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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쪽으로 향하는 중에도 바다를 따라 난 길을 달린다. 다음은 월정리.
시간이 모자라 카페에 앉아 바다를 내다보지는 못했고 파란 하늘은 못 봤지만
작년 여름의 월정리보다는 훨씬 잘 보이고 훨씬 파란 바다니 그걸로 만족할테다.
바람개비가 예뻐 보여 차를 세운 푸른도 해변에는 투명 카약을 타는 곳이 한켠에 있었다.
물도 밑이 다 들여다보일정도로 맑은 곳이라 타면 어떨까 잠시 궁금했지만
너무 맑아 살짝 겁이 나기도 하고, 노를 저으며 신날만큼 힘도 없고,
그냥 살랑살랑 그 앞을 구경만 한다. 여기도 다음에 오자며 이번에도 다음, 다음, 다음.
여기는 아마 김녕. 비슷한 거리에 붙어있는 해변들은 비슷비슷 다르게 생겨서
처음 가본 걸로는 기억을 구분해내기가 애매하다.
쉬는 동안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나니 gps가 기록되는 카메라를 가지고 싶어 찾아 본 건 비밀.
그리고 3바다에 1.5마리씩 백구들이 노닐고 있었다. 얘들이 차를 따라 다니나 싶었지만
우도에서도 비슷한 애를 보았으니 그냥 다 따로 그 곳에 사는 아이겠지.
사는 곳이 제주라니, 좋겠다 너희들.
그리고 잠시 들른 함덕의 바람기억. 나나 언니가 일하고 있는 카페인데
저 멀리 함덕해수욕장도 보이고 카페 인테리어도 좋고, 음료를 시키니 담아주는 하루방컵도 좋고,
물론 나나 언니가 있어서 제일 좋았고. 제주는 혼자가는 게 아니라 항상 일행이 있어서
나나 언니를 많이 못 보는게 아쉽다. 다음에는 하루쯤은 혼자 남아 언니랑 놀아야지.
전에 헌이는 혼자 와서 마냥 앉아있었다고 하고, 작년 여름의 나는 나나언니랑 들렀던 함덕은
여전히 파랗고 하얗더라. 해가 드문드문 나기 시작해서 등에 따뜻한 볕도 쐬었다.
봄날 카페에서 가지고 나와 버리려고 들고 나온 컵은
버릴 곳이 없어 결국 삼양까지 같이 제주 일주.
헌이는 면허가 없는 내 덕분에 삼일 내내 베스트 드라이버였다.
작년 여름에 묵었던 숙소 근처의 삼양 검은모레 해변.
그때는 밤에만 들렀던 곳이라 이름 그대로 컴컴한 밤하늘 같은 모래의 느낌이었는데,
맑은 낮에 와보니 그렇게 검지는 않더라. 학교 끝나고 왔는지 교복입은 아가들이 맨발로 총총.
유명하다는 이호테우 해변의 등대도 보러갔다.
그러고보니 어디서 들어본 것도 같고 사진도 본 것 같은 말 두마리가 기다리고 있었는데
어째서 이 둘은 서로를 보지 않고 다른 곳을 보고 있는지, 안 친한 모양이지 (...)
게다가 두 등대가 서로 멀리 떨어져 있어 좀 더 가까워 보이는 빨간 말에만 슬쩍 들렀다.
드디어 공항 근처. 바다는 보았지만 들어가 놀지는 않은 덕분에 시간이 남아
이제 어디를 갈까 하다 유명한 곳이라니 한번 가보자 한 용두암은 마치 설악산 수학여행때의
주걱을 팔던 그 관광지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아마 사람도 없고 하늘도 파랗고 해도 쨍쨍하면 더 멋있겠지만, 다음에 굳이 또 찾게 될지는 잘 (...)
공항 근처라 비행기도 낮게 난다. 아 이제 정말 곧 돌아가는구나 싶었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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