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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 대한 기대치가 전혀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낮다도 아닌 단호한 없다라니. 맞는 말이라 그렇다며 고개를 끄덕이고 크게 웃었다. 나는 사람에 대한 희망이 마이너스면 마이너스지 플러스는 절대 아닌 제로요 - 라면서. 이 정도로까지 이 사람에게 내 속을 보여 주었단 말이지, 라고 잠시 생각했지만. 생각해보자면 어려울것도 없었다. 다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빤히 드러나는 것을 (굳이 숨길 필요를 못느끼는 것을 숨기면서 지낼만큼 비밀 스러운 사람은 아니건만) 알아채는 사람이 없었던 것 뿐이었다. 내가 사람에게 희망을 가지지 않는 다는 것을 알게되는 순간, 자신에 대한 희망조차 갖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버리는 - 그것으로 애정의 척도를 판단하고, 다른 사람과 같은 취급에 특별함을 잃어버린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모두 본능적으로 그 사실을 알아채는 것을 회피했었다.
나는 결코 희망적인 사람이 아니다. 지금은 행해지고 있지 않지만 진실, 혹은 사실이 있을 때, 이것을 A라고 칭하자. A가 맞다는 것은 생각해보자면 충분히 알 수 있지만 그것에 대한 무지나 무관심 혹은 통념적인 사회성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 A를 행하지 않고 B를 행하고 있다. 그럼 무지라는 원인을 없애기 위해 A에 대한 합리적인 로직을 성립하거나 제시했을때 사람이라는 존재가 그 로직을 따를 것이냐고 물어보는 것에 단호하게 아닐 것이라고 답한다. 더 나아가 그 합리적인 로직마저도 성립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일 때도 있다. A가 많은 사람들이 행할 수 있는 사회적 풍토가 되는 것은 지극히 적은 확률 혹은 매우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사람들은 자기가 하고 있는 행동이 옳고 그른지를 따져야 하는 상황이 오면 자신이 나쁜것을 택했다는 결론이 나오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옳고 그른지를 따지는 상황을 피하거나, 이것이 옳다는 주장을 내어놓는다. 지극히 본능적인 자기 방어를 손가락질 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자기 방어에 충실한 사람들이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맞는 것을 받아 들일 거라는 희망은 대체 어디에서 파생되는지에 대해 반문을 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렇다고 내가 염세적인 것도 아니다. 나는 삶이 우울하지도 않고, 세상이 나를 괴롭게 한다는 생각도 없다. 세계 종말을 꿈꾸지만 그건 단지 다같이 죽어야 억울하지 않는다는 심보이고, 당장 내일 세계 종말이 온다고 해도 평소처럼 지내고 말거다 아마.
오랜만에 만난 후배는 참 보기 좋다 - 라는 말을 했다. 꽤 오래 전, 처음 만났을때의 나는 세상의 모든 것을 사랑 할 듯이 열심히 퍼주고 사랑하고 희망을 갖고 있는 것 처럼 보였다고 했다. 그래서 신기했단다. 어떻게 저렇게 내어주기만 하면서도 지치지 않는건지, 힘들지 않는건지. 지금 생각해보면 나도 그때의 내가 어떻게 지쳐 나가 떨어지지 않았는지 궁금하다. 대체 어떻게, 세상의 모든 것을 사랑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을까. 맙소사. 그때는 웃고 있어도 저쪽 안쪽에 슬프달까 지친 기색이 보였단다. 감성으로 충만한 교복 입은 여자애는 별 수 없다. 감성이라는 것이 항상 긍정적인 사고 방식만을 가져오는 것은 절대 아니니까. 예전보다 드라이 한 삶을 영위하고 있는 나를 보며 보기 좋은 웃음을 짓는 후배는 그렇게 말했다. 지금은 그런 것 없이 100% 웃고 있는 것 처럼 보인다고. 몇달 전 친구도 그렇게 말했다. 이제 좀 살만 하냐고. 이상하지 않나. 세상 모든 것을 사랑 할 수 있을 거라고 믿던 나보다, 사람에 대한 희망은 없고 사실 있던 없던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지금의 내가 더 살만해 보이고 행복해보인다니.
아무리 내가 옳고 그름에 대해 설명을 해도 - 그것이 옳은지 그른지는 모르겠지만 이야기 하는 것에 그 말이 맞다는 말을 하면서까지도, 답을 달라며 물어오던 사람들조차도 그 답을 들으려 들지 않았다. 이미 증명되어있는 사실들 조차도 자신들에게 불리하다고 생각하면 외면하고 화를 내었다. 왜 그런 말을 하냐며, 왜 그런 것을 보여주냐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이 있어 사람들은 세상이 아름답다 말하겠지. 사람이 희망이라고 말하겠지. 일말의 희망도 가지고 있지 않은 나를 손가락질 하더라도. 글쎄, 그런 당신들조차도 나는 이해하고 있지만, 실은 이해하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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