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의 아이템은 차이티. 늦은 생일 선물로 받기도 했고, 때 마침 돌아온 위염이 절정에 다다르기도 했고, 생강과 계피와 정향이 들어있다면 약 대신은 아니어도 다른 차 대신은 마실만 하겠다며 하루에 600미리 텀블러 두잔씩은 꼬박꼬박 비우고 있다. 오사카를 다녀와서는 흑염소 중탕한 것도 먹고 있는데, 매우 맛이 없는 관계로 맛없다 없다 오만상을 찌푸리면서도 열심히 먹고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몇년 단위로 갱신되는 몸무게가 몇년전에는 5키로나 찌더니 이번에는 3키로나 빠졌다. 건강을 생각하며 무언가를 먹게 되다니 나이를 차곡차곡 먹는구나. 그 와중에 일상은 일을 하거나 여행을 하거나 집에서 쉬거나의 반복이라 자신에게 매우 충실하고 있다. 덕분에 암향에도 한동안 일기를 못 썼다. 단조롭고 평화로운 일상은..
한 동네, 같은 길을 걸어 집을 오고 간 지 4년이 다 되어가니 이맘때쯤 피어날 라일락을 기다렸었다. 빌라들이 빼곡한 골목에 몇 안 되는 전원주택 중 하나에 담이 넘도록 무성하게 피는 라일락이 이른 아침 출근길에 찐하게 향기를 내어준다. 급하게 버스를 타러 가는 와중에도 실려오는 향기에 나중에 마당을 갖게 된다면 라일락 한그루 정도는 꼭 심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과거와 현재에만 살던 내가 나중의 일을 생각하는 것에 익숙해진다. 신기하다. 갑작스럽게 휴무가 결정되었다. 원래 5월 중순부터 6월까지는 쉴 생각이었는데 그 쉬는 기간이 앞당겨진 것뿐이지만 그래도 예정에 없던 것이라 얼떨떨. 그 와중에도 내일부터 쉰다고 내일부터 풀로 일정을 만드는 나도 참. 이번 쉬는 동안에는 많이 보고, 많이 읽고, 많이 만들고..
얼굴에 피었던 열꽃이 드디어 가라앉았지만 한번 시작하면 그치지 않는 기침이 계속된다. 통근버스에서는 마스크가 필수품이 되었고, 어제는 자면서까지 마스크를 뒤집어썼다. 이번 겨울은 감기가 왜 이리 잦은지 프로젝트룸의 공식 숙주로 지정받았다. 꽃들이 지고 잎이 나기 시작하는 푸릇한 이 계절에 떠날 줄 모르는 감기가 웬 말인가. 오사카 항공권과 숙소 예약완료. 마음먹었을 때 바로 질러야 어디든 다녀올 수 있다. 비행기 타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는데 여름에 계획 중이던 제주도가 무산되고, 혼자라도 떠날까 싶어 제주 항공권을 보고 있으니 역시나 이 돈이면 오사카를 가지 싶어서. 이 상태로라면 제주도를 가는 날이 오긴 할까 싶지만 그래도 일단 이번에도 오사카. 대신 같이 가는 일행과 경비를 최소화해서 가자며 교토는 ..
이곳의 벚꽃들은 벌써 잎을 내고, 꽃들을 떨구고 있다. 목련도 옆에서 뚝뚝. 목련은 꽃잎 한장 한장 떨구고 있지만 몸뚱이 채로 떨어지는 듯 보이는데, 벚꽃은 눈처럼 우수수 내린다. 어제는 오랜만에 밖에서 밥을 먹고 둘이 손잡고 들어가는 길에 이미 꽃이 거의 다 떨어진 나무를 가리키며 벌써 많이 졌다며 토요일에 출근하지 않는다면 꼭 산책하러 가자고 약속했다. 그리고 아침 출근길에 아직 불광천 벚꽃들은 반 이상 풍성히 남아있는 것을 확인하고 내일은 꼭! 이라는 메시지를 한 번 더 보냈다. '뭐 먹고 싶으냐'는 물음에 '아무거나요'라고 답했더니 '난 그런 대답하는 사람이 제일 싫어'라고 하길래 '난 그런 물음 하는 사람이 제일 싫다'고 답하려다 말았다. 내가 지금 먹고 싶은 건 털이 복숭복숭하고 과즙이 흘러내..
개나리와 목련과 벚꽃이 같이 피어있는 계절이라니. 신기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창 바쁜 철이 끝나면 꽃구경하러 다닐 수 있겠구나 했던 j씨와의 산책이 급해지긴 했지만, 이번 주말까지 해가 덜 드는 쪽은 버텨주기를 바라고 있다. 둘이 손잡고 찬찬히 걸어야지. 야근만 끝나면 매일 미싱을 돌리고, 망치를 들고, 왁스를 녹일거라며 적어보는 것들. 캐리어 커버, 스카프빕, 방수 가방, 주문 받은 전신 거울 커버와 지퍼 에코백과 고래 쿠션, 물병 파우치, 기저귀 파우치, 싸개 단추, 스틱 향수. 어유 많다. 앞자리가 달라지고 뒷자리에 하나가 더 추가되니 주위에 아픈 친구들이 늘어난다. 나조차도 걷다가 발목이 꺾이면 인대가 늘어나게 되어 버린 것을 실감했으니까 다들 조심해야 할 때지. 게다가 내 친구들이라 나 닮아..
