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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일이 쌓여있다는 것을 인지하는 순간, 여유는 눈꼽만큼도 없이 마음이 조급해지기 시작한다. 단 십분의 시간조차도 헛되게 쓰는걸 용서 못하겠다는 듯 한번에 두 세가지 일을 죄다 쥐고 거기에 휘둘리고 결국은 해내고 다 끝나고 나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에 어색해 어쩔줄을 몰라 한다. 삼십분, 한시간, 하루가 늦는다고 큰일이 나는 것도 아닌데도 불구하고 꼭, 지금 당장이라도 해치우지 않으면 큰일이 나는것 처럼. 안먹고, 안쉬고, 말 한마디가 아깝고, 이럴때만 또 생각나는 온갖 할 일들을 최대한 참고 미루면서.
어젠 결국, 마음이 삭막해졌다는 평을 들었다. 그래도 뭐, 괜찮다. 여유가 없어져도 예전처럼 괴롭고 힘들고 허덕이지는 않으니까. 그토록 바라던 서른의 목전에 별다른 것은 없다 여기고 살면서도 이렇게나 달라 나이를 먹는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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