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서는 거실이 넓은 집으로 이사를 갔다. 꿈이면 너른 마당에 잔디가 푸르기도 해야하는데, 현실성 꾹꾹 눌러 가득 채워 어느 상가 건물의 위층이었다. 창틀과 유리창으로 가득차 있던 해가 잘 들어오는 한쪽 벽 가운데는 건물 외벽 장식의 세모지붕이 빼꼼히 솟아있었다. 전에 살던 사람이 놓고 갔다던 가구들은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모두 엔틱했고, 보기에는 좋지만 내가 쓰고 싶지는 않은 기분에 허리에 손을 올리고 어디로 그 것들을 치울까를 고민하고 있었다. 그 와중에 여기에 커튼을 만들어 달려면 한참 걸리겠다고 생각하기까지한 자발적 노동자의 꿈이랄까. 거실과 베란다가 넓은 집을 가지고 싶다고 말한 다음 날 바로 이런 꿈이라니, 이 얼마나 욕망에 충실한 인간인지. 연휴의 끝 날에는 김빠진 사이다 맛이 나는 수박주스..
엄마 생신 맞이 가족 모임으로 엄마는 한택수목원을 가고 싶어 했지만 우리 모두 출발지가 다르고 한 팀은 뚜벅이라 나중으로 미뤄야했다. 어디든 가보자며 근처를 찾아보니 목천에도 무언가 하나 있다고 해서 정해진 화수목 정원.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조카의 유모차는 들어갈 수 없는 길이라 조카 사랑 아빠를 비롯해 다들 카페로 먼저 들어가고 j씨와 나의 오붓한 산책이 되었다. 산을 넘어가면 동물도 있고 뭐 그런 모양인데, 다들 기다리게 하고 산을 타자니 시간도 애매하고 해서 올라가다 말고 근처에서만 한바퀴 산책을 마친다. 해가 뜨거워 드디어 여름이다 싶었다. 가득한 꽃들과 올해는 못 보고 지나가려나 싶었던 양귀비도 조금. 빼곡한 나뭇길 사이 한켠의 장미. 날이 너무 더운 탓인지, 계절이 바뀌어 가는 탓인지 지기 직..
너희의 눈 속에는 우주가 있지. 마알간히 나를 바라보는 너희를 같이 바라 볼 때면 나는 그 우주속에서 헤엄치고 웃고 떠들다 잠이 들것만 같아. 지금도 앞으로도 영영, 우주를 생각하면 너희를 생각하겠지. 노랗고 파란, 빛나는 나의 우주. 사무실에 앉아있을때면 가끔 너희를 무얼 하나 생각 해. 농담으로 하는 이야기처럼 몰래 컴퓨터라도 하는가 싶고, 넓지도 높지도 않은 좁은 집에서 무슨 재미로 지내나 싶고. 그렇지만 나는 너희가 나와 십년이고 이십년이고 그 작은 집에서 함께 해주었으면 해. 혹시 모르지, 언젠가는 더 크고 넓고 너희가 신날만한 곳으로 같이 이사갈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 얼른 퇴근해야겠다. 곧 만나자 나의 우주.
뜨거운 경의선 숲길을 걷는다. 길따라 열린 플리마켓도 슬쩍슬쩍 구경하면서 걸었다. 가을 여행 이후 오랜만에 함께 하는 일행들이라 사진도 잔뜩 찍었다. 포토그래퍼 쏭 모드로 어디든 세워 포즈를 잡으라 주문했고, 처음으로 개시해 본 셀카봉에 연사만 수백장이 찍혔다. 더워도 끊이지 않는 수다에 지쳐도 걷기는 멈출 줄을 몰랐더랬다. 오월이지만 날씨는 여름. 해가 쨍쨍하다. 올해는 여름이 길 모양이다. 점심은 메이형 바쿠테.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보양식이라고 한다. 다들 양이 많은 편이 아니라 욕심내지 않고 모자르면 더 먹자며 등갈비 2-3인분과 사이드들을 몇 개 시켰다. 고기를 싸 먹기 좋은 양념 된 청상추와 유부, 쌀국수까지. 계란 조림은 서비스로 주셨다. 전체적으로 국물들은 하나의 베이스로 요리되는 것 같았..
넘칠 듯한 바다와 검은 돌, 해가 뜰 때면 수평선에서 해가 날아오르는 것 같다고 붙여진 이름이라던 비양도는 해가 없어서인지 마냥 춥게만 보였다. 이 곳도 하나의 다음으로 남겨둔다. 주차장에 묶여있던 말. 시골에서 흔히보던 풍경에 소 대신 말이 있다. 그 뒤로는 유채와 돌 담들. 보트도 타고, 풍경도 좋다던 검멀레 해변은 바람과 파도에 다 뒤집혔는지 맑은 바다는 없었지만 꼭 파란 하늘이 아니어도 층층이 퇴적된 절벽이 멋졌다. 해변 자체는 크지 않아 어쩌다보니 바다를 지나 저 안쪽 동굴까지 바위를 타고 다녀오기로. 어릴 적 담타고 다녔던 전적이 있어 치마를 입고도 성큼성큼 다니던 나와는 달리 중간에 포기하고 싶었던 헌이는 뒤에서 밀려오는 사람들에 끝까지 왔고, 돌아가는 길 역시 험난했다. 평화롭고 한산하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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