기로 뿌려대는 것 마냥 내리더니 막상 도착해 내리고 나니 비가 그쳤다. 지역이 달라지면 날씨도 달라져서 서울에선 괜찮았던 젤리슈즈가 가끔 여기선 민망해지기도 하고 뭐 그렇게 지낸다. 모두의 걱정보다 덜 피곤한 건 내가 버스에서조차 엄청 잘 자기 때문인 것 같고, 이러다 훌쩍 내년 봄이 될 것 같고.


2. 어제는 남들 다 일하는데 혼자만 휴일이어서 집에서 원피스 한벌 만들면서 밀린 일말의 순정을 봤다. 우성쌤이 김쌤 좋다고 돌직구 날릴때 마다 좋다며 끙끙. 구체적으로 이땐 이래서 이랬고, 저땐 저래서 저랬다고 하나하나 말할 때 마다 어쩜 저렇게 대놓고 그러냐 - 어릴적 저런 이야기 안 들어본건 아니지만 삼십대 후반 남자가 날리는 돌직구랑 십대 후반, 이십대 후반 남자가 날리는 돌직구랑은 묵직함도 다르고 간지러움도 다르고 뭐 그렇다는 이야기. 거의 유일하게 챙겨보다시피하는 드라마류인지라 (챙겨보는 티비프로는 죄다 시사/다큐/교양인지 어언 십여년) 일말의 순정에 대해서는 할 말이 좀 많은데, 몇가지 풀자면 필독이가 사실은 춤추는 아이돌이라니 맙소사 라던가, 순정이랑 준영이가 실제로는 6살 차이(!!)라던가 등등이 있다. 그 와중에 김태우가 나온 화도 보았노라. 이 형제 왜 이렇게 좋지 ; ㅅ;b


3. 사교적이지 못한 나는 사교를 위한 무언가를 하는 것에 부담감을 가지고 지낸다. 그렇다고 해서 남들과 단절된 삶을 지향하는 건 아니고, 기본 사회 생활을 위한 사교를 그리 기쁘게 여기지 않는 정도. 하기 싫은건 당장 밥줄이 걸린게 아니면 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모양새도 갖추고 있어 기본 사회 생활을 위한 사교력은 100점 만점에 25점 정도 일 것 같다고 이 글을 쓰면서 결론을 내린다. 물론 나도 사교적이고 살랑살랑하며 누구와도 명랑쾌활해서 퇴근버스 1시간 반 동안 내내 떠들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지, 하지만 그건 있으면 좋고 없어도 상관(어쩔 수) 없는 스킬인거니까. 절대 가질 수 없거나 가졌을때의 만족감보다 노력이 클 것 같을 때는 재빠르게 던져버리는 것이 나의 특기인 만큼, 사교왕이 되지 않아도 얼마든지 괜찮은 삶이라고 이 연사 강력히 주장합 (...) 


4. 지산에 김사랑이 나온다고. 나는 열여덟살이라고 외치던 스무살의 김사랑때부터 생일도 하루 차이라며 별걸 다 연관시키며 지내 온 빠순이인 나는 - 김사랑을 보러 지산에 가고 싶지만 지금 이 체력과 이 마음가짐으로 여름 락페가 무리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나의 마음속에는 락스피릿이 있지만 나의 몸에는 락스피릿이 없거든. 돗자리에 누워서 메인 스테이지 노래를 흥얼거리다 마음에 드는 타임테이블 맞춰서 한두타임 뛰어놀다 다시 아무 길바닥에나 드러누워버릴 그민페 정도가 나의 적정선이다. 김사랑은 그냥 얼른 4집이나 내주면 참 좋겠다. 왜 내가 좋아하는 '오빠'들은 죄다 앨범 한장 내는데 오백만년이 걸려. 인고의 시간을 지나 일년을 하루처럼 쓰시는건지. 그러고 보니 연애 할 때 하는 밀당에는 성질을 내면서도 '오빠'들이 하는 밀당에 참 약한 여자로구나 난. 


5. 수족관에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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