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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월, 동쪽 제주 #3 삼월, 동쪽 제주 #3 넘칠 듯한 바다와 검은 돌, 해가 뜰 때면 수평선에서 해가 날아오르는 것 같다고 붙여진 이름이라던 비양도는 해가 없어서인지 마냥 춥게만 보였다. 이 곳도 하나의 다음으로 남겨둔다. 주차장에 묶여있던 말. 시골에서 흔히보던 풍경에 소 대신 말이 있다. 그 뒤로는 유채와 돌 담들. 보트도 타고, 풍경도 좋다던 검멀레 해변은 바람과 파도에 다 뒤집혔는지 맑은 바다는 없었지만 꼭 파란 하늘이 아니어도 층층이 퇴적된 절벽이 멋졌다. 해변 자체는 크지 않아 어쩌다보니 바다를 지나 저 안쪽 동굴까지 바위를 타고 다녀오기로. 어릴 적 담타고 다녔던 전적이 있어 치마를 입고도 성큼성큼 다니던 나와는 달리 중간에 포기하고 싶었던 헌이는 뒤에서 밀려오는 사람들에 끝까지 왔고, 돌아가는 길 역시 험난했다. 평화롭고 한산하던 .. snap 2016.05.20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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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월, 동쪽 제주 #2 삼월, 동쪽 제주 #2 우도에서는 투어 버스를 타고 중간 중간 내려 다니려 했던 아침의 계획을 전면 수정한다. 안그래도 추위를 잘 타는 둘이라 이를 덜덜 떨어가며 버스를 탈수 없었다. 좁은 길에 운전하기 힘든 헌이에게 미안하지만 차를 싣고 우도로 향한다. 하하호호 뒷편 주차장에 차를 대 놓고 나니 우리처럼 렌트한 모닝이 쪼르륵. 귀여워라. 버거를 인당 하나 시키자니 많을 것 같아 일단 하나만 시켰다. 마늘 흑돼지 버거. 프로페셔널한 언니는 서빙 후 사진 찍으라고 기다려주고, 우리와 버거의 사진도 함께 찍어준 뒤에 버거를 꾹 눌러 반으로 잘라 척척 우리가 든 종이에 넣어주었다. 꾹 눌러놓았는데도 입 안 가득 차는 버거는 고기도 야채도 소스도 듬뿍 들어 맛이 있었다. 버거를 기다리다 자리가 생겨 바로 창가로 옮겨서 바다를 내다 본.. snap 2016.05.20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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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월, 동쪽 제주 #1 삼월, 동쪽 제주 #1 신창 해안 도로와 함께 꼭 가서 보고 싶었던 (남이 찍은) 사진 속의 녹산로는 분홍 벚꽃과 노란 유채꽃과 파란 하늘이 끝이 없는 듯 펼쳐진 길이었다. 첫날 도착해 움직이면서 시내에 벚꽃이 양껏 피어있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매우 기대하며 이른 아침에 출발해 움직였더니 여기가 그곳인가 싶은 곳이 나타났다. 시내쪽보다 고지가 높은 덕분인지, 유채는 피었는데 벚 꽃은 피지를 않고 날조차 흐리니 이 스산한 분위기를 어쩌면 좋을까. 그렇지만 내려서 사진은 찍는다. 지나가는 차들이 대체 여기가 뭐라고 사진을 찍느냐는 듯 바라보는 것만 같다. 엉엉. 좀 더 옮겨보니 벚꽃이 조금 피었는데 유채는 덜 피었다. 삼월 말은 아무래도 이른 시기인 것 같은 녹산로. 그리고 이때부터 우리의 추위+바람과 맞서 싸우는 고난이 시작 되.. snap 2016.05.20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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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월, 서쪽 제주 #2 삼월, 서쪽 제주 #2 가기 전에 알아본 곳이 두군데 있었는데, 그 중 한 곳인 신창 해안도로. 차가 없으면 엄두도 안날 곳이라 찾아두었는데 정작 나는 까맣게 잊어버리고 헌이가 말해줘서 기억났다. 급하게 네비에 찍고 달려달려 도착. 해가 질 때가 제일 어여쁘다지만 그때까지 기다리기엔 시간이 일러 조금은 아쉽다. 