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다리가 간질간질한 때가 다가왔다. 어릴적의 피부는 백옥같이 고왔건만, 나이가 먹고 늘어나는건 건조함뿐이라 언젠가부터 날이 추워지면 이내 날씨에 져버리고 바디용품을 사용 하게 되는것이다. 평생에 바디 오일과 핸드 로션이 없이 살 수 없게 될거라 어디 예상했었나. 찬바람에 온몸의 수분을 빼앗기는 기분. 여름동안 써온 미백 크림을 닫아두고 수분 크림을 꺼낸다. 나날이 늘어가는 책상 위 빈 커피 잔의 수는 이럴때 세어보라고 있는게지. 하나 둘 셋 까지 세고는 그만. 저 카페인들로 보내버린 수분을 보충하려면 하루종일 물만 먹어야 해.
“어제는 내일 같지 않을 것이고, 변덕 외에는 아무 것도 지속되지 않을 것이다.” - 퍼시 B. 셀리 참신한, 희귀한, 새롭고 독특한 것들을 추구하는 영역입니다. 좋아하는 것에 특별한 기준은 없으며 오직 나 자신의 느낌과 주관, 변덕이 중요한 곳입니다. 개성도 줏대도 없는 따라쟁이들, 지적인 척 잘난 척하는 속물들, 너도나도 사보는 베스트셀러, 아줌마들이 떠들어 대는 뻔하고 지루한 연속극들은 추방될 것입니다. 이 영역에 속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건방지거나, 못 생겼거나, 심하게 시대착오적인 것들에 비교적 너그러운 편. 무엇에든 쉽게 질리는 경향. 이 때문에 끊임없이 더 새롭고 참신하고 희귀한 것을 찾는 편. 워낙 취향이 주관적이라 좋아하는 것에 기준이 있는지 확실하지 않음. 참신하고 희귀..
작년말 쯤 스스로에게 주는 생일 선물로 컴패션 일대일 해외 아동 결연을 예정했었는데, 갑자기 없어져버린 내 월급의 일부와 휴직 덕분에 하지 못했었더랬다. 올해 여름쯤에는 리안이라고 참 마음에 들게 생긴 아이가 있어서 누나가 결연 신청 해줄께 - 하고 반나절 지나서 들어가니까 이미 없어 ... 리안의 타격이 컸던지 눈에 차고 마음에 차는 아이가 없어서 못하고 방황하다가 몇주만에 들어가 검색을 하니 나랑 생일이 같은 아이가 보여 미루지 않고 바로 결연 신청. 아직 유치원생이라는 Andy를 앞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할때까지 후원해주게 된다. 하려고 마음먹고 먹는데도 계속 미루다 월급이고 내 주머니고 살피면 더 못하겠다 싶어 저질러 버렸는데 오히려 마음이 더 가벼워졌다. 2,3주 뒤면 사진과 자세한 내역이 도착한다..
" 여기, 그리고 여기. " 손으로 집어 내려가는 가슴께에는 보이지 않는 멍울이 시퍼렇게 맺혀있더라. 나는 아무 말도 못하고 고개를 숙여버렸다. 뻗을 수 없는 손을 가지고서는 도저히 얼굴을 마주할 자신이 없었다. 숨겨놓은 겁을 내어놓지도 못하면서 그저 아프다 짚어가는 그 손마저 멈추게 하였다. 웃고 있을 그 표정을 볼 수 없었다. 아무렇지 않을 목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결국, 모든 세계는 다시 가루가 되어 흩날렸다. 바스러져 내려가던 세계를 멈추게 한 그 흔한 사랑은 더는 아무것에도 쓰이지 않았다. 타버린 재가 흩날리듯 흩뿌연한 그곳에서 웃고 있을 네가 있더라. 모든 것은 다시 뙤약볕이 내리쬐는 사막이 되었다. 새벽의 찬 공기가 발을 얼게 하기도 전에 혈관의 피가 모두 끓어 없어져 버릴 것 같은. 너와..
뭔가 이상하다. 늦어서 탄 택시는 길이 막힌다는 그럴싸한 핑계로 뺑 돌아가고, 맛있게 먹은 카레는 체해서 명치가 아프더라. 내가 먹어야 할 아이스 라떼는 노트북이 먹고 있고, 일찍 출근해 일해야지 했는데 지하철이 동대문에서 멈춰서 안움직인다. 분명히 같은 class인데 이 페이지랑 저 페이지랑 왜 보이는게 다른것인가 싶고 내 상식선에서는 이렇게 보이면 안되는데 자꾸만 틀어져 보인다. 인터넷은 제멋대로 연결이 끊겨서 메시지를 씹어먹고 우걱우걱 뱉어낼 생각을 안 하고 회사 메일은 나만 로그인이 안 돼. 뭐가 문제인지 익스플로러 cpu 점유율이 50%가 넘어가고 mp3 사이트는 또 폭파됐는지 열리지가 않아. 이상하다. 착한 일이라도 좀 해야겠어. 뭔가 이상하다.
악성코드니 뭐니 암향 본 계정이 죽어버렸는데, 기본 php나 html들은 어떻게든 찾아내서 수정하겠는데 블로그 소스는 뭘 건드려야 할지 엄두가 안 나서 털고 나와버렸다. 아직 도메인 포워딩 문제가 남았지만. 이제 좀 꼬박꼬박 쌓아볼까 싶었더니, 아니나 다를까, 거의 7, 8년 동안 2년 어치씩 모아놓는 글들을 꼬박꼬박 잘도 날려 먹는 것 같다. 엉엉. 나쁘지 않아, 털자 - 하며. 참 쉽다. 이렇게 쉬운 것들이 예전에는 뭐 그리 어려웠는지, 좁고 좁은 공간에 낑낑대며 쌓아 올렸었더랬다. 욕심은 날로 줄고 삶은 담백하다. 이십 대를 통째로 날려버리고 서른이 되기를 바랐던 스무 살의 한날에 예상했던 것 보다 훨씬 나은 마음이라, 그래서 다행이다 싶다. 날이 추워 처음으로 보일러를 틀었다. 올가을 들어 제일 ..
글을 쓰다 말았다. 남들이 오해하고 있는 (어찌 보면 내가 오해하고 있는 걸지도) 나의 필요성에 대한 이야기였다. 필요성이라는 단어 말고 다른 단어를 대체하고 싶은데 머릿속에 뱅글거리기만 하고 튀어나올 줄 모른다. 이리저리 써내려가다 임시저장만 해놓고 창을 닫았다. 대체 나의 배려심에 관한 변명 아닌 변명이 구차하거나 찝찝하게 나열되는 텍스트들로 씔 이유가 무엇이란 말인가. 나는 사실 니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배려 좋은 사람이 아니에요 - 라는 말을 하기 위해 온갖 미사여구나 활용할 수 있는 단어들을 죄 가져다 써 쓸 필요가 무에 있겠나. 어째서 사람들은 나의 이것을 알아채주지 못할까에 대한 투정은 내가 하고 싶고 되고 싶은것에 아무도 호응을 해주지 않는다며 괜시리 칭얼대는 것과 같을 뿐인데. 글이 제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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