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지고 구르며 삶을 배웠다. 배운것이 차곡히 쌓여 자라간다. 서른이 다가오며 부쩍 더 하게 되는 이야기는, 스무살쯔음에 생각했던 서른이 얼른 되었으면 하고 바랬던 마음. 이십대는 엄청 힘들 것 같았다, 서른이 되면 세상이 살만하지 않을까 싶었다. 이유도 확실치 않게 서러워 둥글게 쓸어내려야하는 먹먹한 가슴도, 있는 힘껏 퍼주고 허한 마음 받는 사랑으로 다 채우지 못하는 외로움도 뜸해지지 않을까 희망했다. 지금 생각하자면야, 정말 지옥같을 거 같이 느껴지던 이십대가 생각보다는 훨씬 나아서 다행이라는 것과 서른이 되어도 별거 없을거라는 고 두개만. 불과 몇년전. 모든 사람들이, 남을 뜯어고치기 위해 들이는 노력을, 남에게 신경쓰지 않고도 행복한 스스로를 만드는데에 쓴다면 세상은 정녕 아름다워질거라고 생각했다..
숙소 예약도, 평소처럼 손에 한 가득 장 본 먹을거리도 없이 준비한거라고는 떠나는 버스표 뿐이었지만, 발걸음도 가벼웁게 - 잘때 입을 옷이랑 화장품 조금, 카메라 몇개 들고 길을 떠났다. 먹을 걸 안 가리는 우리니까 첫끼니는 역시 밥이라며 순대국밥을 한그릇 먹어치우고, 울렁거리는 배에서 한숨 더 자고는 선유도에 도착. 우리를 맞이하는 아줌마의 손에 이끌려 민박 아저씨께 인양, 전동카트에 몸을 실어 민박집에 도착했다. 뭐 다른데 가야 별거 있겠냐며, 따뜻한 물 나오면 그만이라고 첫번째 본 숙소를 바로 결정하고 추운 몸 잠시 녹이다 밖으로 나섰고, 자전거를 타는 하나와 자전거를 못타는 둘의 걸음이 시작. 지도 앞에서 코스를 정하고 걷는데, 아아아 - 왜 이렇게 아무것도 없지. 겨울이라 스산한 풍경에 인기척이..
아직 쌀쌀한 3월의 어느날에는 정윤언니와 (낮의) 홍대에서 이야기를 하고, 스파게티를 먹고, 또 이야기를 하고, 커피를 마시면서 케이크를 먹었다. 달고 새콤한 케이크를 먹으면서 신랑들의 이야기를 나누고, 유하와 주하의 이야기를 듣고, 사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가 좀 더 어릴적, 거의 십년이 다 되어가는 예전의 시간 부실에 앉아 있을 땐 이런 이야기들을 나누게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을거다. 지금은 기억도 가물가물하게 교복을 입교 있던 우리였으니까. 나이를 먹어간다는것은 크다고 생각한 것들이 별 것 아닌것이 되고, 자그마한 것들이 큰 것이 되어가는 시간이었다. & 나중에, 아이가 생긴다면 그 아이가 고등학교를 졸업할때 쯔음, J씨와 함께 쿠바에 가자는 이야기를 했었다. 다른 나라에서 1년, 꽉 채워도 ..
볕이 잘 들어서, 따뜻한 카페에 앉아있자니 바깥의 찬 바람 따위 잊어버리고 이제 봄이구나 - 하고 여행 계획을 짰다. 모처럼 쉬는 날이 있을 땐 떠나야한다. 혼자 떠나려던 여행에 일행이 더해졌다. 자전거를 못타는 둘과 자전거를 잘 타는 하나. 둘은 찬찬히 걸어도 괜찮을 것 같은 삼월 중순의 여행. 벚꽃이 필 때 가야 제 맛일것 같지만, 이런 저런것들 따지다 보면 못 떠날 것 같아 아예 날을 잡아버렸다. 기차도 타고, 배도 타고, 버스도 타고, 걷고 그렇게 지내다 돌아와야지, 하고. (무려) 리필이 되는 카푸치노라던지, 두툼한 머그컵이라던지, 홍대에 있는 카페치고는 저렴한 가격이라던지, 잔이 올려나오는 트레이도 적당하니 마음에 들어서 앞으로도 자주 가게 될 것 같았던 카페. 카페 이름은 내가 왠지 부끄러워..
보라카이 직행도 있다지만, 마닐라 공항에서 내려 가이드를 만나 경비행기를 탔다. 경비행기는 시끄럽고 흔들리고 무섭고 좁고 냄새가 났다. 큰 여객기도 이,착륙때는 창문 밖을 내다보지도 못하는 나인지라 눈도 제대로 못 뜨고 J씨의 손을 힘주어 잡았다. 역시 난 공중은 좀. 어휴. 다음에 가게 되면 직항을 타야지 싶은데 그때 되면 또 모르지 :-P 수영도 못 하면서, 이상하게 배는 작아도 커도 괜찮다. 푸켓에서도 그랬지만 더운 나라와 물의 조합은 언제나 환상적이다. 노랗고 빨간 배와 파랗고 초록색의 물은 도시의 원색과는 달리 부담스럽지 않다. 보고 있으면 신나지만 마음이 평온해지는 건 단지 '물'이어서 그런건가. 인천에서 아침 출발 비행기였지만, 섬에 거의 다 들어갈때 쯤에는 해가 지고 있었다. 하루의 일정을..