커다란 풍차들이 보이면 사이길로 꺾어 들어간다. 우리는 안으로 들어가도 될지 안될지 잘 모르겠어서 입구쪽 전기공사 근처에 차를 세우고 걸었다. 천천히 걷기에도 멀지 않고 풍광이 좋아 굳이 차를 가지고 들어가지 않아도 괜찮은 듯. 걸어들어가면 풍차들을 보며 바다위를 걸을 수 있는 다리가 있다. 높은 곳을 썩 좋아하지 않는 헌이와 나는 정 가운데를 걸었지만 용기를 매우 내 슬쩍 바다를 보니 물이 너무 맑아 난간 근처에는 오.. snap 2016.05.17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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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월, 서쪽 제주 #1 삼월, 서쪽 제주 #1 헌이는 일정을 짜자며 어디를 다녀왔느냐 물었고, 나는 가본 곳이 거의 없으니 어디든 좋다고 답했다. 덕분에 정해진 코스 없이 길 따라 가다 여기다 싶으면 잠시 쉬어가기로 하고 제주로 떠났다. 그리고 서울이 아닌 곳은 어디든 차가 있어야 편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여행만 가면 도지는 면허 병은 서울로 돌아오니 다시 슬그머니 저 구석으로 들어갔지만:-P 오전 비행기에 공항에서 내려 렌트카를 빌리자마자 근처에서 점심을 먹고 여행이 시작된다. 첫 날은 서쪽이다. 애월에 도착해 검은 돌과 파란 바다를 만난다. 파란 하늘 대신 희뿌연 하늘이 날 반겼지만, 저녁까지도 저 뿌연 것들은 해무려니 하고 돌아다녔다. 알고보니 죄다 미세먼지 였다고. 엉엉. 그렇지만 신이 난 우리는 그 미세 먼지를 다 마시면서 걷고 .. snap 2016.05.17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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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월, 창경궁 삼월, 창경궁 몇 년 전부터 계속 되어 온 궁 야간 개장에 드디어 합류했다. 퇴근하는 j씨와 창경궁 앞에서 만나 손 잡고 입장. 생각보다 화려하진 않았지만 소소한 밤 산책으로 좋았다. 밤 산책 2탄으로는 대학로도 같이 걸었고, 없어졌다고 생각했던 예전 집이 아직 있는 것도 다시 확인했고. 벌써 5-6년이나 지난 시간들을 생각했다. 그때도 우린 함께 있었구나 하고. 전국민의 티켓팅이라더니 생각도 안했던 주말표가 순식간에 없어지긴 하더라. 종종 있는 가로등 아래에는 셑카를 찍는 무리들이 모여있어 조금 웃기기도 했고. 표는 다 끊어두었지만 컨디션이 안 좋아 가지 못한 경복궁이 아쉬우니 그건 다음번 티켓팅에 다시 참전하는 걸로. snap 2016.03.31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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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월, 이른 봄 소풍 삼월, 이른 봄 소풍 따뜻하다 갑자기 꽃샘추위가 몰려온 삼 월에 서울랜드로 향했다. 겨울 점퍼를 다시 꺼내 입었고, 장갑을 안 낀 손은 내내 시렸다. 혹시나 하고 챙겨간 핫팩을 손에 쥐고 이른 봄 소풍. 너무 추워서인지 평일이어서인지 사람이 거의 없는 놀이공원은 운휴중인 놀이기구도 많았지만 덕분에 평소에 보기 힘든 한산한 광경. (어린이용이지만) 안 타던 놀이기구도 몇 개 탔더랬지. 쏠씨는 놀이기구는 시시하지만 그걸 타고 소리 지르는 내 덕에 즐거웠다고 한다. 옮겨 간 동물원에도 추워 사람과 동물들 모두 한산했더랬지. 기린과 코끼리, 몇몇 동물들은 실내에 있었는데 추운 날에도 볼 수 있는 것은 좋았지만 방안에 있는 동물들을 보자니 모두 힘이 없어 보여 같이 힘이 빠지는 기분. 봄이 오면 동물원에 가자고 매년 노래를 불렀지만 .. snap 2016.03.17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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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월, 눈 이월, 눈 하루가 더해진 이월의 끝 무렵에는 함박눈이 쏟아졌다. '함박눈'이라니, 우리 말은 읽는 소리만으로도 느껴지는 효과가 있는 것 같다. 