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 30분에 눈을 뜨고는 어차피 지각이니 에라 모르겠다 삼십분을 더 잔다. 오랜만에 출근길 지하철에 끼어 길을 나서니 예전에는 대체 어떻게 이런 지하철을 타고 다닌건지. 새벽에는 아직까지 서늘한 기운이 있어 몰랐는데 늦으막하니 회사에 도착하니 오전인데도 해가 뜨겁다. 아침부터 모험을 떠나는 용사마냥 용감하게 먼길을 거쳐 사무실에 앉아 있으니 폭염주의보라는 재난문자가 온다. 아침 여섯시 반에 일어났는데 어째서 나는 지각인가, 5월의 장미가 탐스럽게 피어났는데 어째서 날씨는 폭염인가.
나는 아직 추워 모직 자켓을 벗지 못했지만, 날에 따라 누군가는 반팔을 입는 날 들. 이른 낮 공연이 끝나고 이화 사거리에서 창덕궁 길을 따라 안국역까지 걷기로 한다. 저녁에 비가 온다더니 흐리고 바람 불어도 바람조차 차지 않던 사 월 마지막 날. 예전엔 꽤 자주 왔던 사과나무 였는데 생각해 보니 j씨랑은 온 적이 없어서 집에 가기 전에 이른 저녁 먹으러 왔다. 중순에 왔을때는 연두빛 봄이었는데 곧 여름이 오려나 초록색이 진해졌다. 곧 진 초록이 되고 사과가 열리겠지. 치킨 달밥과 로스트 비프. 로스트 비프 훌륭해. 근처 시장에서는 구할 수 없는 루꼴라를 키워 먹고 싶지만 귀찮음이 항상 이긴다.
류지의 솥밥은 간이 심심한 것이 건강한 맛이라 좋았다. 사실 사진들의 다른 솥밥들에 기대를 하고 갔더니 어묵이라 조금 실망했지만, 우엉도 같이 있으니 괜찮다. (다음날 문어 솥밥이라 조금 눈물이....) 다만 식사량을 미리 체크하고 준 밥도 양이 많아 힘내서 먹고도 남겼다. 흑흑. 다음에도 종종 가고 싶지만 나의 휴일이 끝나가고 있어 언제 또 가게 될지. 맛있는 빙수를 먹고 싶어서 찾아간 곳은 인테리어도 좋고 빙수의 크기도 좋았지만, 이 사진을 찍힐 때만 해도 몰랐지. 딸기자몽빙수에서 감기약 딸기 시럽맛이 날 줄이야. 저 커다란 그릇 밑에 시럽이 잔뜩 깔려있었고, 위에 덮힌 얼음도 시럽을 같이 갈았더라. 모처럼의 디저트 실패. 위에 얹어진 바닐라 아이스크림마저도 너무 달아 모든 것을 포기하고 과일만 얼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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