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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쌀쌀한 3월의 어느날에는 정윤언니와 (낮의) 홍대에서 이야기를 하고, 스파게티를 먹고, 또 이야기를 하고, 커피를 마시면서 케이크를 먹었다. 달고 새콤한 케이크를 먹으면서 신랑들의 이야기를 나누고, 유하와 주하의 이야기를 듣고, 사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가 좀 더 어릴적, 거의 십년이 다 되어가는 예전의 시간 부실에 앉아 있을 땐 이런 이야기들을 나누게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을거다. 지금은 기억도 가물가물하게 교복을 입교 있던 우리였으니까. 나이를 먹어간다는것은 크다고 생각한 것들이 별 것 아닌것이 되고, 자그마한 것들이 큰 것이 되어가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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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아이가 생긴다면 그 아이가 고등학교를 졸업할때 쯔음, J씨와 함께 쿠바에 가자는 이야기를 했었다. 다른 나라에서 1년, 꽉 채워도 2년 정도만 살고 다른 나라로 옮기겠다는 내 (방랑자가 되고 싶었던) 개인적인 소망이 조금은 줄어든 그런 이야기였었다. 쿠바의 낡은 건물, 건널 수 없는 바다가 보이는 창가에 앉아 지는 해를 보며 시가를 물고 있자고, 그런 꿈 같은 이야기를 나누며 우리는 웃었다. s는 그 이야기를 듣고는 출국하는 날에는 콧수염을 사주겠다고 했었지. 언젠가는 암향에 셀카 한장 올라올거다. 콧수염을 붙이고 시가를 문 채 화장기 없는 얼굴로 이를 내보이며 활짝 웃고 있는 얼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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