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를 멀티미디어과랑 컴퓨터정보과 중 어떤 곳에 보내야 할지 묻는 둘째의 메시지가 왔다. 공부하는 재미는 멀티미디어가 나을거고 나중에 먹고 살긴 컴공이 나을거라 답을 했다. 먹고 사는거랑 좋아하는 일을 하는건 역시 다른 이야기니까. 심지어 굳이 웹디는 대학에서 배울 필요가 거의 없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끙. 웹디를 하면서도 웹디에 발을 내미는 어린양들을 말리는 건 한두해도 아니니 어렵지도 않다. 둘째는 물가에 내놓은 애 마냥 막내를 걱정해서 별거 없을거라고 생각한 무심함을 반성한다. 그렇지만 둘째나 나나 아무렇지 않게 지나온 시간들인걸. 막내는 막내인지 둘째와 나에겐 그저 꼬꼬마. 엄마와 아빠에게도 걱정되는 애기. 이렇게 온 가족이 걱정하는걸 알려나 몰라. 모르겠지. 그것이 청춘이고 열아홉 스물이니까. ..
어제는 생일이었다. 근데 그게 뭐 별거라고 - 라며 하루를 보내긴 했지만 그래도 생일. 예전만큼 마구 쏟아지지는 않지만 나름 축하 메시지도 이리저리서 받고 생각 안하고 있다가 축하받고 괜찮았다. 엄마는 외식비를 계좌로 쐈고, j씨랑은 애슐리에 신메뉴가 나와서 갔는데 둘 다 위장이 좋은 상태가 아니라 실패. 생아채 위주로 먹었는데 한접시만 더-의 눈치를 보다 서로를 말리며 미련을 버렸다. 그런데도 평소보다 과식. 참았는데 과식인거보니 다른때는 폭식이라도 하는건가. 아, 그래 크림브륄레가 있어서 옳타쿠나 하고 집어서 한숟갈 먹고 내려놨다. 마치 피망이나 올리브를 씹었을때의 표정을 지었는지 j씨가 웃는다. 왜 크림빵 슈크림맛이 나는건데. 휴. 바닐라빈이나 사야겠다. 여하간 생일. 무사히 지낸 꽉찬 서른. 생일..
쌀이랑 김치랑 이것저것 또 냉장고랑 냉동실이 한 가득 찼다. 살림하다보면 이런게 겨울 준비. 달래 넣고 된장찌개를 끓이려고 마음먹은게 일주일이 넘었는데 끓일 시간이 마땅찮다. 오늘은, 오늘은 - 이라며 퇴근을 해서 잠이 덜깨 버스에서 내리면 어영부영 시간이 간다. 이번 주말에는 찐- 하게 끓여야지. 꼭. j씨와는 벌써부터 5월 이야기 중이다. 두 사람 다 프리랜서라서 좋은 점은 시간만 맞으면 회사 눈치 볼 필요 없이 몇날 몇일이고 함께 휴가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고, 나쁜 점은 시간이 맞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것. 게다가 둘이 같이 쉬면 수입이 제로. 덕분에 결혼하고 같이 시간 맞춰 쉬어본적이 거의 없는데 이번 5월쯤엔 한 보름쯤 같이 쉴 수 있을까 싶어서 뭘할까 곰곰히 고민 중. 물론 같이 못 쉴 가능..
결국 핸드폰을 손에 붙들고 폭풍같이 불평을 늘어놓았다.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고, 그리고 나서 깨달았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지고 말았어, 나는 패배자야. 불평불만을 갖지 않기로, 혹여나 갖더라도 누군가를 붙들고 하소연하지 않기로 마음먹은게 얼마나 되었다고 결국은 참지를 못한다. 여유가 없었던 것은 벌써 십여년을 내내 그래 온 것 같은데 요즘 들어 유난히 더 날카롭게 날을 세우는 건 어디 도망갈 구석이 없어서인가 싶기도 하다. 커피도 못먹는 날들이라 꾸벅 조는 와중에도 씩씩대며 머릿속에서는 j씨의 LOL 에서 들리던 '패배'만 뱅뱅. 엉엉 울고 싶다. 왜 나를 가만히 두지 않느냐며 남탓을 하는 모습도, 그런것들 죄다 가져다 버리지 못하는 것들도 죄 싫어서.
1. 어제 아침엔 고구마를 올려놓고 화장을 하는데 펑 하고 터졌다. 깜짝 놀라 오븐을 여니 터져서 노란 살을 드러낸 홀쭉한 고구마가 원래 있던 자리에서 튀어올라 자리를 옮겼는지 천장에도 고구마 범벅. 바쁜 와중에도 뭔가 괜히 웃겨서 혼자 키득대다, 너무 이른 시간이라 누구 같이 웃을 사람이 없단거에 아쉬워하며 서둘러 고구마를 꺼내고 눌러붙기 전에 오븐을 닦아내고 출근준비를 다시 시작했다. 펑펑펑. 잔 고구마는 조금 덜 구워야지. 너무 뜨거워 부푼 가슴은 언젠가 기어코 펑펑펑. 2. 요새 도화살 메이크업이 인기라던데, 괜한 살부심이 문제다. 나는 도화살이 있어 남자들이 자꾸 꼬여, 라던지 나는 역마살이 있어서 여행을 너무 자주 다녀, 라던지. 곤란한듯 말하는 걸로 보이지만 사실은 별로 안 곤란하게 여겨지는..
