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이는 일정을 짜자며 어디를 다녀왔느냐 물었고, 나는 가본 곳이 거의 없으니 어디든 좋다고 답했다. 덕분에 정해진 코스 없이 길 따라 가다 여기다 싶으면 잠시 쉬어가기로 하고 제주로 떠났다. 그리고 서울이 아닌 곳은 어디든 차가 있어야 편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여행만 가면 도지는 면허 병은 서울로 돌아오니 다시 슬그머니 저 구석으로 들어갔지만:-P 오전 비행기에 공항에서 내려 렌트카를 빌리자마자 근처에서 점심을 먹고 여행이 시작된다. 첫 날은 서쪽이다. 애월에 도착해 검은 돌과 파란 바다를 만난다. 파란 하늘 대신 희뿌연 하늘이 날 반겼지만, 저녁까지도 저 뿌연 것들은 해무려니 하고 돌아다녔다. 알고보니 죄다 미세먼지 였다고. 엉엉. 그렇지만 신이 난 우리는 그 미세 먼지를 다 마시면서 걷고 ..
서랍에 비상용으로 놓여있던 양산 겸용 우산을 꺼냈다. 점심을 먹으러 나가는 길에는 과연 이 것이 짐이 되지 않을 것인가 살짝 고민했지만, 밥을 먹고 나오니 내려쬐는 햇볕이 강렬하다. 양산의 흔한 레이스는 도무지 내키지 않아 고르고 또 골라 겨우 구했던 검은색 양산이 휴일이면 '열'일 할 그런 계절인 것이다. 올 여름은 이천의 뙤약볕 밑을 걷지 않아도 될거라 생각했건만 역시나 인생사 모르는 법. 여름 내내 열심히 일하고 가을에는 또 열심히 놀아보자는 생각으로 지내고 있다. 현이와 대화를 하다 왜 어릴적엔 여행의 즐거움을 몰랐나 혹은 좀 더 어릴때 많이 다녔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결론은 기승전때 였다. 모두들 가진 것 없어도 떠나라고 하지만, 하다 못해 비행기 값이라도 있어야 가서 굶어도 떠..
하루에 해야할 일 들을 습관으로 만들고 있다. 처음엔 운동 하기로 시작을 했고 (레그레이즈 때문에 배가 터질 것 같....), 20일차쯤부터는 다른 것들도 슬금슬금 더 보태고 있다. 나는 무언가 바뀐다면 한번에 짠- 하고 바뀌는 것이 좋고 성에 차는 사람이지만, 생활 습관은 그렇게 했다가는 무너지기 쉽상이더라. 아침 QT에 이어 저녁 성경 필사도 시작했고, 하루에 10-15분이라도 더 고양이들을 만져주려고 아침 저녁으로 아무리 피곤해도 모른 체 지나가지 않고 있다. 덕분에 하루가 금새 지나가 수면 시간이 줄었는데 곧 자격증 공부도 시작해야할 것 같아 어떻게 더 시간을 나눠써야 할지 고민 중. 습관이란 게 무서운 거라던 원선 언니의 노래소리처럼 사소한 것들이 습관으로 모여 하루를 만든다고 생각하면 버릴 것..
처음 주문의 시작은 샤오미 파우치였지만, 점점 일이 커지더니 가방까지 만들게 된 선물용 주문 세트. 겉감과 안감까지 전부 다 맞춤 제작이라 사진 + 포장 상태만으로는 엄청 마음에 들어했는데 아직 선물 받을 분에게 전달이 안된 상태라 사용자 피드백은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잘 쓰여졌으면. 원래의 목적인 파우치 안감으로 간택 된 카멜리아 라벤더 원단. 꽃송이가 작은 편은 아니라 큼지막한 소품을 만드는게 더 예쁠 것 같아서 에코백에는 겉감으로 사용했다. 세트 통일성을 맞추려고 분홍색 인조가죽은 겉에 주머니로 덧대고 나니 잘 어울리는 군. 안감은 집에 많이 있는 무늬 없는 흰색 코튼 원단으로 대었다. 겉감이 화려하면 안감이 심플한게 더 예쁘더라. 파우치는 지퍼 마감을 정석으로 해보았다. 하면 예쁜 것은 알지만 ..
