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 트리는 아일랜드 전통으로, 신랑 신부를 축복하며 방명록 대신 지문을 찍고 서명을 하는 것이라고 한다. 12월에 결혼을 하는 e언니의 의뢰. 일러스트로 작업했다. A3 사이즈를 이야기 하니 그것보다 큰 것이 좋다고 해서 A2 사이즈로. 기존에 판매하는 것들이 캔버스 천이라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수입지로 출력해 결혼식 당일에는 액자에 유리 없이 이젤에 세워 둘 예정. 요건 옆에 같이 둘 A4 사이즈의 설명서. 샘플 서명은 장동건, 정우성 등등 초호화 게스트들이 (...) 당일, 실물에는 더 많은 지문을 나무가 풍성해졌으면 한다.
그러니 추워도 춥지 않다고 소심한 오빠들이 노래하였지만, 추운 건 추운 것. 아침에는 덜덜 떨며 일정 많고 약속 많은 올해의 끝을 향해 달려간다. 미세먼지니 뭐니 목도 코도 눈도 아프고 나니 맑아진 공기에 바로 비가 쏟아졌다. 당장 오늘 밤부터 매우 추울 테니 내일은 아마 겨울 자켓을 입고 나오게 되겠지. 올겨울에는 뜨개질을 하고 싶지만, 전에 장갑 하나 보고 산 책에 있는 것 중에 무어라도 하나 만들고 싶지만, 미싱을 돌리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예쁜 장갑이 가지고 싶은 거라 미싱을 돌려봐야 주방장갑 밖에 나오질 않건만. 눈꽃씨에게 거하게 무언가를 먹이고 일일 클래스를 받아야 하나. 한동안은 h의 주문으로 가방 공장 모드였다가 모두 끝냈고. j씨의 부탁으로 앞치마도 만들고, 막내의 부탁으로 일..
그러고 보니 누군가 예전에 너는 숲과 나무와 걷는 것을 엄청 좋아하는구나 했었다. 아무것도 없는 방 안에서도 우두커니 혼자 앉아 있을수야 있지만, 바람이 간간히 나뭇잎을 흔들고, 풀들이 가만히 있지만 작게 몸을 움직여대는 숲에서는 나무인양 풀인양 하다못해 돌 인양 몇 시간이고 앉아 있을 수 있을 것만 같다. 어딜 놀러가야 하나 가을 소풍을 준비하다 (이번 만큼은 절대 앞서 나서지 않고 얌전히 있기로 마음 먹었건만) 화담숲이라는 곳을 발견했다. 단풍이 절정일때 그렇게 어여쁘다길래 화담 숲으로 결정. 그리고 매표소에 도착하는 순간 깨달았다. 단풍철의 주말 단풍 구경은 단풍만큼 사람 구경도 실컷 한다는 것을. 뭐 그런때 돌아 다녀봤어야지. 앞으로는 무슨 철에는 소풍을 다니지 말자 굳은 다짐을 하며 걷기 시작했..
가을 소풍 가는 길에 입어야지 하고, 오전에 후루룩 만든 고무줄 치마. 정말 대충 만들어버려서 밑쪽 트임도 고무줄 지나가는 길도 다 만들어둔걸 뜯어서 마무리해야했다. 그렇지만 나름 밑에 트임도 줘서 종종 걸음을 걷지 않아도 됐다. 접히는 부분에 고무줄 들어가는 길을 두고 박음질을 하고 밑단도 접어 박기로 마무리. 써있기로는 30수 정도라고 되어있지만 해는 커녕 형광등 아래에서도 속이 다 훤히 비치는데 사 둔 안감은 이미 다 썼고, 뭘 대어볼까 하다 아! 하고 반 접어 만들기로 했다. 대폭이고 양쪽에 장미 라인이 있어서 안감으로 들어가는 부분은 장미라인을 잘라내고 지그재그. 덕분에 해 아래 나가면 본의 아닌 시스루가 되어 섹시함을 뽐내지만 중요한 부분은 지킬수 있었다. 가을 가을했던 나들이.
