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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dinary

착하게 살자

_e 2016. 6. 30. 11:17

세상이 참 좁다고 또 느꼈다. 오래 전 활동 했던 커뮤니티에 있던 사람을 우연히 요즘 자주가는 커뮤니티에서 발견했다. 당연히 같은 닉네임도 아니니 알 길이 없었지만, 취향과 활동의 모든 것이 친구들에게 오픈되는 페이스북 덕분에 그 사람이 오늘은 무엇을 했다의 글을 읽으며 기시감을 느끼고 찾아보니 지나다 본 글이 그 사람이 쓴 글이더라. 건너건너 존재만 아는 사람이라 아는 체 할 일도 없고 나 혼자 알고 있는 거지만, 새삼 다들 비슷비슷한 곳에서 떠도는구나 싶어 착하게는 아니어도 나쁜 짓은 하지 말고 살아야겠다 생각했다. 덧붙여서 지금도 하고 있지 않지만 앞으로도 페북에서는 좋아요도 댓글 달기도 글쓰기도 절대 하지 않을 것도 다짐해본다. 남들이 속속들이 다 알게 되는 나의 행적과 취향이라니, 숨길 것은 없지만 헐 벗고 지내고 싶지는 않달까.

하반기부터 운전면허 시험이 어려워진다고 다들 운전면허 붐이라던데, 나는 꼭 하반기 지나서 시험이 어려워지면 딸 생각이다. 겁도 많고 걱정도 많은 나는 커다란 기계에 나를 온전히 맡기는 걸 대충 배울 생각이 추호도 없다. 게다가 우리집은 골목골목 사이에 있어서 베스트 드라이버 K가 운전을 잘 못 하면 다니기 힘들거라고도 했고, 기계는 잘 다루지만 원근감은 모자란 나의 상태가 어떤 변수일지도 모르고. 사실 이렇게 말하고 있지만 내가 정말 운전 학원에 등록이나 할 지도 모르겠고. 10월부터 한다고 말은 하지만 일단 어디 어디를 가서 어떻게 놀 생각부터 가득 차 있고. 아하하.

j씨가 더워 어쩔 줄을 모르는 계절이 돌아왔다. 이미 진작 더워했지만, 유난히 내가 추위를 많이 타는 올해라 많이 참았을거다. 물리치료+더위의 콤보로 집에 들어가자마자 쇼파에 누워 에어컨을 쐬다 춥다며 침대로 가 기절해버린 j씨는 어제도 어김없이 말을 거는 치즈에게 '언니 아프니 오늘은 그만하자'고 말하는 나의 목소리에 벌떡 일어나 눈도 제대로 못 뜨고 거실에 우두커니 섰다. 뭐라도 도와야 한다는 생각에 몸은 움직였지만 그 '뭐'가 뭔지 모르는 시스템 에러 상태인 우뚝 선 정지 상태라 괜찮다 달래 침대로 돌려보낸다. 아침에는 어제는 그렇게 정신을 잃어 미안하다며 요즘들어 흔한 메시지가 온다. 추우면 껴 입으면 되지만, 더우면 더 벗을 것도 없으니 어쩔 수 없다는 건 잘 아는데다 이미 익숙해져 '아, 그런 계절이 돌아왔구나' 한다. 올해도 가열차게 에어컨이 돌아가겠구나. 나는 있을지 없을지 모를 여름 휴가가 일주일이라길래 어디 추운 나라라도 다녀오라고 했지만 글쎄.

그리고 어제의 불평불만. 퇴근하는 지하철에서 옆 여자가 간간히 기침을 하고 훌쩍거리며 통화를 하는데 손잡이를 잡고 있던 손으로 수시로 코를 문지르고 다시 손잡이를 잡았다. 심지어 통화하는 목소리도 크다. 퇴근 지하철이니 어딘가로 피하고 싶어도 옴짝달싹을 못하고 읽고 있던 책에 좀 더 코를 박았지만 나의 집중력보다 그 이의 강렬함이 더 강했다. 지고 말았어. 결국 20분 내내 타인을 의식하며 집에 돌아오느라 피곤했다는 이야기.


요즘은 아무리 피곤해도 바로 잠이 안 오고 내내 얕은 잠을 자고는 하는데, 잠들기 직전이 딱 요 정도만 평온한 상태였으면 좋겠다. 그건 나의 욕심이겠찌. 잠을 잘 자는 날에는 꿈이 너무 요란하다고 말하고, 꿈을 안 꾸는 날에는 잠이 성글었다 말하고, 원래 사람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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