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로 다정치 못한, 무뚝뚝한 본성을 양껏 내보이며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 그래 이런 사람만 주위에 있다면 사는게 엄청 편하고 유쾌할텐데 라는 생각이 드는 사람들이 몇몇 있다. 애써 노력하면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아도 되고, 마음과 마음으로 통하고 있으며, 내가 무슨 말을 해도 받아줄 수 있고, 그쪽이 무슨 말을 해도 내가 받아줄 수 있는. 자주 만나지 않아도 서로를 탓하지 않고 만났을때는 아무렇지 않을 수 있으며, 몇년만에 보더라도 어제 만난것 처럼 별거 아닌 지난밤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남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에 있어서 우리만큼은 이해하는. 간단한 설명만으로도 오해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줄 수 있어서 구구절절하게 어르고 달래지 않아도 되는 관계로만 이루어진 세상이라니. ..
크림 표정이 저런건 자다 깨서 (...) 림이는 바닥에서는 도통 가만히 있지를 않고 이마를 들이대기 때문에 주로 침대나 캣타워 위에서 찍는다. 치즈치즈는 오랜만에 눈이 좀 동그라지게 나온 사진. 아 이불 엉망이네. 둘이 붙어 자는거 보면 귀엽다. 가까이 혹은 멀찌감치 떨어져서 꾸벅꾸벅 졸다가 잠이 드는데, 치즈는 소리가 나면 화들짝 깨는 반면 크림은 언제나 끄덕없다. 치즈가 유일하게 잘먹는 미니컵캔이 오랜 품절끝에 입고 되어서, 림이가 오고 처음으로 둘이 같이 간식을 먹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입짧은 치즈는 남기고, 잘먹는 림이는 제것 다 먹고 치즈가 다 먹기를 옆에서 서성거리면서 기다린다.
첫롤이었다. 아무것도 모르고 구입한 녀석은, 나중에서야 알았는데 고장나 있던 녀석이었다. 광량이 부족하면 사진 못찍는다고 올라온다던 빨간 혀(라고 부른다)도 나는 한번도 보지를 못했다. 필름 카메라에 대해서 아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나에게는 자동 카메라와 A70이 전부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진 몇컷들이다. 그리고 끝이었다. 두번째 롤과 세번째 롤은 온통 까맣게 나왔고 나는 책장 깊숙한 곳에 녀석을 넣어두었다. 조리개가 성치못한 녀석이 '어두운' '실내'에서 이런 사진을 찍어줬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나는 만족스럽다. 그래서 몇년동안 내내, 이 녀석을 다시 사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하고 있는거고. 조만간 사겠거니 생각하고 있는거고.
춥다. 다음주면 사월인데도 눈이 내리다 비로 변했다. 춘삼월이 아니고 추운삼월이지 싶다. 2012년에 종말이 오는게 맞다며 농담을 나눴다. 우습다고 후후 웃으면서 나누었던 이야기는 내리는 눈에 묻혔다. 집에 오는길에는 Bolero를 들었다. mp3의 노래들을 정리하고 새로 넣어도 빼지 않는 곡이 몇곡있다. 리틀 윌리스의 앨범, Canonball과 Delicate, Hallelujah와 Desire, Bolero와 TAXI, 그리고 몇개 더. 버스에는 사람이 많았고, 자리가 안나다 신사역쯔음 지나니까 나더라. 시간이 참 천천히 지난다 싶었는데, 지나고 보니 참 빠르다.
업무용 다이어리를 정리하면서 살가도의 사진을 프린터해 앞면에 붙였다. 얼룩말은 언젠가 꼭 초원에서 직접 보고 싶은 것 중 하나. 딱풀을 슥슥 발라 붙여놓고 꾸욱 하고 무거운 책들로 눌러두었다 떼었다. 4월부터는 프로젝트에 들어가게 될 것 같다. 월요일 화요일엔 광교 옆 14층에 앉아 일을 했다. 아마도 고 근처에서, 아마도 여름까지. 욕심을 가득 품고 행동은 하지 않으면서도 이것하고 저것하겠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버리고 나니 마음이 편해지고 몸이 편해진다. 아둥바둥 껴안고 살아봐야 좋을 것 하나 없는거 알면서도, 다 놓았다 - 이야기 하고는 꼭 끌어 안고 살더라. 올 한해는 욕심 없이, 시간이 지나는대로 평온하면서도 조금만 바쁘게 지내려고 준비중. 눈이 온다길래, 지난주의 눈보라를 생각하고 겁을 먹어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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