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내내 어지러웠다. 보통은 샤워를 할때쯤이면 어지럼증이 가시는데 가실줄을 몰라 엊그제 두통에 진통제를 너무 먹었나 잠깐 걱정을 하고 말았다. 병원에 가라는 j씨의 말을 굳이 듣지 않았던건 가봤자 별다른 말이 없을테니까. 우. 뱅글뱅글 돌다가 점심때가 다 되어서야 겨우 정신을 차리고 보니, 비가 오는구나 - 라고. 창밖을 내다보며 맞은편 건물 창문을 닦고 있는 아저씨들을 보며 마저 어지럽고 있다. 어째서 비오는날 바람도 불텐데 저기 저렇게 단체로 매달려 있는거야.
사람이 많으면 기를 빼앗기는 체질을 지닌 우리는 달리 앉아있을데가 없어 별 수 없이 커피빈에 자리를 잡았다. 미국맛이 난다며 투덜거린것의 정체는 체리였고, 나는 더더욱 투덜거렸지. 션과는 이야기를 나누고 공감하고 들어주는게 참 쉽다. 우리의 이야기는 곡해되지 않고 오롯하게 서로에게 가 닿으니까. 션은 자신의 단면만을 보거나, 원하는 대로 자신을 만들어가지 않고 덩어리인체로 자신을 봐주는 나에 대해 신기하다고 말했다. '나의' 션은 어떤 면을 가지고 있어도, 그저 션이고 그것은 션의 한 부분일 뿐 션의 모든것이 아니니 션을 '이런 사람이다'라고 정의 내릴 수 없는 것 뿐인데도. 당연한 것으로 생각했던 것이니 '헤에, 그런 사람이 없었단 말야-' 라고 웃었지만 잠시후에 나는 꽤 어리둥절한 목소리로 '그러고보..
잘 자랐다. 질리거나 익숙해지는게 아니라, 잘 자라서 참 다행이야 - 라고 j씨는 말했다. 우리는 더하거나 빼놓지 않고 꼬박 횟수만으로 4년이 넘게 함께해 온 서로의 존재에 익숙해졌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시간들을 더해 새로운 모습으로 매일 서로를 마주하고 있다. 꼬맹이였던 나는 아직 어른 취급은 받지 못하지만 가끔 현명하다는 칭찬을 받고 있고, 무심하던 j씨는 내게는 충분하고 적당한 만큼의 관심과 다정함을 건내주고 있다. 지금 내게 j씨이어야만 하는 이유는 별거 없다. 내가 '아'라고 전하기 위해 뱅뱅 돌려 '어'나 '오'로 말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것을 알려준것이 j씨였고, '아'라고 말할때에 가감없이 오해없이 가장 '아'에 가까운 의미로 들어주는 것이 j씨이기 때문이다. 자라고 있다. 나도, 나보다 ..
나도 처음엔 그랬다. 사랑이 전부인양, 사랑이 없으면 마치 내가 없는양. 헤어지면 슬프고 아프겠지만 그래도 살아남아서 다른 사람 사랑하고 그러고 사는 - 게 보통 세상의 사실인데도 불구하고, 내 사랑만 특별한 듯 좋아하는 사람에게 의존하고 기대고, 없으면 안된다고 말하며 짐을 지워주고.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면 좋겠다는 이기심을 양껏 발휘해 엄마도 모를 내 마음을 알아달라고 요구하고, 알아주지 않으면 상처받고. 헤어지느니 죽겠다 협박도 해보고, 네가 내 목숨이다 억지도 써봤다. 우리가 나누는 사랑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가르치려 들었고, 손을 뻗어 눈을 가려 당장 눈 앞에 보이는 것만 가리기에 급급했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모든것에 용서받을 것 처럼 굴었고, 정작 속은 썩어가면서도 용서한 것처럼 굴었다. 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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