그 흔한 '카레'집 조차도 없던 연신내에도 드디어 '커리'집이 생겼다. 그럼 가봐야지. 세트의 유혹을 떨치고 단품들을 골라 골라 시켰다. 라씨는 좋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너무 비싸니까 패스. 종류별로 난을 우물거리면서 집에서 만드는 방법을 찾아보기도 한다. 막상 귀찮아서 못 만들거면서. 월세 계약이 끝날 무렵 새로운 방을 찾길래 냉큼 연신내로 불러들인 ck와는 몇 년째 종종 함께 밥을 먹는다. j씨랑 둘이 가면 욕심만 많고 양이 적어 과식하고, 남기고, 후회하는 패턴이라서 셋이 적당하다. - 라고 썼지만 셋이 가도 과식은 과식이다. 이래서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4월 30일 문드윅 + 제츠학. 사실 헤드윅 뮤지컬은 챙겨 볼 생각이 딱히 없었는데, 좋은 기회가 생기기도 했고 바쁜 j씨에 데이트도 한동안 하지 못했어서 겸사겸사 다녀왔다. 1층 맨 뒤 B 쪽에서 봤는데, 초반에 음향 부스에서 자기들끼리 뭐라뭐라 웃어가며 즐겁게 이야기 하는 게 자꾸 들려 옴 + 늦게 입장한 사람들과 중간에 뛰쳐나가는 사람들 콤보로 집중도는 좀 떨어졌다. 비주얼적으로는 문드윅 몸매가 어여뻐 좋았고, 이츠학이 너무 어여뻐 살짝 기분이 이상했다. 정문성 배우는 이곳 저곳에 많이 나왔다고 하는데 한국 드라마를 잘 안 봐서 처음 보는 배우. 연기는 잘 하는 것 같은데 락 넘버들은 반주에 묻히고 이츠학에 묻혀서 가사가 하나도 안 들렸다. 다른 캐스팅으로는 본 적이 없으니 원래 다 그런건지 문드윅..
나는 아직 추워 모직 자켓을 벗지 못했지만, 날에 따라 누군가는 반팔을 입는 날 들. 이른 낮 공연이 끝나고 이화 사거리에서 창덕궁 길을 따라 안국역까지 걷기로 한다. 저녁에 비가 온다더니 흐리고 바람 불어도 바람조차 차지 않던 사 월 마지막 날. 예전엔 꽤 자주 왔던 사과나무 였는데 생각해 보니 j씨랑은 온 적이 없어서 집에 가기 전에 이른 저녁 먹으러 왔다. 중순에 왔을때는 연두빛 봄이었는데 곧 여름이 오려나 초록색이 진해졌다. 곧 진 초록이 되고 사과가 열리겠지. 치킨 달밥과 로스트 비프. 로스트 비프 훌륭해. 근처 시장에서는 구할 수 없는 루꼴라를 키워 먹고 싶지만 귀찮음이 항상 이긴다.
그러고보니, 전에 쓰려다 잊어버린 꼭지가 있어서. 이번에는 프로젝트가 끝나고 두 달을 꽉 채워 쉬었는데, 쉬는 동안 마지막주를 빼놓고는 일주일에 4번은 외출을 한 것 같다. (그런데도 만나려던 사람들은 다 못 만났다는 것에 나의 협소한 인간 관계를 생각해보면 가장 큰 미스테리!!) 그리고 그 날들 중에 나의 것은 아니지만 위기 상황이 두 어번 정도가 있었고 사람이 위기 상황에 놓이면 어떤 대응이 나올지는 절대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을 배웠다. 나는 상상도 하지 못한 대처법들이 나왔는데 실질적으로는 그 상황에 도움이 전혀 되지 않는 것들이어서 아니 이것은 무엇인가 싶었고, 일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전부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는 개입을 했는데 나 혼자만 태연하고 차가워 공감도 못해주고 일만 척척 해결하는 사람이 ..
사월의 마지막 주는 휴일의 마지막 주이기도 하다. 두달내내 빼곡하게 있었던 약속들을 떠올리며 조금의 유혹들을 떨쳐버리고 약속 없이 한 주를 보낸다. 새벽 출근에 한동안 하지 못할 늦잠을 자고, 작은 방 한쪽에 쌓여있던 짐들을 정리하고 가림막을 만들어 가려두고, 욕실 선반에 빼곡한 샴푸와 바디 워시들도 정리해 디스펜서에 담아뒀다. 주문 받은 꼬꼬마 옷을 재단하고 재봉하고, 만들어 두고 묵혀 두었던 신혼집 선물에 조금 더 담아 보낼까 룸슈즈와 발매트를 만들어서 우체국에도 다녀왔다. 화장품 가게에 쌓인 공병을 반납하고, 그때 그때 필요한 야채를 사러 시장에도 들른다. 어제의 저녁 메뉴는 소고기 콩나물밥, 오늘의 저녁 메뉴는 소갈비찜과 콩나물 국, 내일은 감자를 볶고 오랫만에 햄을 부치고 얼려놓은 냉이를 꺼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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