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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하는 말이긴 하지만.
바쁜게 조금 가시고 나면 바쁘던 와중에 생각나던 해야 할 일들을 다시 시작하려고 마음 먹는다. 아직 바쁜게 다 끝난 건 아닌데, 오늘 '다시 시작'의 마음을 또 먹었다는 이야기.
요즘의 관심사는 여전히 비슷하지만 조금 다르다. 컴패션과 그림과 고양이, 그리고 이사를 앞두고 있는 집안 살림들의 추가와 비우기. 살림에서 시작되지만 비우지 않고 추가만 하는 것에 익숙해진 까닭에 인생 전반적으로 비움이 필요하다. 남들은 내가 잘 비우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그냥 저 뒷쪽으로 던져놓고 신경을 안 쓰는 것뿐이다. 가끔은 그것들이 발치에서 걸리적 거려 넘어지게 만드는데 지대한 공헌을 하기 때문에 안 그래도 잘 넘어지는 몸의 상처야 어쩔 수 없다 쳐도, 마음의 상처쯤은 이제 늘어나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물론 예전보다 날이 덜 선 마음은 넘어져 긁혀도 덜 아프긴 하다만 가끔 변화 되지 못한 공간에 넘어지는건 예전만큼이나 아프다. 이젠 누가 밀어 넘어지는걸로 충분하다. 혼자 넘어져 아프면 서러워도 부끄러워 어디 말도 못한다. 다 비우고 나면 누가 밀어도 안 넘어지게 힘을 길러 우뚝 서야한다. 하긴 '나는 XX를 해야한다.'라는 말이 너무 많은 것도 내 단점인 것 같긴 하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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