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꼬꼬마용 옷을 만든다. 성인 패턴보다 패턴을 구하기도 쉽고, 만들고 나면 귀여워 뿌듯한 것도 많아서. 이번 패턴은 코튼빌에서 구입했던 패턴. 베이비 멜빵 슈트라니 이름만으로도 귀엽지 않은가. 남자아이의 봄과 여름에 입힐 옷이니 30수 정도의 상큼한 파란 체크 원단을 꺼냈다. 안감은 두껍지 않은 청해지. 귀달이 모자는 함께 세트. 이 옷은 엉덩이가 빵빵한 뒷태가 예술일 것 같은데 아직 착용샷을 받지 못했다. 걷지 못하는 돌쟁이 꼬꼬마니 여름에는 이 옷을 입고 뒤뚱거리며 걷는 걸 볼 수 있겠지. 조금 허전한 것도 같아 예전에 코튼빌 이벤트 선물로 받았던 미키 펠트원단도 꺼내서 오버록 패턴으로 폭을 제일 좁게 해서 달아두었다. 덕분에 귀여움이 한층 더해졌다. 내가 만들었지만 참으로 귀엽네, 귀여워. 쌓아..
보자마자 원피스를 만들겠다고 마음먹고 샀던 코튼빌의 버베나 원단. 사두고 1년은 묵혀뒀다 만든 기분이지만(...) 그래도 오키나와 갈 준비로 여름 원피스. 패턴은 피메일에 있던 원피스고, 밑에 프릴을 만들어 다는 것은 생략하고 길이를 늘렸다. 중간에 끈을 넣어 펑퍼짐 하지 않게 묶을 수 있다. 끈도 만들어야했지만 귀찮으니(...) 가지고 있던 스트링을 넣는다. 더블거즈 원단이라 한겹으로도 비침 없이 편하게 입고 다녔다. 하늘색이 여름 여행용으로 딱이어서 사진도 잘 나왔고. 호호호. j씨가 보자마자 이건 대체 무슨 옷이냐, 가오리냐 했던 튜닉 원피스. 가오리는 아니고 가오리 스타일, 밑단이 사선으로 되어있다. 원단은 역시 1년은 묵은것 같은데, 코튼빌 특가 원단이었다. 머스터드 색은 튀지 않고 잔꽃이 귀엽..
일이 생겨 결혼식에도 참석 못해 아쉬웠던 e언니 신혼집 선물 세트. 무늬가 커서 작은 소품에 쓰기가 애매하기도 하고 나의 사랑 청록색이라 아껴두었던 네스홈 원단을 꺼냈다. 앞치마로 만들고 나니 큰 방울꽃도 시원시원하고, 청록청록 한 것이 마음에 쏙 든다. 접착솜 두툼하게 넣은 냄비받침과 티코스터 세트. 질 좋은 일반 행주에는 포인트로 원단을 덧대고 고리를 달았다. 더 두툼하라고 안감으로 청지를 덧대어 고깔 집게도 만들고, 세트를 모아모아 포장까지 마쳤다. 잘 삽시다 우리. 그리고 이어지는 기본 앞치마 시리즈. 연두색과 노란색 체크는 면, 나비모양은 코튼빌의 더블거즈. 앞치마를 만들때면 가장 귀찮은 것이 끈 만들기인데 전에 댕이 너무 굵다며 줬던 스트링이 떠올라 끈으로 쓰기로 했다. 끈이 통과할 사이즈의 ..
몇 년 전부터 계속 되어 온 궁 야간 개장에 드디어 합류했다. 퇴근하는 j씨와 창경궁 앞에서 만나 손 잡고 입장. 생각보다 화려하진 않았지만 소소한 밤 산책으로 좋았다. 밤 산책 2탄으로는 대학로도 같이 걸었고, 없어졌다고 생각했던 예전 집이 아직 있는 것도 다시 확인했고. 벌써 5-6년이나 지난 시간들을 생각했다. 그때도 우린 함께 있었구나 하고. 전국민의 티켓팅이라더니 생각도 안했던 주말표가 순식간에 없어지긴 하더라. 종종 있는 가로등 아래에는 셑카를 찍는 무리들이 모여있어 조금 웃기기도 했고. 표는 다 끊어두었지만 컨디션이 안 좋아 가지 못한 경복궁이 아쉬우니 그건 다음번 티켓팅에 다시 참전하는 걸로.
기분이 안 좋은 어느 날에는 입을 꾹 다물고 욕실 청소를 한다. 생각들을 거품에 담아 작은 욕실을 온통 비누칠을 하고 물로 씻어내고 나면 쓸모없는 것들은 덜어내고 중요한 것들만 작게 남아 정리가 한결 쉽다. 평소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흘려버리는 '남의 말'들이 이따금 무겁게 느껴지는 날이었지만, 전 날 욕실 청소를 완벽하게 해 두어서 베란다에 내놓았던 봄동 잎을 하나 둘 뜯기 시작했다. 나물보다는 좀 더 크게 조물조물 봄동을 겉절이 양념으로 무치고, 다른 때보다 살짝 맵게 닭도리탕도 해서 간단하지만 푸짐한 저녁. 역시 쓸모없는 생각이 가득할때는 몸을 움직이는 게 제일 낫지.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흔히들 말하는 '짤방'들의 재구성이 점점 더 심해지는 기분이다. 분명 어제 본 사진 밑에는 '오빠'라고 써있었다면, 오늘 본 사진 밑에는 '남자친구'로 바뀌어 있다던가, 처음에는 분명 '착한 일'이었는데 어느 순간 '나쁜 일'이라던가, 출처도 원본도 없이 돌아다니는 그 사진들 밑에는 자신들의 느낌에 충성스러운 설명들이 써 있다. 굳이 짤 뿐은 아니겠지. 나의 의도나 처음의 표현은 한두사람 건너 곡해되어 전혀 다른 일이 되고는 한다. 덕분에 넘쳐나는 정보들을 구분하고 골라내고, 판단해서 받아들이는 과정이 필요해졌다. 무턱대고 믿지 않는 것이 미덕이 되는 시기라니. 어른이라서 일까, 지금이라서 일까. 이런저런 사정으로 하노이는 취소됐다. 엄마랑 같이 다니려던 일정들과 항공권 수수료는 아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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