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기운이 있어 계획했던 것들 다 미루고, gta를 하는 j씨 무릎 베고 이불을 덮고 누워 간간이 참견도 해가며 구경을 한다. 2회차라 봤던 장면과 못 봤던 장면이 번갈아가며 나오는 도중에 카메라가 장착된 안경을 쓴 마이클이 보석상을 털기 위한 사전 답사를 하는 장면이 나왔다. 애인에게 선물 할 것처럼 이것저것 묻는 마이클을 보다가 뜬금없이 '나도 송쏠랭 보석 사주고 싶다.'라던 j씨는 하루에 삼천 원씩 모아 반짝거리는 걸 사준다더니 금새 일년을 꼬박 모아도 백만 원이라 저런 건 못산다며 울상을 지었고, 우리 둘은 고작 그걸로 뭘 사겠냐며 깔깔거리며 같이 웃었다. 흔히 여자들이 좋아하는 사치품에는 관심도 없고 전자기기만 탐하던 여자친구는 아내가 되더니 그런 것조차 적어졌고 (없어졌다는 건 아냐) 남편이..
새해에는 운동을 좀 하고, 하루에 하나씩 감사한 것들을 적어보려고 했는데 열흘이 지나도록 한번 뛰지를 않고 한자 적지를 않았다. 그것에 관해 민트 언니와 이야기를 하다 나온 문장은 매우 심플했다. '우리의 새해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어.' 얼른 새해가 시작돼야 할 텐데. 어제 퇴근길에 산더미 같은 근심 걱정과 속 쓰림을 안겨주었던 오늘 회의는 나름 괜찮게 끝났다. 길이 보이고 방향이 보이니까 이제 좀 살 것 같다.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 던져놓으면 어떻게든 해결할 수 있다는 건 알지만 '어떻게든'의 상황과 맞닥뜨리는 게 싫어서. 그래서 속 쓰림이 좀 가라앉았다는 이야기. 하여간 이놈의 속이 제일 정직하다. 페북은 먼 친구를 체크해 놓으면 좋아요가 안 보인다는 이야기가 있다. 적용해보고 성공하면 좋겠네. 범람..
나도 못 가본 오레곤에서 열흘 이상을 머물러 있던 미싱이 드디어 왔다. 연말 연초라고 연휴인지 출항이 열흘 내내 되지 않아, 옆 자리 과장님은 다시 태어난다면 오레곤도 괜찮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집 문 앞에서 기다리는 미싱 이야기를 꺼내니 선약이 있던 언니는 무려 그냥 잠시 주고 받을 것만 주고 받고 집에 가겠느냐 물어주었고, 이런 상냥함은 처음이라며 감동하고 저녁만 먹고 차는 먹지 않는 걸로 했다. 이렇게 선약에 대해 관대할 수 있는 것이 동네 친구의 매력이지. 이천에서 여섯 시에 퇴근해서 저녁 약속을 마치고 집에 들어왔는데 아홉 시, 시간이 상냥해. 미리 비워놓은 책상에 무거운 녀석을 올려놓고, 미리 사 둔 변압기에 전원선을 꽂고 스위치를 올리니 밝게 빛난다. 일단 첫 시연은 합격. 드디어 ..
일월이 되자마자 5월 여행 계획. 예정된 것이 서너개 있는데, 일단 하나는 일행과 일정과 행선지가 정해졌다. 5월이라고 하지만 6월이랑 걸쳐져 있고 반반의 확률로 5월이 하루나 이틀이 될 수 있는 변동의 소지 있음. 모든 여행은 날짜를 정하고 나야 시작되는거라 계획 마니아는 계획을 세우느라 신이 났지. 일행을 카톡 단체방에 모아두고 알아본 것들을 죽 - 늘어놓는다. 매번 여행 계획을 세울때면 가기 몇달전에 하루이틀만에 모든 계획을 끝내고 정작 떠나는 날까지는 매우 덤덤하다. 그렇다고 계획만 좋고 실행이 싫은건 절대 아냐. 그냥 그렇다는거지. 그렇지 않으면 영영 떠나지 못하는 것이 여행자의 습성이라 '언젠가' '기회 되면' '그때 봐서'는 시작 되기가 쉽지 않아서. 여행에 필요한건 '당장' 'XX월 XX일..
핸드폰 데이터를 남김없이 탈탈 털어쓰고 1.3MB 초과하자마자 데이터 네트워크를 꺼버렸다. 어유 알뜰해. 집에 가서 와이파이랑 연결 될때까지는 네트워크와 단절이라지만 별로 걱정 근심 없는것은 평소처럼 통근버스에선 mp3 틀어두고 잠이나 자겠지 싶고, 지하철 안에서는 닥터후나 보겠지 싶어서. 네트워크 이야기를 하다가 생각난건데 gta를 하면서 j씨가 다음에는 온라인 연결 해준다는걸 왜 그래야 하냐니까, 그럼 다른 사람들이랑 같은 거리를 다닐 수 있다는 등의 이야기를 해줬다. 게임에서까지 살아있는 유기체들과 지내란 말이야? 라고 답했더니 어이가 없다는 표정. 게임에서까지 일하고 싶지 않으니 심즈는 치트키 입력으로 시작하고, 게임에서까지 함께 살아가고 싶지 않으니 엑박이나 플스는 네트워크 연동따위 하지 않는걸..
