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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내내 홀로 서 있었다. 한 그루의 나무인양, 하나의 섬인양, 같은 땅과 물에 뿌리를 내리고 있어도 결국 하나가 아닌 홀로의 각자였다. 하지만 홀로인 우리는 어느샌가 만나 바람에 몸을 휘어 서로에 기대기도 하고, 지나는 이야기들을 나누기도 하고, 같은 곳을 바라보기도 하였다. 숲은 깊고 바다는 넓어 멀리 떨어져 지냈던 우리는 이제서야, 혹은 벌써 각자의 흔적을 지니고 이렇게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모양이다. 한쪽으로 기운 가지도, 어느 한곳에 흉진 자욱도, 젖어있거나 메말라있는 눈도, 서늘하거나 뜨거운 숨결도, 앉아 쉬어가는 자그만 새들까지도 전부 다르지만 우리가 우리이기에 어느 날에는 비슷한 곳에 자욱을 남기고, 같은 햇살을 맞으며, 비슷한 향을 낼 수 있지 않을까. 몇일이던, 몇달이던, 몇년이던 당신과 이곳에서 함께 할 나는 내가 홀로인 것이 그래서 좋고, 당신이 홀로인 것이 그리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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