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쉬고, 일을 시작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7월 말까지. 일은 많이 없다. 게다가 모두가 칼퇴하는 분위기에 나 혼자 여자라 주섬 주섬 짐을 챙기고 있으면 6시 5분에 나 혼자 남아있는 때가 종종 있다. 조, 좋은 현상이긴 하다만. 그런데 다른 일이 많다. 1학기 개강에 맞춰 새롭게 공부를 시작했다. 한 과목에 한주 1-2시간, 여섯 과목이라 퇴근 하고 하루에 한 과목씩 꼬박꼬박 강의를 들어야 주말에 하루는 쉴 수 있다. 하루의 온전한 휴일도 자격증 공부 시작하면 끝이지만, 이제 겨우 1-2주차인데 피곤하다. 오랜만에 공부하는 것이 힘든건지, 쉴 시간을 쪼개 집중하는게 힘든지는 잘 모르겠다. 아직 갈 길이 멀다. - 에피소드 하나. 상담 심리학 개요를 듣다가 상담자의 자질에 대해 이야기 하는데, '내담..
별 것도 안하는 데 시간이 빨리 지난다. 일주일에 두어번은 밖에 나가 누군갈 만나고, 집에 있자면 늦으막하니 일어나 창문을 죄다 열고 청소를 싹 하고는 자리에 앉아 영화를 보거나 만화책을 본다. 매우 좋지만, 이제 슬슬 마음이 불안해져서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중. 일을 안하는게 종종 죄를 짓는 기분이 들때가 있다. 그래도 예전보다 유유자적하게 지내는 요령은 터득한 것 같지만. 에이 몰라, 조금만 더 유유자적. 색연필을 오랜만에 쥐니 괜히 신나서 혼자 흥얼거리며 색칠을 한참 했다. 좀 큰 그림을 시작하려고 하는데, 막상 또 시작하려는데 엄두가 안난다. 뭐든 시작이 어렵지 뭐. 그런 의미에서 오늘 쯤 시작해보자- 하고 혼자 다짐. 올해의 시작과 함께 하려고 했던 것들이 몇개 있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다가..
한참을 걸었다. 백팩을 매고 운동화를 신기를 잘했다. 남쪽은 따뜻할거라고 생각했지만 생각만큼 따뜻하지 않았다. 기차를 놓친 현이는 아침부터 발을 동동 구르며 뛰어다녔고, 이야기를 들은 J씨는 너무 일찍 출발한 탓이라며 혀를 찼다. 켄과 함께 도착한 죽녹원에는 무섭게 생긴 팬더들이 우리를 반겼다. 너무 무서워서 사진은 올리지 않을테야. 마치 팬더 분장을 한 사람의 조각상 같았다. 바람이 지나가는 소리가 고스란히 들려오는 죽녹원에서 이런저런 자잘한 이야기들을 나누기도 하고, 아무말을 하지 않기도 하며 우리는 걸었다. 스산한 겨울에도 파란 대나무 숲은 밖보다 추웠지만 서늘한 공기가 싫지 않았다. 사람이 없어 여유로운 것이 오히려 더 좋았다. 여름에 다시 한번 와야겠다며 다음을 기약한다. 사실 겨울엔 정말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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