최눈꽃을 표절하자 - 눈꽃씨의 올해 목표였던 '다정한 사람'을 차용하기로 한다. 몇년을 날선 상태로 지내왔으니까, 이제는 좀 누그러져도 좋지 않을까 하고. 스무살의 날선 것과는 다르게 '스스로에게 (예전보다) 관대하고 남에게는 엄격한' 상태였던지라 나는 괜찮지만 상대방이 상처받았다며 화를 내고 나를 비난하는 것도 지겹다. 사과를 들고 와서 사과의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를 하며 너도 사과가 아름답지 않느냐고 물어보는 사람에게 나는 사과가 싫다고 말하거나 그것은 사과군요 라고만 말하면 상처받더라고. 애초에 사과를 들고 와서 코앞에 들이대는 사람이 나쁘다고 생각했는데, 저쪽은 그럴수도 있는 문제라고 좀 넘어가보려고 한다. 그렇지만 나는 사과를 좋아할 자신은 암만 생각해도 없으니 영혼을 비우는 노력이랄까. 지인..
서울에는 만두만한 눈이 오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여기도 나가면 눈이 오려나 싶어 우산을 챙겨 옆에 두었다. 지금의 마음상태는 내내 오락가락, 괜찮다가 안 괜찮다 왔다갔다 하는데 내가 할 수 있는게 없어서 애써 외면 중이다. 괜찮아지겠지, 괜찮겠지. 그러다 문득 엊그제 지나면서 봤던 자몽이 떠올랐다. 자몽 대여섯알이랑 백설탕 한봉지랑 베이킹파우더나 사들고 들어가 자몽청을 담그고 싶어졌지만 오늘은 회식이라, 내일은 퇴근길에 무거운 노란 봉투를 들고 퇴근할 것 같다. 자몽 좋아. 멍하니 있다가 머릿속이 복잡해지면 서둘러 빨간 자몽을 떠올린다. 새빨간 속. 쌉싸름한 과육. 그럼 다시 멍해지면서 마음이 평온해진다. 자몽따위에 평온해지는 마음이라니. j씨에게 획득한 오만원은 데일리라이크 빅세일에 흔적도 없이 사..
자존심과 사명 사이에서 중립을 지킨다는 소리를 듣다가 그만 하라고, 나는 듣지 않겠다고 말했다.사명이 어떤건지 이해를 못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나는 내가 가진 사명도 아니건만 그것이 얼마나 무겁고 힘들고 경외로운지를 알고 있다. 그렇지만 말로 설명해야 충분히 설명 할 수 없는 부분이라 남에게 이해시킬 자신이 없다. 이번에도 설명을 하려고 시도했지만, '그렇지만 저쪽에선'이라는 말로 차단당했다. 원래 이쪽에 10만큼 있던 사람이 중립이라는 이유로 저쪽과 이쪽을 0으로 균형있게 맞추자면 이쪽에 -10을 해야하는건데, 이쪽에 속한 나에게 -10을 하겠다고 말하는걸 보니 속이 상했다. 화를 내봐야 조절 될 것도 아닌데, 괜히 화를 내서 나의 화만 스스로 돋굴 것 같아서 그만 뒀다. 화내기를 그만둔다는건 일종..
결혼식에 가서 밥을 먹는데, 대학 동기, 나는 봤던 기억이 없지만 나를 봤다는 기억이 있는 사람이랑 동석을 하게 되었다. 나와 j씨, 친구와 모르는 사람 이렇게 넷이 앉아있는데 j씨가 음식을 가지러간 사이 친구에게 '너는 나의 선물도 없이 고양이 선물만 챙기느냐'는 농담을 하고 있는데 모르는 사람이 좋게 말하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나쁘게 말하면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하며 '결혼한거 아니야? 애 낳을 생각은 안하고 왠 고양이'라던가 '털때문에 애한테 안 좋잖아'라던가를 이야기했다. 나에게는 모르는 사람이니 존댓말로 인사를 하던 나의 예의는 말아먹고, 나름의 친근함의 표시인지 굳이 반말로 저러는 것이 이해가 안 가는 데다가 고양이 이야기로 굳이 모르는 사람과 감정의 소모를 하고 싶지 않은 나는 묵묵부답...
Q. 담배를 끊으면 당연히 건강에 좋은데도 참 힘든가요? A. 공부를 하면 당연히 서울대 가는데도 참 힘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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