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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누군가 예전에 너는 숲과 나무와 걷는 것을 엄청 좋아하는구나 했었다.
아무것도 없는 방 안에서도 우두커니 혼자 앉아 있을수야 있지만,
바람이 간간히 나뭇잎을 흔들고, 풀들이 가만히 있지만 작게 몸을 움직여대는 숲에서는
나무인양 풀인양 하다못해 돌 인양 몇 시간이고 앉아 있을 수 있을 것만 같다.
어딜 놀러가야 하나 가을 소풍을 준비하다 (이번 만큼은 절대 앞서 나서지 않고 얌전히 있기로 마음 먹었건만)
화담숲이라는 곳을 발견했다. 단풍이 절정일때 그렇게 어여쁘다길래 화담 숲으로 결정.
그리고 매표소에 도착하는 순간 깨달았다. 단풍철의 주말 단풍 구경은 단풍만큼 사람 구경도 실컷 한다는 것을.
뭐 그런때 돌아 다녀봤어야지. 앞으로는 무슨 철에는 소풍을 다니지 말자 굳은 다짐을 하며 걷기 시작했다.
이름은 화담숲이지만 평지에 펼쳐진 수목원의 느낌보다는 길을 잘 닦아 놓은 산의 느낌이다.
어느 계절이든 편한 신발 신고 사람 없이 한가하게 걷자면 빠져 나오기 싫을 것 같은 곳.
곳곳은 가을이었다. 불과 이틀 전인데 손이 시린 날씨라니. 순식간인 가을과 겨울의 간격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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