서울 시립 교향악단 실내악 시리즈 Ⅰ | 2011년 2월 18일 금요일 PM 7:30 |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 | · 말러, 피아노 4중주 - 김효경(vn) 강윤지(va) 이정란(vc) 이용규(pf) · 쳄린스키, 클라리넷 3중주 - 채재일(cl), 이정란(vc) 이용규(pf) · 슈베르트, 8중주 - 웨인 린(vn), 임가진(vn), 강윤지(va), 주연선(vc), 안동혁(db), 채재일(cl), 곽정선(bn), 미샤 에마노브스키(hn) 현악기로 채운 말러 4중주가 제일 좋았다. 클라리넷 소리를 별로 안 좋아한다는 것도 깨달았지만, 그건 두번째 연주자가 너무 숨소리를 진하게 내서 더 그렇게 느꼈던 것 같기도 하고. 으하하. 체임버홀 처럼 규모가 작은 공연장은 처음인데, 소리가 꽉차는게 너무 좋아서 - ..
반죽이 너무 되서 우유를 조금 넣었더니 반죽이 순식간에 묽어졌다. 남은 쿠키 믹스를 급하게 찾았지만 남은 건 없고, 새롭게 포장을 뜯어야 될 판. 새걸 뜯을 만큼 많이 필요한 건 아니라 조금 남아있던 머핀 믹스를 같이 넣었더니 곰돌이 배가 동그라지게 부풀어 올랐다. 내가 만들었지만 이거 뭔가 엄청 귀여워! 이번엔 홍차를 넣었는데 (내가 넣고도 닐기리인지 피크닉티인지 모르겠다) 맛이 안 난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먹다보면 거뭇거뭇한게 대체 뭔가 싶을 정도라 조금 슬프지만 다음에는 베르가못 향이 오래간다는 얼그레이를 사용해 볼 예정. 아, 아까는 짜증이 나서 베이킹 재료를 장바구니에 담고 나니 마음이 개운해졌다. 으하하.
소세지 반찬에 흰 쌀밥을 맛있게 먹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겠다는 질문에 레시피를 읊어줬더니 '아 그러면 쌀밥을 어떻게 먹어야하죠?' 라고 다시 물음이 왔다. 네이버에 [쌀밥 먹는 방법]이라고 검색하면 밥을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이미지로 하나하나 설명되어 있는 글이 나온다는 답을 주었다. 한두번은 참을 수 있으니 나는 네이버 지식인이 아니라며 욕을 하는건 다음 번으로 미루기로 했고. 검색 엔진에 간단한 문장이나 단어로 검색해서 찾을 수 있지만 내게 물어보는 경우는 대체로 세가지로 나뉜다. 1) 방법(요령)을 모른다 2) 머리가 나쁘다 3) 찾아보지 않는다. 그리고 경험상으로는 70% 이상이 3번을 택한다. 여러개 찾아서 필요한걸 선별해서 습득하는 거 보다 요건에 맞게 답해주는 내가 더 쉽고 편하거든. 1번의..
직화구이팬을 붙들고 쿠키를 구워내는 나를 안쓰럽게 여겼는지, J씨가 미니오븐을 사라 - 고 했다. 사준다는것이 성립되지 않는 것이 부부의 삶이란 말인가, 하지만 그것에 서운함을 느끼지 않는것은 우린 가족카드라 누가 쓰던 결제가 한곳으로 나가니까. 놓을데가 없다는 나의 말에는 어떻게든 놓을 곳은 생긴다고 말씀하시니 감사한 마음으로 사는 수 밖에. 그래서 오늘 온다. 미니오븐이지만 26L인지라 결코 미니는 아니라서 생각엔 전자렌지가 방으로 들어가게 될것 같지만 (다음엔 꼭 주방이 넓은 집으로 이사가야지) 그래도 신난다. J씨와 나는 봄날의 곰처럼 부둥켜 안고 뒹굴거렸고, J씨는 내게 물었다. 우리는 행복한가? 행복하지 않을 이유가 무어가 있겠어요. 더 필요한건 없나? 우리에게 필요한건 돈이지 이히히. 농처럼..
- daily pic
- SELP1650
- a5100
- camera360
- NEX-5N
- 치즈[루]
- Huawei P9
- 고양이
- sewing swing
- 싱거9960
- galaxy note4
- singer9960
- 크림
- 크림치즈
- e.el /
- e.oday /
- springsong.pp /
- mayry /
- Amil /
- YUA /
- hadaly /
- hadaly_t /
- bluetang /
- kyungssss /
- hutjae /
- cherrymoa /
- kagonekoshiro /
- 9oosy /
- oamul /
- tatsuya tanaka /
- sunlightproject /
- dearphotograph /
- tadis12 /
- musicovery /
- Zoomabl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