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글을 쓰는걸 업으로 삼으면 과연 글쓰기가 즐거울까를 고민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나는 적당히 속물적인 사람이니, 순탄치 않은 생활 속에서의 글쓰기는 나에게 독이 될거라고 생각을 하고 이내 그 길을 접어버렸던 적이 있었어. 배고프면서 하는 사랑은 결국 그 사랑을 지치게 만들고, 마르지 않는 샘인 줄 알았던 샘물에 물이 가물면 세상의 구원이 없어진 기분이 들테니까. 그런 결정이 없었다면 나는 반복적으로, 주기적으로 글을 내뱉어 내야하는 배움의 시간을 견디지 못하고 글쓰기에 대한 애정이 미움으로 바뀌는 것을 지켜봐야했겠지. 그리고 그 시간들을 거쳐 글쟁이가 되었다면 내 가문 샘에 비가 언제 내릴지만 기다리며 하늘을 원망하게 되어버렸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욕심이 너무 많아, 욕심을 비우고 사는 사람이..
우리는 내내 홀로 서 있었다. 한 그루의 나무인양, 하나의 섬인양, 같은 땅과 물에 뿌리를 내리고 있어도 결국 하나가 아닌 홀로의 각자였다. 하지만 홀로인 우리는 어느샌가 만나 바람에 몸을 휘어 서로에 기대기도 하고, 지나는 이야기들을 나누기도 하고, 같은 곳을 바라보기도 하였다. 숲은 깊고 바다는 넓어 멀리 떨어져 지냈던 우리는 이제서야, 혹은 벌써 각자의 흔적을 지니고 이렇게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모양이다. 한쪽으로 기운 가지도, 어느 한곳에 흉진 자욱도, 젖어있거나 메말라있는 눈도, 서늘하거나 뜨거운 숨결도, 앉아 쉬어가는 자그만 새들까지도 전부 다르지만 우리가 우리이기에 어느 날에는 비슷한 곳에 자욱을 남기고, 같은 햇살을 맞으며, 비슷한 향을 낼 수 있지 않을까. 몇일이던, 몇달이던, 몇년이던 ..
1. 같은 노래를 흥얼거리는 것, 같은 음식을 좋아한다는 것, 같은 글을 읽고 서로 보여주려 하는 것, 같은 동물을 좋아한다는 것, 같은 미래를 이야기 나누는 것. 비록 좋아하는 것들은 여러개지만 그 중 한두개가 꼭 맞아 교집합을 만든다는 것. 그 교집합이 하나 둘 늘어가거나 발견되는 것. 그런 것. 2. 김크림은 김치즈가 안보이면 그렇게 울어대며 김치즈를 찾는다. 찾아대는 시간은 몇시건 상관이 없다. 잠이 막 들려던 두시쯤, 김크림이 애옹거리기 시작했다. 불러다 머리를 쓰다듬어도 잠깐, 온 집안을 돌아다니면서 꽥꽥 거려 지친 난 이불을 뒤집어 쓰고 잠들었다. 알고보니 j씨가 문을 닫아놓은 컴퓨터 방 안에 김치즈가 얌전히 있었던 것. 김치즈는 김크림이 저렇게 울고 자기를 찾아도 상관을 안한다. 3. 십이..
달걀 열개, 고기 한근 반, 양파 크게 썰어서 두개, 냉장고에 남아있던 감자 하나, 간장은 많이, 올리고당은 적당히, 물도 적당히 - 자작자작 끓이는 장조림 옆에는 미역국이, 막 끓기 시작한 미역국 옆에는 뽀얗게 김을 올리는 밥통이, 아무 생각 없이 틀어놓은 TV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요란스러운 웃음 소리들이, 발 근처에는 가끔씩 냥냥대며 서성이는 크림 치즈가, 안방 침대 머리맡에는 큰 창으로 들어오는 햇볕이 - 한상 차려 밥을 먹고 거실 카펫위에 앉아 쿠션에 등을 대고 앉아 새로 산 다이어리를 살펴보았다. j씨는 컴퓨터 앞에서 다닥다닥 하다가는 느릿느릿 침대로 가 누웠다. 오랜만에 맞이하는 여유로운 주말 오후, j씨가 몸을 조금 뒤로 빼더니 제 팔을 툭툭 친다. 이리 와, 하고. 잠깐 자고 일어났더니 밖..
