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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롬

_e 2016. 7. 13. 16:44

쇼미더머니를 보고 있다. 금요일엔 미싱 앞에 앉을 일이 있어 처음으로 본방을 봤는데 남들은 삐- 처리되는 가사들을 읊어대는 와중에 비와이는 샬롬을 외치고 있어 왠지 웃겼다. 그렇지만 나도 같이 샬롬. 덕분인지 어쩐지 한동안 바빴던, 바쁘고 있는 와중인 요즘의 bgm은 데이데이라고 해봐야 일하면서 들은지 아직 3일밖에 되지 않았구나. 한 3주는 된 것 같다. 정신이 없긴 없는 모양이다. 오늘 아침에는 머리를 감고 욕실에서 나오려고 하는데 잠이 영 안 깨서 이상하다 했더니 샤워를 안 하고 머리만 감았더라. 다행히 나오기 전에 깨달아서 샤워를 마저 하면서 어쩜 이렇게 잠을 못 깰까 했다. 몸무게가 근 십 년간 최저를 기록한 걸 보면 혈압이 더 떨어졌나 싶지만, 그래봐야 십 년동안 몸무게 변동이 거의 없어 차이 또한 별로 없을 테니까 신경 쓰지 않기로 하고. 신나는 노래에 몸을 실어 코딩이나 열심히 찍어내야지, 노동은 잠을 부르니까. 내 신체 역시 단순하니, 그 단순한 진리를 따라가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거의 3년째 같은 시스템을 맴맴 돌고 있다가 드디어 다른 시스템을 하게 되어서 새로 판을 짰는데, 나와 시스템만 새로운 마음이고 나머지 작업자들은 같은 사람들이라 새로 짠 판이 소용이 없어졌다. 덕분에 예전에 내가 싼 똥을 치우는 작업이 한창이다. 예전 것들을 모아 정리하고 새로 짠 판에 추가하고 수정해서 다시 정리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작업이 작업이다 보니 속도가 영 더디다. 남이 싼 똥을 안 치우는 것만 해도 어디냐 싶지만, 3년 전의 나는 지금보다 매우 부족하고 어렸기 때문에 소스가 어찌나 너덜너덜한지 볼 때마다 부끄럽고 있지도 않은 이불을 걷어차고 싶은 것이 매일매일의 함정. 그래도 방법이 없으니 힘내고 있다. 고작 3년인데 그 3년 사이에 많이 배웠고 좀 더 나아졌다고 생각하니 3년이 11번을 거듭한 나는 얼마나 더 나아졌을까 궁금해진다.

그리고 일만 바쁜 게 아니었던 게, 어쩌다 보니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를 하게 되었다. 말 그대로 '어쩌다 보니'라서 처음엔 소일거리라고 생각하고 시작했지만, 뭐든 계획과 준비에 열과 성의를 다하는 성격에 충실하여 준비와 계획 단계가 같이 커진 건 덤. 서로를 미싱 노예와 그림 노예로 부르며 진행 중인데, 일이 좀 더 자리 잡히면 암향에도 오픈하는 걸로.


콜라보 프로젝트 BI.

3일 만에 뛰어가듯 전속력으로 진행되는 상황을 보고 나의 그림 노예는 내게 무섭다고 했다. 한 시간도 안되는 아주 잠깐의 영업과 쌓여가는 문서들을 보며 프로페셔널 하다며 박수도 쳐줬다. 장사를 했었어야 하나도 생각했지만, 그 영역은 부지런한 자들의 것이니 게으른 나는 안되는 걸로. 취미 삼아하던 봄노래라서 크게 키울 생각은 딱히 없었는데, 이왕 이렇게 시작된 거니 다른 콜라보들도 기회가 된다면 천천히, 차근차근 진행할까 생각(만) 하고 있다. 일단 벌여놓은 판 좀 마저 정리하고. 사실 프로젝트라고는 하지만 별 건 아니다. 덕분에 자격증 시험이 저 멀리 날아간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처음만 바쁘지 곧 괜찮아질 거니까 공부도 하자. 해야 한다 송쏠랭이여.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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