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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놈의 영혼리셋 덕분에 차카염호를 검색하고 또 검색하다 청해호가 강렬히 가고 싶어졌다. 중국이 가고 싶은건 구채구 이후 처음인데, 청해성쪽은 중국보다는 티벳이라 더 가고 싶은가 싶기도 하고. 그래서 폭풍 검색을 하니 갈 수 있는 경로가 몇 개로 압축되는데 그게 모두 쉽지만은 않은거라 좌절했다. 개별적으로 가려면 일단 시닝이나 란저우로 가야하는데 직항이 없으니 상하이에 가서 경유를 하고 국내선을 타거나, 24시간짜리 기차를 타고 달리고 달려 도착해 현지 가이드를 구해 가는 방법이 있지만 한국과 미국에서도 당당히 중국어를 쓰는 중국 사람들 틈에서 짧은 영어로 그곳에 무사히 도착할 생각을 하니 깜깜한 것이 내 평생 그럴 일은 없을 것 같고. 가능성이 있는 건 패키지인데, 아무래도 오지에 아직 덜 유명한 곳이라 여행사들에 플랜은 있지만 성수기인 6-8월에도 개시된 상품은 없는 듯 하니 망했어요. 겨우 찾아낸 작은 여행사는 비싸서 가볼수나 있을까 싶었지만, 경로를 보니 역시나 강렬하게 가고 싶다. 끙끙. 심지어 사막도 포함된 코스라 비만 안오면 사막에 누워 별보며 잘 수도 있다고. 왜 남들 다 좋아해서 돈만 있으면 편하게 갈 수 있는 뉴욕 라스베가스 런던 파리 이런데는 왜 가고 싶지도 않으면서, 이동거리면 여행의 절반이 넘을 것 같고 호텔처럼 좋은 시설도 있을 것 같지 않은 저런 곳은 가고 싶어 어쩔 줄을 몰라하는걸까. 그래도 언젠가의 칠팔월에는 그 곳에 있을거라고 생각하며 죽기전에 가봐야 할 곳 들의 목록에 추가해놓기로 한다.
치즈는 점점 말이 늘어난다. 집에 들어가면 왔냐는 듯이 도도도 달려나와 뭐라뭐라 계속 이야기를 하는데 맞장구를 쳐주면 이야기가 길어지고, 모르는체 해도 꾸준히 제 할말을 하니 어찌해야할지를 모르겠다. 그래서 그냥 그때그때 나의 상황에 맞춰 행동하고 있다. 요즘은 예전보다 많이 만져주는 편인데, 덕분인지 크림도 말이 늘었다. 늙은이들 주제에 생긴건 아직도 아가들인데 크림은 말라가고 치즈는 살쪄간다. 마치 중년부부를 보는 느낌. 말라도 뚱뚱해도 상관없으니 무탈하게 살아다오.
7월이 다 되어가는데도 내 친구 핫팩과는 도통 헤어질 수가 없다. 속이 울렁거려서 잠을 잘 못잔지라, 빈속에 약을 먹으면 안될 것 같아 사무실에 도착해 간단히 아침을 먹고 약을 먹고나니 진통제 기운이 도는데 딱 한 시간이 걸리는 듯. 당연히 약 기운이 돌기 전에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멍하니 끙끙대고 있었다. 자연의 숭고함이라는 생리통은 벌써 십수년을 겪어도 익숙해지지가 않는다. 이제 정신이 돌아오는 듯 하니 일을 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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