가끄-음, 암향에 쌓아 둔 지난 글들을 읽어보면 작년 끝날 무렵부터 올 한해 내내, 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도 적어놨다. 정리를 하고, 마음을 다잡고, 앞으로 지낼 방법의 기반을 글로 많이 다진 듯 하다. 게다가, 말보다 글로 표현하는 것이 쉬웠던 예전과는 달리 글이 아닌 말로 표현해서 쉬운것들도 있다는걸 깨닫고 난 다음이라 글이 많이 줄었다. 덕분에 했던 얘기 또 하고 또 하는 것 처럼 보이지만 그래봐야 결론은 '내가 싫은건 남에게도 하기 싫고, 내가 좋은건 남에게도 오케이'로 귀결되지만 요게요게, 정말 쉽지가 않다. 그래서 일년이나 내내 질질 끌어오며 당신들과 나는 다르니 나를 버려두시오 - 라고 정작 글을 읽지 않을 사람들에게 소리치고 있었고. 글로 정리한 것의 배 이상으로 메신저 창에 ..
사람에 대한 기대치가 전혀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낮다도 아닌 단호한 없다라니. 맞는 말이라 그렇다며 고개를 끄덕이고 크게 웃었다. 나는 사람에 대한 희망이 마이너스면 마이너스지 플러스는 절대 아닌 제로요 - 라면서. 이 정도로까지 이 사람에게 내 속을 보여 주었단 말이지, 라고 잠시 생각했지만. 생각해보자면 어려울것도 없었다. 다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빤히 드러나는 것을 (굳이 숨길 필요를 못느끼는 것을 숨기면서 지낼만큼 비밀 스러운 사람은 아니건만) 알아채는 사람이 없었던 것 뿐이었다. 내가 사람에게 희망을 가지지 않는 다는 것을 알게되는 순간, 자신에 대한 희망조차 갖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버리는 - 그것으로 애정의 척도를 판단하고, 다른 사람과 같은 취급에 특별함을 잃어버린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모..
세상에 당연한 것이 있을거라는 막연한 생각이 관계를 얼마나 갉아먹는지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당연한 것, 태어날 때부터 존재하는 권리 같은게 대체 어디 있냔 말이지. 당연히 사랑하는 사이가 세상 천지에 어디에 있으며 당연히 좋은 사이가 있을거라고 믿는건 무슨 배짱인건가. '원래부터'라는 것이 없는 사이에서는 노력을 해야 이루어지는 것이, 우리는 '이런 사이' '이런 관계'니까 당연히 주고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가끔은 죄가 되기도 하더라. 노력없이 이루어지는게 어디있냐니까. 하지만 이것 역시 다들 모르고 살지. 내가 이상한건지 어쩐건지. 에라이.
항상 보살펴 주시는 은혜와 사랑으로 두 사람 성장하여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 합니다. 단단한 주춧돌이 되고, 든든한 기둥이 되어 사랑의 반석위에서 믿음의 집을 지으며 함께 하겠습니다. 시작하는 자리 축복과 격려주시면 더없는 기쁨으로 간직하겠습니다. 사랑으로 살겠습니다. [ 2010.11.06 JH&EH Wedding Invitation ] 시간이 부족할 것 같아서 고민하다 결국 직접 만들었다. 카드형은 오시 작업이 들어가는 덕분인지 두배가 넘는 가격이라 그것 또한 고민하다 규격봉투 사이즈에 맞춰서 엽서형. 인쇄한거 받고 보니 전세 버스 탑승 시간이 안들어가 있어서 좌절했지만, 버스 탈 사람들한테는 시간을 알려주면 된다며 넘어가기로 함. 처음 견적 냈던 인쇄소에서 내 게으름을 볼모로 삼아 두배의 가격을 부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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