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림을 하고 있자니 옆에 와 슬며시 '내 마누라가 스카이림을 하다니'란다. 그러게, 동굴 하나로 한 시간을 넘게 돌고 나니 나도 내가 스카이림을 하고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가 않는다. 과연 엔딩을 볼 수 있을 것인가. 게임 이야기를 하고 나니 생각난 건데, 금요일에 막내가 와서 자고 갔는데 둘이 나란히 게임을 하는 뒷모습이 귀여워 사진을 찍어 인스타에 올렸더니 둘째가 -0- 이런 이모티콘을 댓글로 달았다. 왠지 표정과 말투가 연상이 돼서 조금 웃겼다. 게임 이야기를 덧붙이자면 게임이 왜 싫은지는 잘 모르겠다. 생산성도 없고 시간 죽이기 용이며 중독성이 있으니 안 좋다고들 하는데, 게임을 안 한다고 해서 동일한 시간에 생산적인 행위를 하는 사람도 별로 본 일이 없고 그것으로 인생 살이가 많이 나아진 사람..
벚꽃이 피기 시작했다. 슬슬 아침 출근길의 어두움이 가시기 시작해 이제서야 봄이구나 싶다. 통근 버스를 타러 걷는 길은 양 옆이 해가 잘 들거나, 하루종일 해가 들 일이 없어 사뭇 풍경이 다르다. 한쪽은 목련이 진작 피어 주먹만한 꽃을 내었고, 팝콘이 덜 된 옥수수알 마냥 작고 단단하게 보이던 벚꽃의 몽우리들은 갑작스레 꽃을 피워대기 시작했다. 다른 한쪽은 이제서야 겨우 길죽하게 목련의 꽃망울이 보인다. 해가 쨍쨍한 곳에 서서 한발자국 앞의 쏟아지는 비를 보는 기분으로 길을 걷는다. 작년에는 목련과 벚꽃과 개나리가 한번에 피고 지더니, 올해는 변덕없이 순서대로 피고 있다. 다들 봄에 맞는 옷들을 입고 다니는데, 나는 아직 얇은 겨울 코트를 벗지 못해 아직도 겨울과 봄 사이에 있는 듯 하다. 꽃이 한창인 ..
스트레스와 통제력의 상관 관계에 대해 이것 저것 이야기하던 j씨가 다 아는거라는 나의 말에, 이런 물리적 실험이라던가 기타 등등에 대해 알고 있어야 남들에게도 더 제대로 알려줄 수 있다고 하다가 '너는 다른 사람을 설득할 생각이 없지'라고 해서 빵 터졌다. 결혼 5년차, 남편이 나의 성향을 너무 잘 알고 있다는걸 자주 느낀다. 비슷하게 어제의 한 대화에서는, 남편과 사귀기 초반으로 가고싶다는 이야기에 난 지금이 더 좋다는 답을 하고 좋겠다는 답을 들었다. 물론 j씨와의 연애 초반이 아니라 남들 다 하는 보편적 연애의 초반 정도는 나도 원하고있다. 그 설레이고 풋풋하며 마음이 간질간질한 그것들이라니 얼마나 좋아. 언젠가부터 연애를 하지 않는 친구나 동생들을 안타까워 하며 한번이라도 연애를 더 하라고 권하고..
바람이 쌩쌩 부는 퇴근길에 시장을 들렀다. 그새 쏙 들어갔는지 잘 보이지 않는 달래를 겨우 찾아내 한 묶음 사 들고 따끈한 두부 한 모를 손에 감싸 쥐어 집으로 들어갔다. 예전에는 계절음식을 챙겨 먹는 걸 딱히 하지 않았는데, 요즘은 계절마다 제철에 맞춘 것들이 머릿속을 맴돈다. 이제 콩나물밥을 지어서 만들어둔 달래 간장에 쓱쓱 비벼먹는 것만 남았다. 결국 젤 네일 램프를 들여놨다. 쏙 오프니 뭐니 죄다 귀찮고, 네일샵 가는 것도 번거로워 안 하던 젤 네일이었는데 이니스프리에서 증정 행사를 하길래 바로 결제. 자기 바로 전에도 하고 잘 수 있고, 반짝거리는 것이 오래가는 데다가 찍히거나 벗겨짐이 아직 없어 매우 만족스럽다. 이제 컬러들을 사 모으지만 않으면 되는데 과연. 피치가 오키나와 취항을 선언했지만..
80자 문자 메시지에 내용을 담자면 띄어쓰기도 없이 꽉꽉 눌러 담아야 했던 예전 버릇이 아직 남아있어 유독 핸드폰으로 쓰는 메시지들은 띄어쓰기 하나 없이 보내곤 했다. 이제는 글자 수 제약도 없고, 보내는 메시지 수 제약도 없는데 좁디좁은 공간 인양 몸을 구겨 실어야 하나 싶어서 제대로 써보려고 마음먹었다. 아직까지는 서너 개 중에 하나는 띄어쓰기 없이 전송 버튼을 누르지만 그래도 잘 적응하고 있는 것 같다. 비단 메시지뿐만 아니라 흔하게 틀리는 맞춤법들이나 잘 알지 못 했던 것들이 가끔씩 튀어나와 나의 국어 실력을 의심케한다. 좀 더 바르고 정갈한 문장을 사용하고 싶은 것뿐인데, 의식하고 신경을 써도 삼십 년 버릇이 어딜 가나. 핸드폰을 바꿨다. 결국 핸드폰을 2년이나 썼다는 것에 놀라며 새 핸드폰은 ..
