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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월, 서쪽 제주 #1

_e 2016. 5. 17. 16:29


헌이는 일정을 짜자며 어디를 다녀왔느냐 물었고, 나는 가본 곳이 거의 없으니 어디든 좋다고 답했다.
덕분에 정해진 코스 없이 길 따라 가다 여기다 싶으면 잠시 쉬어가기로 하고 제주로 떠났다.
그리고 서울이 아닌 곳은 어디든 차가 있어야 편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여행만 가면 도지는 면허 병은 서울로 돌아오니 다시 슬그머니 저 구석으로 들어갔지만:-P
오전 비행기에 공항에서 내려 렌트카를 빌리자마자 근처에서 점심을 먹고 여행이 시작된다. 첫 날은 서쪽이다.



애월에 도착해 검은 돌과 파란 바다를 만난다. 파란 하늘 대신 희뿌연 하늘이 날 반겼지만,
저녁까지도 저 뿌연 것들은 해무려니 하고 돌아다녔다. 알고보니 죄다 미세먼지 였다고. 엉엉.
그렇지만 신이 난 우리는 그 미세 먼지를 다 마시면서 걷고 사진을 찍고 바다를 한참 바라보았더랬지.


맨도롱또똣의 그 식당이라는 봄날 카페. 
여행을 가면 뭔가 많이 봐야한다는 의무감에 카페를 잘 안들리는 편인데
이번 여행은 여유있게 보낼 생각으로 음료를 시키고 자리를 잡는다.
손님들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웰시코기들.


실내 자리가 없다고 해서 야외 테라스 쪽으로 가는데
무심코 돌아본 옆 모습이 예뻐서 마냥 바라봤다. 알록달록한 돌 담에 들어오는 햇볕.


분위기 좋게 바다를 보며 커피 한 잔 마셔줘야하는데, 남은 일정과 먹어야 할 것도 많으니 참아야지.
나의 사랑 자몽 에이드. 그리고 바다가 보이는 밖은 추웠다고 한다.


사진 본 사람들이 모두 배 타고 왔냐고. 아, 그러고 보니 동남아에서 탔던 나무 배들이 생각난다.
온 사방에 가득했던 빛 나는 바다와 불어오는 바람, 여유로운 사람들.


그리고 이 곳은 곽지인가, 협재인가. 아마도 협재인 듯 한데 확실치 않다.
해안 도로를 따라 달리다 보니 둘 다 들렀는데다가 가까이 있어서 기억이 가물가물.
어디든 어때, 다 이어져 있는 제주 바단데. 파란 바다니 그거면 됐다. 



이번 제주 사진은 유난히 인물 사진이 많아 암향에 올릴 사진이 적은 편이니
나 아닌 모르는 사람이라도 올려보자 - 는 둘이 사이좋게 지내는 커플들이 어여뻐서. 
특히 위 사진의 둘은 옷을 맞춰 입은 센스와 만삭의 아내를 적극적으로 촬영하는 남편이 바람직했다.


사진을 보기만 해도 하늘이 뿌연것이 목이 매여오는 기분인데 대체 왜 그때는 몰랐는지(...)
그렇지만 파아란 바다. 여차저차하니 전 주에 급하게 표를 끊고 일정을 잡았지만 제주다, 제주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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