기쁜 일이 있을 때 말해주지 않는 것도, 힘든 일이 있을 때 말해주지 않는 것도 서운 하지만- 매일의 불행을 공유 당하는 것은 쉽지가 않다. 상대의 불행에 잠식되는 기분. 그래서 한발자국 물러나면 기쁜 것도 힘든 것도 같이 오지 않아 그 거리가 매번 어렵다. 나는 다만 내가 다치지 않고 상대방을 해치지 않는 안전 거리를 유지하는 것 뿐인데, 그 거리가 유난히 다른 사람보다 먼 모양이지. 우린 사이가 참 좋아- 라고 하는 j씨에게 같이 사는데 사이가 안 좋으면 어떻게 하냐며 웃었다. 퇴근해서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왔더니 친하지 않은 사람이 집에서 기다리고 있다니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그래서 연애를 길거나 뜨겁게 해야하는 것이다. 결혼하면 친하거나 안 친한 사람과 항상 같이 있어야 하니까, 이왕이면 ..
미니 크로스 백으로 대 장정의 마무리 몇 년 전에 사두고 더 구할 길이 없어 끝을 보이고 있는 내 소중한 마이클 밀러 에펠탑 원단과 코튼빌 랜덤 원단으로 왔는데 두껍고 데님 느낌도 나는것이 튼튼해보여 선택한 원단에 윤소가 만들어 보내준 폴리머 클레이 단추까지. 귀요미 핑크핑크는 데일리 라이크 원단들. 역시 꽃밭은 데일리라이크가 최고 안쪽에는 지퍼를 넣었다. 네스홈 투컬러 지퍼인데 원단에 맞춰 달아두면 귀여움이 배가 된다. 옆에 끈을 걸 고리는 면라벨을 두겹으로 늘어지거나 헤지지 않게, 뚜껑을 열면 보이게 라벨도 달아두었다. 드디어 끝. 아무래도 h는 평생 쓸 가방이 필요했던 것이 맞다는 생각이 물씬. 미세 먼지를 해치고 편의점에 가 택배도 접수 완료하고 나니 더 잘 만들 걸, 더 많이 만들 걸 하는 아쉬..
이번 휴일에도 내내 매달리진 않았지만 미싱 앞에서 남은 시간을 보냈다. 요 모양의 가방 역시 이런 것이 가지고 싶다며 스크랩 해 온 사진. 옆선을 따라 상침해서 너무 흐물하지 않게 각을 잡고 지퍼를 달기가 애매한 디자인이라 가운데 가시도트 단추로 마무리. 매지 않으면 네모난 사각 가방인데 크로스나 숄더로 매면 축 늘어지는 독특한 디자인의 가방. 납작한 네모 가방도 하나 만들고. 세트인 파우치와 안쪽 지퍼는 당연한 것인양 자리 잡았더랬다. 그나저나 흰 바탕에 잔꽃무늬는 뭘 어떻게 해도 사진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 울고 싶구나 ^_T 끈이랑 가방이랑 일체형으로 이어지는 모양도 만든다. 밑쪽에 다트도 넣어 둥글고 입체적으로 바닥이 넓게. 파우치도 맞춰 다트를 넣어 맞췄다. 지퍼색도 통일. 안감도 아마 통일. 이..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오늘의 노래들. 별, 불, 밤 - 위 아 더 나잇 '별, 불, 밤 이런것들'이란 앨범 제목에 꽂혀 듣기 시작했는데 타이틀곡인 별, 불, 밤 보다는 열기구 라는 노래가 더 좋다고 한다. 그렇지만 뮤비는 타이틀곡 뿐이니 스크랩은 별불밤으로. 밀리언 조각 - 규현 가을엔 규현이지. 규- 는 알게 모르게 어여뻐라 하고 있는 아이돌인데 솔로 행보가 매우 만족 스럽다. 정준일 곡인 좋은 사람만 틀면 멈춰 버리는 벅스지만(...) 그나저나 밀리언 조각이라니. 특이하긴 하다만, 그걸 노래 가사로 읊기엔...... 노래 가사라도 그냥 수많은 조각이라고 해주지 그랬니 ^_T 서울은 비 - 스윗소로우 이 오빠들 노래야 라이브가 당연히 매우 많이 몹시 좋기 때문에 음원에 별로 기대를 안하는 편인데 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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