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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프로젝트가 시작되고 두번째 월요일 - 왕복 4시간의 먼 길에 목베개 첫 출동이다. 생전 처음 써보는 목베개는 가방속에 차곡 접어 넣어야하니까 에어 목베개인데 요게 바람을 꽉 채워넣으니 경동맥을 압박하는 기분이라 위험한 물건이었다는 것을 깨닫고 바람을 절반 가량을 빼냈다. 덕분에 좌석들 사이사이 밖으로 내어진 어깨와 머리들 사이에서 나름 멀쩡히 출근을 한다. 좋았어, 이제 비행기 타러만 가면 돼, 라지만 내년 4월은 아직 멀었고 피치는 그 와중에 또 프로모션을 했고 나는 가지 못하니 남을 보내야겠다는 일념으로 이리저리 소문을 냈다. 야근이 없으면 을지로쯤에 7시 반 전에는 도착을 하는 덕분에 집에서 택시비 6천원 거리에 출퇴근 중인 j씨가 퇴근길에 동네에서 만나 저녁을 먹고 들어가는 몇번 내내 왜 비슷하게 도착하냐며 다닐만 한 것 같다고 했지만, 억울해진 나는 아침에 몇시간을 먼저 나오는데 무슨 말이냐며 손을 저었다. 첫날은 네시반에 일어나 부지런히 나왔는데, 이제는 좀 적응 됐다고 다섯시에 일어나 50분쯤 집을 나온다. 밤에는 다음날 아침을 위해 열한시에는 자야한다며 눕는다. 고작 일주일인데 일년을 한 것 마냥 가끔은 (오늘처럼 회의 두번에 야근이 결정날 때 쯤이면) 분하다. 나만 하는 야근도 아닌데 일이 안 풀린다는 이유로, 결국 할 거면서도 앞이 캄캄한 이유로, 그 와중에 저녁 식당밥이 너무 맛이 없다는 이유로. 안 되는건 말해서 풀면 되는걸, 기어코 어떻게든 해보겠다며 붙들고 끙끙. 결국은 하겠지만, 그렇지만. 굳은 얼굴에 티는 나겠지만 애써 괜찮은 척 하면서 집에 돌아가고 싶어졌다. 비가 우기처럼 쏟아지는 여름의 가운데에서 잠깐은 울고 싶다고 생각하고, 잠깐은 괜찮다고 생각하다 잠깐은 짜증이 났다 날씨 마냥 비 마냥 왔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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