어제저녁에는 대기조 야근. 한가해서인지 연이은 출근에 지친 덕분인지 마음이 삐뚤어져 한바탕 메신저에 미운 말들을 골라 내뱉었다. 그 사람이 무슨 행동을 하든지 나에게 직접적인 영향이 없으면 신경 쓸 필요 없는데, 나를 붙들고 무어라 늘어놓을 때면 입에 발린 소리라도 그냥 해주고 아무렇지 않게 넘어가면 되는데 사회 생활하는데도 잘 안 써먹는 입바른 소리를 내놓자니 쉽지가 않아 기분이 상하고, 마음을 구기고, 이쯤이면 나에게 직접적인 영향이라며 구깃한 마음으로 상대방을 미워했다. 싫으면 싫다고 당사자에게 말하고 주먹이라도 날리던가, 말도 못하고 애꿎은 다른 이를 붙들고 하소연만. 한참을 늘어놓고 나니 듣는 사람은 물론 싫을 테고, 나조차 지쳐서 다시 한 번 못할 짓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미워하는 마음이 생기..
주말 출근 길. 때마침 날도 흐려 가방속에 우산 하나 챙겨 넣고 걷는데, 회색 건물들 군데 군데 꽃이 피었다. 목련은 이미 활짝 피었고, 노란 개나리와 산수유를 지나가니 자목련 꽃봉오리가 보이고, 벚꽃도 피기 시작했더라. 한군데 모아놓고 꽃잔치를 벌인 것이 아니라 눈에 확 들어오진 않지만, 그대로 드문드문 알록달록한 봄. 싸개단추 손 몰드와 고무 망치를 구입했다. (j씨의 표현을 빌려와) 귀여운 쓰레기를 만드는 건 언제나 즐겁지. 쓸 일도 없지만 귀여운 싸개 단추를 잔뜩 만들 생각을 하며 신나했건만, 물건이 도착하기도 전에, 결제한지 24시간이 되기도 전에 고체향수 재료도 결제했다. 원래 스틱형 향수를 좋아하는데 파는데도 별로 없고, 있으면 비싸거나 디자인이 부담스럽고, 그렇지만 크림 용기형은 손톱에 끼..
친구와 사촌 동생의 임신 소식에 주위에 아가들이 늘어나는 것이 신기한 기분을 들게 한다. 주위에 구성원들의 공간은 그대로 인데, 그 공간 안의 인구밀도가 높아져 복닥거리는 기분이라고 해야하나. 나랑은 먼 이야기였던 것들이 성큼 가까워지고, 언젠가는 지나갈거라 생각하니 더 신기해진다. 나이를 먹긴 먹는구나. 4월 대천, 청주 / 5월 강화, 제주(요건 반) / 6월 부산, 대마도. 플레이 리스트에는 이선희, 이규호, 이승환, 리싸. 소라 언니도 4월이고, 에피톤이랑 토이 소식도 있고. 해는 따끈하고 바람도 미지근해졌고, 오늘은 비록 미세먼지가 약간 나쁨이지만서도 멋진 봄일세. 여행들을 앞두고, 12월 생일 선물로 결정해둔 1650 렌즈를 미리 받을까 호루스벤누로 작품찍고 와야하나 고민 중. AF로도 초점은..
줄 하나를 긋기 위해 서너 시간을 날리고, 수십 번의 업로드를 하고 확인하는 중에 부장님이 옆에서 묻는다. "지치지?" 지친 것은 사실이지만 나 혼자만 지칠 것도 아니고, 티를 낼 것도 아닌데 표정 관리가 안 되는 것인지 멀었다 멀었어. 남이 작업한 것들에 덧대고 수정하는 건 언제나 쉽지 않다. 끙끙. "이제 곧 끝나는데요. 뭐, 다음 주면 끝이잖아요." 하고 넘기려는 목소리도 지쳐있다고 광고하는 것 같아 덧붙이려던 말을 줄인다. 이틀이면 끝낼 수 있는 양의 일감을 일주일이 넘게 들고 있다. 아무리 우선순위 순이라지만, 중요하지 않은 건 아닌데 당장 오픈이 내일모레인데 나는, 나는. 뾰루지인 줄 알았던 입술 옆의 돌기는 익어가는 모양새와 통증이 영락없이 구순포진이다. 어젯밤에 입술 주위가 시뻘겋게 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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