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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제 아침엔 고구마를 올려놓고 화장을 하는데 펑 하고 터졌다. 깜짝 놀라 오븐을 여니 터져서 노란 살을 드러낸 홀쭉한 고구마가 원래 있던 자리에서 튀어올라 자리를 옮겼는지 천장에도 고구마 범벅. 바쁜 와중에도 뭔가 괜히 웃겨서 혼자 키득대다, 너무 이른 시간이라 누구 같이 웃을 사람이 없단거에 아쉬워하며 서둘러 고구마를 꺼내고 눌러붙기 전에 오븐을 닦아내고 출근준비를 다시 시작했다. 펑펑펑. 잔 고구마는 조금 덜 구워야지. 너무 뜨거워 부푼 가슴은 언젠가 기어코 펑펑펑.
2. 요새 도화살 메이크업이 인기라던데, 괜한 살부심이 문제다. 나는 도화살이 있어 남자들이 자꾸 꼬여, 라던지 나는 역마살이 있어서 여행을 너무 자주 다녀, 라던지. 곤란한듯 말하는 걸로 보이지만 사실은 별로 안 곤란하게 여겨지는 것들. 나도 거쳐온 길이라 더 거부감을 느끼는 부류인데 가끔은 사람들한테 인정받는 것만으로 행복한 것이 짠하기도 하고. 그렇지만 내 근처에는 없으면 좋겠고 (...) 사람들한테 보여지는 것에 집착하는 얘기를 하다보니 요새 꼬꼬마들 사이에서 130만원짜리 패딩도 유행이라던데 이건 뭐.
3. 불평하지 않으려고 열심히 노력 중인데 온 사방에서 날 둘러싸고 이래도 불평하지 않겠냐며 쿡쿡 찔러댄다. 그렇지만 불평하지 않을거야. 아무리 오백만년전 WSG로 날 괴롭혀도 꾹 참고 참을거야. 이러다 나도 고구마 처럼 펑 터질지도 모르겠지만, 감사하고 사랑하는 삶은 못살아도 찌질하게 투정으로 가득한 삶은 살기 싫단 말야. 라고 쓰는 이 순간에도 이것이 투정인가 두둥두둥.
4. 숲 바다 강 나무 달 바람 ------------------------- 그런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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