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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 오키나와 #2

_e 2016. 10. 31. 16:53



둘째 날 시작. 나하 시내와 슈리성, 공항은 모노레일을 이용한다.
오늘의 일정은 슈리성 왕복 + 나하 공항 편도니까 1일 승차권을 끊고 시작했다.
모노레일은 칸이 적은 대신 자주 오는 편이라 이용에 불편은 없다.




모노레일에서 내려 슈리성까지 걸어가는 길.
도시든 시골이든 별반 차이 없이 한적하고 깔끔한 주택가를 지난다.
오키나와는 시샤가 곳곳에 많은데 가정집에도 지붕에 하나 둘 씩은 얹혀있다.
덥지는 않았지만 빙수를 파는 카페 겸 식당도 발견했지만,
빙수가 참 좋은 나라도 시럽은 참 싫어하기 때문에 일본 빙수는 먹고 싶지가 않아서 패스.
일단 서둘러서 슈리성으로 마저 올라간다.


동행했던 셋의 입국 출국일이 죄다 달라 일정상 슈리성은 (나만) 두번을 갔는데,
첫 날에는 날이 매우 흐려서 결국 나올때 쯤엔 비가 쏟아져서 우산을 사야만 했고
마지막 날에는 날이 매우 좋아서 해가 쨍쨍해 내게 숨은 햇볕 알러지가 있는걸 확인 할 수 있었다.
일단은 흐렸던 첫 날 사진부터. 맑은 날 사진은 글 아래쪽에 있는데,
해가 얼마나 사진과 풍경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
첫 사진만 봐도 느껴지는 이 흐림. 다녀온지 벌써 몇달째라 정확한 명칭은 기억을 못하지만
선녀가 건너다니던 데라서 여기서 지내라고 사당을 지어줬다고 했었던것 같다.
근처에 있는 안내판에 2-30년은 되어보이는 손글씨로 쓴 한자병행 한글 설명이 인상적이었고.




빨강빨강하니 일본 같지 않고 중국 어디쯤 같았던 문과 본성.
안쪽은 입장료를 내고 입장하는 곳이었는데 비가 쏟아질 것도 같았고 마음이 급했기 때문에 겉만 훑었다.
밖에서 들여다보니 밖보다 훨씬 화려한 것이 들어가서 둘러봐도 좋을 듯 하고.



나는 새를 별로 (사실은 많이) 좋아하지 않는데 자꾸 새만 보면 네셔널지오그래픽을 찍었던 ck.
두고 간다고 협박을 하고 정말 두고 다녔지만 카메라엔 새 사진이 그득그득했으니 한 컷만.


그리고 날이 흐린 것과 더불어 마음이 급했던 이유는 바로 아시비우나.
슈리성 들어가는 길목에 있는 식당인데 웨이팅이 길다는 소문이 파다해 빨리 가야만 했다. 
원래의 계획은 오픈 시간에 맞춰 가는 거였지만, 계획대로 되지 않아도 괜찮은 게 여행이지.
그 괜찮음의 기세를 몰아 줄을 서 기다리기 시작한다.


아시비우나가 유명한 건 요 일본식 정원 덕분이기도 한데.
비록 모퉁이 구석이지만 다행히 정원이 보이는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시간이 안 맞거나 하면 실내 좌석으로 들어가는데, 정원 자리들은 다 문을 닫아두니
안에서도 밖이 보이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보여도 답답하게 보일 것 같다.



그래도 음식은 맛있으니, 꼭 정원이 아니어도 근처 올 일이 있으면 들리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된장가지볶음 정식과 고야참프루 정식. 가지 맛있어. 가지 싫어하는 사람도 먹을만 한 맛. 
같이 나온 회는 아무래도 따뜻한 바다의 섬이라 쫀득거림도 적고 맛도 덜했지만
이미 예상했었기 때문에 실망은 없다. 파인애플이 매우 달고 물이 많아 먹다 사례 들린건 비밀.



바닥에 떨어진 꽃잎이 나비 같아서 들여다 보며 비가 그치길 기다렸지만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공항에 갈 시간도 거의 다 됐고, 짐을 숙소에서 찾아 이동해야해서 마냥 기다릴 수는 없고
편의점으로 뛰어 우산을 샀다. 숙소에 도착해 짐을 찾을때 쯤엔 비가 다 그쳤다는건 또 하나의 함정. 두둥.




그리고 마지막 날의 슈리성. 맑고 뜨겁고 빨갛고 파랬다.




파란 슈리성. 여행 내내 흐려서 많이 덥지 않은 건 좋아도 사진이 흐린건 슬펐는데
마지막 날에는 맑은게 제 맛이라며 쨍쨍한 날씨로 우리를 배웅했다. 그래도 슬프지 않았던 건
우리가 떠나고 그 다음날인가부터 태풍이 온다는 일기 예보를 봤기 때문이지. 



역광이라 캄캄해보이지만 새빨갛던 본성 입구와
첫날 사진 찍을때 평상에 댓자로 누워 우리가 자기를 배경 삼아 (찍고 나서 알았다) 사진을 찍어도
아랑곳 하지 않던 아저씨가 있던 그 곳. 하늘도 좋고 풍경도 좋아 누워있으면 좋긴 하겠더라.


슈리성에서는 같이 찍은 사진이 없어 각자 위치에 앉혀놓고 사진 세장을 찍어 합쳤다. 음, 그럴싸해.


슈리성 들어가기 바로 전에 있는 건물. 오키나와 관광청 관련 건물인 것 같았는데
건물만 보면 캄보디아도 생각이 나고, 왠지 멋있다. 여러모로 일본 느낌이 유난히 적은 동네.


그리고 또 갔다. 아시비우나. 이번에는 오픈 시간 맞춰서 줄도 안 섰고




자리도 정원이 잘 보이는 한 가운데 좋은 자리. 해도 좋고 바람도 좋고 한적하게 밥을 먹고 
후식으로 추가한 시콰사 아이스크림을 먹는다. 좋은 여행의 마무리 (라고 쓰지만 아직 많이 남은 여행글)


귀여운 유이레일-모노레일을 탄다. 정류장이 위쪽이라 열차를 탈 때 문 틈이
저 밑으로 까마득해 보이는데다가 사실 공중에서 떠가는 느낌으로 달리기 때문에
높은데는 영 싫은 나에겐 시선 둘 곳이 가끔 없어지긴 하지만 시원하고 귀여워서 괜찮다.
종점에 도착하면 기사님은 성큼성큼 반대편 조종석으로 자리를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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