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밴드2 덕분에 시들한 마음을 불태워보고자 몽니를 보려고하다 몇번의 고민을 더해 규호언니를 보기로 결정. 뷰민라때도 얼굴 뵈었고, 노래야 자주 들으니 별다른 감흥은 기대도 안했고 귀한분 모시니 봐야겠다는 생각이었달까. 그리고 그 생각은 바람쐬고 돌아와 들리는 리허설 소리에 끝장났다. 십년이 넘게 규호언니는 정말 몇장 안되는 사진, 그것보다 훨씬 적고적은 동영상, 단 한장의 정규 앨범과 다른 가수들 앨범의 음악으로만 접할수 있는 - 일종의 사이버 가수 수준인 - 존재였는데, 그 십년이 넘는 시간동안 듣던 노래가 눈앞에서 라이브로 펼쳐질때의 감동을 간과한거다. 몸상태가 좋지 않거나 이미 전타임에 전 체력을 소모해 날뛰었던것도 문제가 되지 않았고, 결국 편한 좌석에서 몸을 일으켜 앞으로 앞으로 향했다. 간단히..
1. SNS의 폐해는 긴 글 쓰기를 못하게 된 것보다, 제목 없는 글 쓰기에 익숙해 지는 것이 크다고 생각한다. 아마 예전부터 이래왔지만, 블로그 글쓰기 창을 열고 제목 입력칸이 나타나면 순간적인 부담감이 훅 몰려온다. 사실 덕분에 몇 번은 페이지를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닫았더랬다. 2. 일단 오늘부터 연말까지 꽉 채워 다시 출퇴근 생활. 재택 몇달 하고 나니 리듬이 산산조각 난 듯 깨져있어서 적응하는데 살짝 걸릴 것 같긴 하다만 출퇴근이 더 좋다. 재택이 좋은건 정해놓은 시간에 맞춰서 일 할 수 있는 의지를 가진 사람이나 좋은거지 나같은 타입은 부산스럽게 바쁘고 정신없고 잠도 못자면서 실속도 없어서 못쓴다. 내년 봄쯤부터 한해 가득 채워 서울이 아닌 곳으로 프로젝트를 다니게 될 확률이 90%정도 예..
얼짱 각도 유지하면 사진빨 매우 잘 받는 기즈모 손님오면 달려나간다. 덕분에 접대묘가 둘로 늘었다. 고양이들은 여름이 힘들어서, 식탁위에 자리잡고 잘 잔다. 낮에는 에어컨을 틀지도 않는데 가끔은 사이좋게 누워서 노곤노곤. 졸린 김크림 난 치즈랑 몇년을 같이 사는데도 항상 이렇게 예쁘다. 어쩜 이렇게 이쁘니 넌. 이마트 아파트는 매우 잘 사용중. 퇴근하고 들어오면 옷방이 바로 보이는데, 거기서 저러고 자고 있다. 기즈모만 다녀왔냐며 달려나온다. 아파트에 잘 수납ㅋㅋㅋ되어있는 기즈모. 그리고 나의 사랑 너의 사랑 김 치 즈
매번 하는 말이긴 하지만. 바쁜게 조금 가시고 나면 바쁘던 와중에 생각나던 해야 할 일들을 다시 시작하려고 마음 먹는다. 아직 바쁜게 다 끝난 건 아닌데, 오늘 '다시 시작'의 마음을 또 먹었다는 이야기. 요즘의 관심사는 여전히 비슷하지만 조금 다르다. 컴패션과 그림과 고양이, 그리고 이사를 앞두고 있는 집안 살림들의 추가와 비우기. 살림에서 시작되지만 비우지 않고 추가만 하는 것에 익숙해진 까닭에 인생 전반적으로 비움이 필요하다. 남들은 내가 잘 비우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그냥 저 뒷쪽으로 던져놓고 신경을 안 쓰는 것뿐이다. 가끔은 그것들이 발치에서 걸리적 거려 넘어지게 만드는데 지대한 공헌을 하기 때문에 안 그래도 잘 넘어지는 몸의 상처야 어쩔 수 없다 쳐도, 마음의 상처쯤은 이제 늘어나지 ..
할 일이 쌓여있다는 것을 인지하는 순간, 여유는 눈꼽만큼도 없이 마음이 조급해지기 시작한다. 단 십분의 시간조차도 헛되게 쓰는걸 용서 못하겠다는 듯 한번에 두 세가지 일을 죄다 쥐고 거기에 휘둘리고 결국은 해내고 다 끝나고 나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에 어색해 어쩔줄을 몰라 한다. 삼십분, 한시간, 하루가 늦는다고 큰일이 나는 것도 아닌데도 불구하고 꼭, 지금 당장이라도 해치우지 않으면 큰일이 나는것 처럼. 안먹고, 안쉬고, 말 한마디가 아깝고, 이럴때만 또 생각나는 온갖 할 일들을 최대한 참고 미루면서. 어젠 결국, 마음이 삭막해졌다는 평을 들었다. 그래도 뭐, 괜찮다. 여유가 없어져도 예전처럼 괴롭고 힘들고 허덕이지는 않으니까. 그토록 바라던 서른의 목전에 별다른 것은 없다 여기고 살면서도 이렇게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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