벌써부터 8월의 계획을 세우며 즐거워한다. 사실 계획대로 다 하자면 8월 내내 집에 없어야 한다. 이제 고르고 골라내면서 또 다른 계획을 생각하겠지. 그러다 여행도 잘 다니지 못했던 예전에는 어떻게 지냈을까 생각해보니 그때는 그때 나름대로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다녔고, 혼자 마냥 걷기도 잘 했으니까 나름의 욕구는 채워졌던 것 같다. 게다가 지금도 매일 여행 타령만 하지 정작 그렇게까지 많이 다니고 있는 건 아니니까. 아하하. 행복과 불행의 양은 정해져 있는걸까. 어느 누군가 불행하다면, 어느 누군가는 행복한걸까. 그리고 그것들은 언젠가는 바뀌게 되는 것일까. 이쪽에서 큰 불행을 담당하고 있다면, 다른쪽의 불행은 그것에 비해 터무니없이 적으니 덜 불행한걸까. 모두가 누릴 수 있는 양은 정해져 있는 것일까...
겨우 반나절동안 쪽지를 2개나 받았다. 겉으로는 강해보이지만 속은 여린 여자인 것 같다며, 남자에게 상처받은 적도 있고, 쉽게 다가가지 못하지만 의외로 빨리 친해질 것 같다며 이런 나에게 연애에 대한 정확한 솔루션을 제공해주고 싶단다. 소개해 준 카페에 들어가보니 국내 최초 연애 컨설팅 사업에 등록한 업체라는데, 유부녀한테 어떻게 연애의 솔루션을 제시해 줄건지 궁금해졌다. 몰래 연애하는 법을 알려주나. 그러고보니 '너는 강한척 활발한 척 하지만 사실은 여리고 외로운 여자'는 어떤 여자에게 건내도 먹히는 필살기인 듯. 그리고 또 다른 건 일본 여행 동호회에 남긴 댓글에 대한 가르침인것 같은데 왜 그걸 굳이 쪽지로 보내는 지 모르겠고, 찾아보니 활동도 안하는데 그러니까 왜 그걸 굳이 나에게 쪽지로 보내는 지..
입춘이 벌써 훌쩍 지났더라. 뿌연 아침 출근길에 칼칼한 목을 헛기침으로 몇 번 가다듬으면서 버스에 올라탔더니 버스 안은 뜨끈뜨끈. 나날이 피부는 건조해지지만 날도 밝지 않은 아침엔 히터가 빵빵-한 버스가 제일이다. 회사가 끝나고 집에 돌아가면 저녁을 해 먹고, 집을 정리하고 나면 아무것도 안하고 자야 할 시간이 성큼 다가오는걸 반복했더니 뭔가 억울한 기분이 드는 모양이다. 억울함의 대상은 어디에도 없지만 괜히 혼자 씩씩 댄다던가 하는 상태. 그 와중에 몇 주 토요일 마다 외출을 했더니 도통 피곤이 풀리지 않아 마음먹고 집에서 쉬었더니 집안일을 하는 양이야 똑같고, [집안일+볼일+약간의 휴식] vs [집안일+적당한 휴식] 이면 당연히 후자가 더 좋아야하는데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을 지내보낸 한심한 사람..
우주 락페(우리가 주최하는 락페스티벌)를 우연찮게 발견했는데 돌아오는 토요일이래. 가격도 라인업도 신남도 모두 모두 쇼파르쇼의 모자람을 달랠 수 있을 것도 같지만, 체력도 모자랄 것 같아서 카톡을 열어 '이런게 있다'라고 쓰다 지웠다. 이번 주말에도 달리면 한 한달치 수명은 깎아먹을 것 같은 기분이랄까. 나름 흥이 많은 아이였지만 흥만 가지고 살기에는 몸이 고달파 없는 듯 살아왔지 싶다. 그러다 한번 흥이 나기 시작하면 대 분출에 체력 방전. 주말의 피곤함이 아마 오늘쯤이면 가시지 않을까. 쇼파르쇼 끝나고 너무 달려서 어제까진 기억이 희미하다는 이야기다. 하하하.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을 보면 혀를 차고, 책을 들고 있으면 칭송하는 이상한 문화가 자리 잡은 것 같이 느껴지는 건 나만 그런것인가. 캠페인이라던..
그러하다. 또(!) 광고 배너를 보고 혹해서 클릭했더니 이번에는 드레스의 향연. 나는 내가 입었던 웨딩 드레스에는 정작 관심이 없었지만 드레스를 좋아한다. 내 취향의 드레스는 머메이드이거나 붉은색이나 까만색 골드와 흰색 정도인데, 웨딩 드레스라기보다는 이브닝드레스의 느낌이라 입을 수가 없으니, 정작 웨딩 드레스 자체에는 관심이 없었던것도 같다. 이번에도 아니나다를까 까맣고 빨갛고 금색에 하얀 옷을 입은 언니들이 매혹적인 자태로 서있어서 션과 함께 '가끔이라도 입을 수 있어서 서양놈들은 좋겠다'라며 왜 인지 신세한탄으로 마무리. 좋겠다 드레스. 하지만 그것도 준비물이 몸매라면서요. 이중직 코튼린넨이 롤단위로 반짝 세일을 하는데, 회색 스트라이프가 마음에 쏙 들어 주문을 하니 10마를 어디에 쓰나 싶어 베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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