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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못 가본 오레곤에서 열흘 이상을 머물러 있던 미싱이 드디어 왔다. 연말 연초라고 연휴인지 출항이 열흘 내내 되지 않아, 옆 자리 과장님은 다시 태어난다면 오레곤도 괜찮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집 문 앞에서 기다리는 미싱 이야기를 꺼내니 선약이 있던 언니는 무려 그냥 잠시 주고 받을 것만 주고 받고 집에 가겠느냐 물어주었고, 이런 상냥함은 처음이라며 감동하고 저녁만 먹고 차는 먹지 않는 걸로 했다. 이렇게 선약에 대해 관대할 수 있는 것이 동네 친구의 매력이지.
이천에서 여섯 시에 퇴근해서 저녁 약속을 마치고 집에 들어왔는데 아홉 시, 시간이 상냥해. 미리 비워놓은 책상에 무거운 녀석을 올려놓고, 미리 사 둔 변압기에 전원선을 꽂고 스위치를 올리니 밝게 빛난다. 일단 첫 시연은 합격. 드디어 8시 이후 밤에도 돌릴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
그 와중에 엄마와 막내 노트북 견적을 뽑으면서 엄마에게 노트북 파우치 정도 만들어 줄 생각으로 가볍게 이야기를 던졌더니 '응 튼튼하게 만들어줘. 소지품도 넣게 두 칸으로.'라고 답이 왔다. 아, 가방인가. 아... 그 전에, 렌즈를 하나 더 샀더니 데굴데굴 서랍장에 굴러다니는 기분이라 렌즈 파우치를 만들어야겠다. 머릿속에 있는 대로만 만들어지면 꽤 예쁠 텐데!
덧. 페이스북 남이 좋아요 누른 거 안 보이게 하는 설정은 없나. 예를 들자면 홍길동이랑 나랑 페북 친구인데 홍길동이 자꾸 활빈당 멘션에 좋아요를 누르는 거지. 난 활빈당 관심도 없는데. 그렇다고 홍길동의 일상까지 차단하고 싶지는 않아서 그러지 말입니다. 홍길동이 좋아요 누른 활빈당 글만 내 타임라인에 안 보이게 하는 방법 아는 사람? 오늘만 똑같은 좋아요를 3개를 봤지 말임다. 수만 명의 사람들이 좋아요 누른 남의 카톡 대화 관심없어!!!!!! 페북의 오지랖이 문제. 보라고 강요하다니, 보기 싫은 거 보게 하는 건 변태지, 내가 눈 감고 페북하는것도 아니고. 크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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