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에어컨 오늘은 히터를 간간히 틀어주는 버스 안에서 목베개를 끼고 한숨 곤히 자고 내리니 바람이 춥다. 덥다 덥다 하면서도 이러다 금새 겨울 올거다 말하고 다녔더니 이제 정말 두툼한 옷을 꺼내 입고 집을 나서야 하나. 브라우니 쿠키를 만들려고 맘 먹은게 이틀째인데 당연히 평일에는 시간이 안 난다. 한판을 구워도 고작 한두개 먹고 말텐데 왜 이렇게 갓 구운 따끈한 쿠키가 먹고 싶은가 (심지어 식은게 더 맛있을텐데도!!) 오늘은 구울 수 있을까 생각하지만, 구울 수 있다는 확신이 없네. + 맛이 정말 너무너무너무 없는 고구마를 설탕 잔뜩 넣은 무스로 만들어서 고구마사과타르트를 구우려고 잠깐 생각했지만 쿠키보다 더 가능성이 없고. 이렇게 가을 겨울. 따끈한 핫초코를 들고 출근해야지 내일은.
아, 근질근질이 좀 더 가까우려나. 이따금 그럴 때가 있다. 배꼽께가 근질거려서 움찔움찔 어쩔 줄 모르겠어서 엉엉 울고 싶을 때. 그렇다고 막상 '울자'하고 마음먹으면 눈물은 안 나와서 억지 통곡하다보면 세면대 머리카락이 뻥 뚫리던 홈쇼핑 방송처럼 꿀렁꿀렁하다 콸콸콸하고 쏟아지거나 아직 때가 덜 되어서 연신 꿀렁이기만 하고 이도저도 아닌 상태에서 그치고야 마는. 죄다 억울하고 죄다 성질나는데 이유도 없고 탓 할 곳도 없어서 왠지 더 근질거리고, 아무것도 아니니까 넘어가기에는 도로 억울해지고 성질나버리는 못난.
1. 연휴를 끝내고 다시 복귀. 할 일이 켜켜이 쌓이고 그것에 눌려 같이 퇴적되지 않기 위해 조금 더 서둘러 손을 움직일 예정이다. 아침에는 길이 막혔는지 어쩐 일인지 버스가 늦게 도착해 항상 먹는 라떼 대신 흰우유 하나 들고 올라와 인스턴트 커피를 두봉 타고, 열심히 흔들어 먹었다. 이렇게 먹던 것도 자주 였는데 여기 와서는 꼭 아침을 라떼랑 빵으로 챙겨먹는게 버릇이 되어서 왠지 허전하다. 한여름 해가 뜨겁다며 투덜대던 시간들도 지나고 이제 정말 가을이라 이러다보면 곧 추워지고, 봄이 오고 꽃이 피고 나면 이 프로젝트도 끝나겠지. 시간이 빠르게 지나간다. 지나갈때는 영영 모르지만. 2. 엄마는 어릴적에 충분히 사랑해주지 못해서 너희들이 그렇게 까칠하다고 했지만, 그거랑은 상관없지 않을까 싶다. 물론 넘..
1. 나의 1순위 평생 소원은 언제나 번화가를 피해 한적한 곳에서 정착하지 않고 몇개월 혹은 몇년 단위로 떠나 다른 곳으로 향하는 떠돌이 생활이었는데, 나이를 먹고 멘탈이 어느 정도 안정 되고 나니 2순위의 평생 소원이 생기고 스물스물 파이를 키워간다. 어느날엔가는 '이제 집만 지어보면 돼'라고 이야기를 내뱉고는 말로 나올 정도면 내가 인식하는 것보다는 큰 비중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깨달았다. 1순위의 떠돌이 생활과는 정 반대되는 2순위의 평생 소원은 (역시나) 어디 한적한 시골에 땅을 하나 사서 몇년이 걸리든 주말마다 혹은 시간이 날 때 마다 그곳에서 집터를 올리고 바닥을 깔고 벽을 세워 집을 짓고 거기서 내내 사는 것이다. 떠돌이 생활보다는 좀 더 현실성이 있겠지 - 까지 쓰고 나니 아 이렇게 나이를..
1. 셔틀버스 타러가는 길, 휴가 때 무얼하는지 물으시길래 별 것 없다 했더니 당장 월/화 휴가 캔슬. 9월에 j씨와 함께 여행이나 가라신다. 좋은데 미묘한 이 기분은 너무 갑작스럽기 때문이지. 그래서 월/화 대비 미친 듯이 일한 오늘이었고, 모두에게 수요일에 뵙자며 인사도 했지만 월요일에 출근. 여름은 열심히 일만 할 팔자인가보다. 아, 프로젝트도 연장 됐다. 5월 중순까지. 벌써 한달이 넘게 지났다며 놀라워했는데, 아직 열달은 남은 것에 또 놀라웠다. 2. 김사랑 단콘 공지가 떴는데 양일이다. 마음이야 이틀 다 가고 싶지만, 이미 그민페 티켓을 끊어놨으니 하루만 선택하기로 했다. 하나는 올림픽홀, 하나는 상상마당. 강을 건널 수 없는 병에 걸린 관계로 올림픽홀의 공연이 어쿠스틱(!!!)임에도 불구하고..
