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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한테 왜 이러는거야

_e 2011. 2. 23. 17:10
소세지 반찬에 흰 쌀밥을 맛있게 먹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겠다는 질문에 레시피를 읊어줬더니 '아 그러면 쌀밥을 어떻게 먹어야하죠?' 라고 다시 물음이 왔다. 네이버에 [쌀밥 먹는 방법]이라고 검색하면 밥을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이미지로 하나하나 설명되어 있는 글이 나온다는 답을 주었다. 한두번은 참을 수 있으니 나는 네이버 지식인이 아니라며 욕을 하는건 다음 번으로 미루기로 했고.

검색 엔진에 간단한 문장이나 단어로 검색해서 찾을 수 있지만 내게 물어보는 경우는 대체로 세가지로 나뉜다. 1) 방법(요령)을 모른다  2) 머리가 나쁘다  3) 찾아보지 않는다. 그리고 경험상으로는 70% 이상이 3번을 택한다. 여러개 찾아서 필요한걸 선별해서 습득하는 거 보다 요건에 맞게 답해주는 내가 더 쉽고 편하거든. 1번의 경우 검색 키워드를 던져주면 그걸 받아 정보를 얻는다. 2번의 경우 검색 키워드로 던져줘도 검색 행위 자체가 이 사람 인생의 큰 고비니까 내가 찾아주는게 서로의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 3번의 경우는 검색 키워드를 던져주면 대답하는 사람의 애정을 의심하거나(내가 귀찮은거냐는 식으로 물어온다) 나는 안되는 모양이라며 포기하거나(하지만 이거 네가 해주면 되잖아 의 분위기를 풍기는 것을 잊지 않는다) 그래서 어떻게 하는거냐(자신은 찾아보지 않겠다는 굳건한 의지 표명을 하)며 재차 물어온다.




가끔씩 사람들의 의존병에 소름이 끼친다. 어째서 남자친구는 지 엄마도 안 사줄 명품백을 사줘야하며, 엄마한테는 받기 싫어 짜증을 부렸던 관심을 남자 친구가 하면 사랑이라고 생각하는건가. 감나무 밑에서 입 벌리고 있는 것도 귀찮아 감나무가 그래서 어디 있다는거냐고 천번만번 외치기만 하는 주제에, 어째서 자신의 귀찮음에 상대방이 자동화 지식인과 백과 사전이 되다 못해 감나무를 입 위에 대령해야만 하는가. 어째서 멀티탭이 잘못 꽂힌건 아무도 발견하지 않았는가, 못했는가. 저 제일 위 상황에서 제일 무서운 건, 질문자가 이미 나한테 [콩밥 먹는 방법]을 배워갔다는데 있다. 몇일 뒤에 [팥밥 먹는 방법]을 물어보면 욕을 하게 될것 같다. 나는 MS오피스 도움말 개 새끼가 아니란 말이다. 그래, 욕 한 마디, 사람을 치겠다는 것도 아닌데 그 정도는 해도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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