1. 응답하라 1997을 이제 보기 시작했다. 요새 하는 쓰레기 나오는 1994 아님. 드라마를 한번에 몰아서 보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 보다 말고 기다리는건 몇일이든 몇시간이든 못하는 성격이라 모든 드라마는 완결이 나면 보는 습성이 있다. 완결이 나고 보게 되면 굳이 당장 보지 않아도 되니까 점점 뒤로 미뤄지는 게 단점이긴 한데. 덕분에 이제서야 보기 시작함 응칠. 응사는 완결나면 그때. 감상의 포인트는 내 옆에서 겪었던 일들이 자잘하게 나온다는 것. 4화까지 봤는데 토니 숙소 앞에 죽치고 있다가 포카리 떴다며 정말 포카리 비슷한 차를 토니가 끌고 나타난 부분이랑, 요새는 핸드폰으로도 예매가 된다며 옛날에는 은행에서 밤새웠는데 요즘 애들은 팬질 참 쉽게 한다는 부분에서 빵빵 터졌다. 내가 포카리를 직접 ..
[싫어, 화나, 짜증나]로 시작되는 문장을 어제 하루종일 몇번이고 썼다 지웠다. 불평이 늘어가는 것이 스스로도 달갑지 않아서. 위로가 필요한데 요구하기는 싫고, 알아주기를 바라다가 알아주지 않으면 실망하는 보통의 경우를 맞이하고 싶지는 않아서 위로따위 필요없다고 스스로를 세뇌시키고 나니 과부하가 걸린건지 어쩐건지 한동안 부정적인 감정+포기하면 편해가 뒤섞인 '어둠의 다크니스', '혼돈의 카오스' 상태. 그 덕분에 온 사방에 비죽비죽 날을 세웠다. "이런 내가 한심하지?"라는 말에 "그렇지 않아 넌 소중한 사람이야"라고 해줘야하는데 "어리광은 엄마한테나"라고 튀어나오는걸 꾹 참았다던지, 괜한데 화풀이를 하는 (얼마나 차갑고 정떨어지게 말할 수 있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는) 내 덕분에 전화기 들고 아무말도 못..
퇴근 버스에 올라 타 자리를 잡았는데 건너편에 아는 얼굴이 보인다. 반갑게 인사를 하고 자리를 굳이 옮기지는 않는다. 어차피 꽉 차는 버스라 옆 자리에 낯선 사람이 앉을텐데도. 새삼 깨닫는다, 이 얼마나 비우호적 인간인가. 회사에서의 친목은 사무실 안에서만으로도 충분하다. 프리랜서가 되지 않았더라면 출세는 어려웠겠지 - 라고 쓰지만 그래도 지금보다 더 사회성이 높은 지수를 유지하면서 어떻게든 됐겠지. 어느 상황에서든 어떻게든 되는 것이, 부득이 하지 않으면 억지로 무언가를 하지 않게 만든다. 부득이한 경우가 되면 하게 될걸 아니까. 퇴근길에 누군가와 함께 한다는건 야근의 기분이라서, 잠도 오지 않아 핸드폰을 잡고 있다가 멀미나 왕왕 해대면서도 굳이 사교를 위한 대화는 나누고 싶지 않은 느낌적 느낌. 예전..
1. 오랜만에 비가 많이 오던 토요일 밤에는 역시나 오랜만에 두통도 크게 찾아와 끙끙 앓았다. 한동안 감기약을 먹었더니 속도 시원찮아 울렁울렁. 이마는 열이 올라 뜨거워 해열파스를 붙이고, 배는 차가워 더 뒤틀리니 핫팩을 붙이고 이불 뒤집어 쓰고 누우니까 그제서야 괜찮아진다. 해열파스랑 핫팩 없으면 난 안 될거야 아마. 새벽까지 비가 오고 날이 맑아지니 몸 상태도 함께 매우 개운해졌다. 보온 물주머니를 구입해야겠다고 생각한 밤. 이럴때면 j씨에게 항상 미안해지는데 어쩔수 없지. 결혼했는걸! 2. 모기가 없어지지 않는다. 대체 어디로 들어오는지도 모르겠고, 어디에 숨어있다가 연한 살만 노리는지도 모르겠고, 훈증 모기약을 틀어놔도 왜 안 죽는지 모르겠다. 엉엉. 그래서 넣어두었던 모기향을 꺼낸다. 북한산이 ..
버스 안에서 받은 메세지에 십분 있으면 내리니까 조금만 기다리라고. 버스에서 내리기 전에 무슨 말을 해야할지 내내 생각했는데 아무 것도 생각이 안나고 깜깜해서, 한 정거장 먼저 내려 바로 전화를 하니 괜찮은 척 버석하게 마른 목소리가 들린다. 먹먹해지는 마음에 별 말 하지도 못하고, 장소를 묻고 내일 밤에 가겠노라 했더니 내일 아침 바로 발인한다고 좋은 일도 아닌데 오지 말라고. 거기에 대고 왜 그럼 지금 간다고 말을 못했을까. 가신 분보다 점점 울음 섞이는 친구가 걱정이었다. 괜찮다고 괜찮을거라고 말도 못해서, 맘 추스리라는 말도 미안해 할 수가 없어 몸 챙기라는 말 밖에는, 아들 꽉 끌어안고 덜 울라는 말 밖에는, 태중의 아이부터 챙기라는 말 밖에는. 그렇게 전화를 끊고 나니 눈 앞에 놓인 것들이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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