함박 함박 함박눈. 베란다 창문에 매달려 내리는 눈을 바라보며 조용히 눈이 오는 소리를 들었다. snap 2016.03.01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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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월, 눈 이월, 눈 2시간 반이면 서울에 도착하는 평소와 달리, 5시간 반 소요 예정이라고 적힌 화면을 보고 모든 것을 포기하고 귀에 이어폰을 끼웠다. 예능 프로그램 하나를 1회부터 보기 시작하며 시간을 보내다 휴게소에 도착하니 따뜻한 차 창문에 서린 김에 잘 보이지 않던 눈이 한가득. 15분 꽉 채워 눈 구경을 하고는 다시 버스에 올라탄다. 겨울과 함께 쌓여있는 눈 눈 눈. snap 2016.02.1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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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월, 목요일 밤 일월, 목요일 밤 서로에게 생일 선물이라며 책을 내밀었다. 곧, 혹은 좀 더 뒤에 떠날 여행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작은 공연들의 이야기도 나누었다. 마파 두부에 고수를 빼달라고 하는 것을 깜빡하고, 카푸치노에 시나몬을 빼달라고 하는 것을 깜빡하기도 했다. 자잘한 이야기들이 들어찼다. 15.라고 제목을 썼다가 고쳐쓴다. 16 - 이라고 쓰는 것이 아직은 익숙치 않다. 다시 한번 일월, 이라고 고쳐쓴다. 이건 여러 장의 기록으로 남겨둬야겠다. /// galaxy note4, A Better Camera snap 2016.01.08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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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이월, 호수공원 십이월, 호수공원 바람은 찼지만 바람에 묻어오는 나무 냄새가 좋았다. 어둑해지는 하늘 덕분인지, 귀를 꽁꽁 얼리는 찬 바람 때문인지 함께 걷는 사람조차 적었다. 담양에서 봤던 메타세콰이어길만큼이나, 어쩌면 더 긴 길을 걷는다. 걷고 걷고 또 걷다보니 점점 날이 저문다. 그래도 아랑곳 하지 않고 걷고 걷고 걷다보니 밤이 깊다. 겨울의 오후, 저녁, 밤을 걸었던 어느 십이월. snap 2015.12.05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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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월, 교토 이월, 교토 후시미이나리 신사 가는 길. 나는 거리를 찍으면서 다코야키를 사고 ck는 약국에 들어가 있었더랬지. 어디있나 기웃거리다 약국에 들어가니 심각하게 둘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 전 날 밤의 추위에 겁을 먹고 수면 양말 안에 핫팩을 넣은 ck는 아침에 일어나 침대에서 내려오는 순간 비명을 내질렀고, 괜찮냐 물어보는 내게 발바닥을 절대 보여주지 않고 숙소에서 나와서는 기어코 교토까지 가서야 약국에 들러 진통제를 한 통 받았다. 다녀와서 말해준거지만 꽤 심각한 상태라 약사 아저씨는 해줄게 없으니 너희 나라로 돌아라고 했다고. 그렇지만 우리는 또 걷고 걸었더랬다. 대체 뭐가 그렇게 신이 났었을까 생각해보면 딱히 어떤거라고 기억은 안나지만 하루종일 재잘대며 즐거웠던 기억만. 기도하는 사람들을 지나, 영화에서 나.. snap 2015.11.25 1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