어른이 되면 싫은 사람 티 안내고 지낼 수 있어야 할텐데 나이를 먹을 수록 싫은 사람은 가까이 지내는 것 조차 싫다. 어릴적에 싫어도 좋은 척 다 하고 지낸 반동인지 그냥 성격이 이상해지는 건지는 모르겠다. 까지 쓰고 반나절이 지나니 마음이 좀 수그러들었다. 사실 시간이 지나서 그런건지, 하루종일 카페를 3번이나 가서 커피에 자몽에이드에 얼그레이까지 먹어서 마음이 흡족해진건지는 좀 헷갈리지만 - 아마 시간이 지나 더 괜찮아 진 걸 테니 마음이 삐뚤어지거나 안 좋을때는 어디다 풀어놓고 싶어도 몇시간에서 몇 일 정도는 참아보는게 낫다. 그래서 글 쓸 때 조심해야 하는 것들이 몇 개 있다. 새벽, 분노, 우울과 사랑. 하지만 저런 것들이 가득 들어찰 때야말로 글이 쏟아져내린다. 그것이 글 쓰기의 딜레마.
지지난주인가 땡큐를 우연히 보았는데 신애라가 차인표에 대해서 설명을 하더라. 차인표씨는 다른 사람에 대해 궁금한게 없어요 라면서, 다른 사람이 무슨 이야기를 하면 그랬어?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 어쩌다 그렇게 된거야? 라고 물어봐야하는데 그렇군요 하고 만다고. 또 자리를 옮겨서는 - 자기는 사람들이랑 만나서 이야기하고 떠들고 하면 충전이 되는데 차인표씨는 그게 소비예요 집에서 있는게 충전이야 라면서. 볼 생각도 없던 프로그램이었는데 쇼파에 기대 앉아 눈은 멍하니, 손은 바느질을 하면서 나 같은 사람이 또 있네 하고 웃었다. 그러고보니 나는 언제부터 괜찮아진걸까. 외로운 것도, 모든 이의 사랑을 쓸어 담지 못하는 것도, 아무도 만나지 않는 시간들도 아무렇지가 않았던 때가 언제였을까. j씨가 말해오던 '연필..
1. 아침 버스에 타러 가는길에는 비가 분무기로 뿌려대는 것 마냥 내리더니 막상 도착해 내리고 나니 비가 그쳤다. 지역이 달라지면 날씨도 달라져서 서울에선 괜찮았던 젤리슈즈가 가끔 여기선 민망해지기도 하고 뭐 그렇게 지낸다. 모두의 걱정보다 덜 피곤한 건 내가 버스에서조차 엄청 잘 자기 때문인 것 같고, 이러다 훌쩍 내년 봄이 될 것 같고. 2. 어제는 남들 다 일하는데 혼자만 휴일이어서 집에서 원피스 한벌 만들면서 밀린 일말의 순정을 봤다. 우성쌤이 김쌤 좋다고 돌직구 날릴때 마다 좋다며 끙끙. 구체적으로 이땐 이래서 이랬고, 저땐 저래서 저랬다고 하나하나 말할 때 마다 어쩜 저렇게 대놓고 그러냐 - 어릴적 저런 이야기 안 들어본건 아니지만 삼십대 후반 남자가 날리는 돌직구랑 십대 후반, 이십대 후반 ..
1. 틈틈히 만든 것들은 사진을 찍어놓은 것 반, 안 찍어 놓은 것 반인데 집에서는 귀찮아서 포스팅을 못하고 사무실에서는 보안 때문에 포스팅을 못한다. 분노의 미싱질은 마음을 다스리는데 도움이 되지만, 몸이 피곤하면 이도 저도 다 귀찮아 사실 잘 안하게 된다는 것도 지난 주말 깨달았다. 하지만 나는 지난 밤에 퇴근해서 원단을 또 결제 했다, j씨가 대체 뭘 또 사냐고 했지만 화가 나있다면서 당당하게. 뭘 만들거냐고 묻길래 옷을 만들거라고 했다. 물론 한번도 안 만들어 봤지만! 2. 에어쿠션 홈쇼핑 방송을 보다 j씨가 물었다. 저거 좋아? 사줄까? 나는 단호하게 답했다. 난 저렇게 번들거리는거 싫어서 위에 파우더를 칠할거라 소용 없을걸. j씨는 얼굴에 직접 커버력을 시연하는 쇼호스트를 보며 다시 물었다. ..
새로운 프로젝트가 시작되고 두번째 월요일 - 왕복 4시간의 먼 길에 목베개 첫 출동이다. 생전 처음 써보는 목베개는 가방속에 차곡 접어 넣어야하니까 에어 목베개인데 요게 바람을 꽉 채워넣으니 경동맥을 압박하는 기분이라 위험한 물건이었다는 것을 깨닫고 바람을 절반 가량을 빼냈다. 덕분에 좌석들 사이사이 밖으로 내어진 어깨와 머리들 사이에서 나름 멀쩡히 출근을 한다. 좋았어, 이제 비행기 타러만 가면 돼, 라지만 내년 4월은 아직 멀었고 피치는 그 와중에 또 프로모션을 했고 나는 가지 못하니 남을 보내야겠다는 일념으로 이리저리 소문을 냈다. 야근이 없으면 을지로쯤에 7시 반 전에는 도착을 하는 덕분에 집에서 택시비 6천원 거리에 출퇴근 중인 j씨가 퇴근길에 동네에서 만나 저녁을 먹고 들어가는 몇번 내내 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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