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되면 장사를 해야하지 싶다. 도시락 가방 만들고 난 다음에 남은 천에, 예전에 테이블 매트 만들고 남았던 천과 이리저리 남아있던 라미네이트 천들을 꺼내 죄다 자르고, 지퍼도 잔뜩 잘랐다. 첫 사진 보고 얼마 없는 줄 알았겠지만 이렇게나 많았다. 만들기를 하면 왜 이렇게 한번에 많은 걸 만들게 되는지는 여전히 잘 모르겠다. 그래도 원단 서랍이 살짝 비어서 겹겹이 쌓여있던 원단들이 자리를 잡아서 뿌듯뿌듯. 요건 동전지갑 겸 이어폰 지갑. 쏠씨가 도시락 가방과 함께 주문한거라 나도 하나 쓰려고 여러개 만들었다. 심부름 값으로 ck와 ck의 친구에게도 1엔 지갑으로 보낼 예정. 쉘케이스를 아주 느릿느릿 잔뜩 만들고 있는데, 그건 정말 팔까 샐각 중. 호호. 몇개는 들고 와서 회사분들께 돌렸고, 몇개 남은건 ..
요즘 도시락을 싸들고 다니는 쏠씨의 주문으로 만든 방수 도시락 가방. 안감 겉감 모두 방수라서 재봉하는데 조금 힘들었지만 그래도 어찌 어찌 완성. 대신 몇몇 부분이 울어서 내가 울고 싶은 마음. 엉엉. 그래도 주문할때 참고하라고 그려줬던 그림과 꼭 같게 나왔다는 답을 받았다. 겉감은 무광 라미네이트로 번쩍거리거나 번들거리지 않게, 안감은 전체 가방 무게가 늘어나지 않도록 생활방수가 된다는 자외선 차단천으로 가볍게 사용했다. 옆면과 바닥이 두툼한 편. 사이즈는 앞면25*25cm + 바닥 13*25cm 으로 재단했는데 만들고 난 다음은 안 재봐서 모르겠 (...) 지퍼는 요렇게 들어가있다. 원래는 지퍼랑 옆면이랑 붙지 않게 만들었는데 안에 물건 넣고 손잡이를 들면 옆면이 벌어질 것 같아서 마무리 단계에서 같..
어떤 생각으로 그런 말을 하는지는 안다. 누군가 내게 '결혼하니 좋으냐'고 물으면 '별 것 없더라'고 답하게 되는 것과 같겠지. '매일 같이 출근해서 같이 일을 하는 것이 어떠냐'고 물으면 '별 다른 것 없다'고 답하게 되는 것과 같겠지. 그렇지만 결혼 기념일이라는 말에 '일년 중 제일 끔찍한 날이네요'라고 하는 농담에는 '아직은 아닌가봐요'라는 것 말고는 뭐라 답해야할까. 그렇게 답했는데도 굳이 몇 번을 더 [결혼을 기념하는 것은 끔찍한 일이다]라고 거듭하는 것에 대해서는 더 이상 무슨 답을 해야 할까. 안다, 그렇게 말하지만 자신의 결혼 기념일에는 나아내를 위해 식당을 예약하거나, 선물을 준비하거나, 케이크 초에 불을 붙이겠지. 안다, 다른 사람에게는 '결혼은 안 하는게 좋다'고 말하고 다니지만 다시..
친구 결혼 선물로 디자인 해 준 식권. 90*50 명함 사이즈, 스타드림, 네귀도리. 일정이 애매해 주문을 내가 안하고 본인이 직접 한 덕분에 신랑쪽 실물은 보지도 못하고, 신부쪽도 밥먹겠다고 제출하기 바빴다. 아무래도 지인용으로 작업을 하다보면 만나서 전달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샘플로 몇장 빼 달라고 해도 정작 기억들을 못해서 못 받는 경우가 대다수^_T 펄지의 특성상 살짝 톤 다운의 느낌이었지만 오히려 덜 발랄한 느낌이라 괜찮았던 기억. 평소에 펄지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꽃이나 레이스 문양이 들어간 결혼식 디자인이라면 역시 펄지.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오른쪽 눈부터 주륵주륵 눈물이 나기 시작해서 심하면 양쪽 눈으로 줄줄 울고 다닌다. 덕분에 눈꼬리 아랫쪽에 항상 라이너가 번져서 함께 갈색으로 물들어 있는데, 삐아 아이라이너가 그렇게 안 번진다는 소리에 올해는 좀 덜 하길 바라면서 주문 완료. 바쁘다. 야근하고 철야를 해야 할 정도로 커다란 돌이 굴러오는 건 아닌데 자잘한 조약돌들이 쉴새 없이 날아와서 근무시간 동안에는 정신이 하나도 없다. 게다가 자잘한 것들이란 하나 맞을 때는 아무렇지 않지만 여러개를 연달아, 혹은 한꺼번에 맞으면 아무렇기도 하거든. 어젠 오랫만에 밀려오는 것들에 울고 싶었고, 표정이 하루종일 굳어 있었지만 퇴근하면서 극복했다. 일 할때의 감정은 일터에 두고 오는게 맞다. 그것을 계속 안고 있어 봐야 밥도 안 ..
가정용 플라네타리움을 갖고 싶다. 홈스타 엑스트라가 가지고 싶지만 가격을 보고 깨끗하게 포기. 그나마 좀 더 실현 가능성 있는 홈스타 클래식이나 아스트로시어터정도면 괜찮을 것 같다. 너로 정했다. 사실 찾다가 일본 잡지인 대인의 과학을 판매하는 곳을 발견해서 부록으로 딸려오는 조립을 할 수 있는 저렴이 버전도 발견했지만 이미 홈스타를 봐버린 나의 성에는 차지 않는다. - 까지 쓰고 결국 일본 아마존을 뒤져서 가격 확인 후 본체는 미안해서 절대 못 시키고, 추가 소프트만 주문해둘테니 수령만해서 들고 와 달라고 ck한테 부탁까지 해버렸다. 갖고 싶은거 바로 사려고 돈 벌러 다니는 기분이 좀 들긴 하는데 (...) 하지만 변명은 말아야지. 이런저런 이유없이 그냥 가지고 싶으니까. 김거지 신보. '밤 새운 이야..
올해도 돌아온 그민페. 언제나 그렇듯이 알럽 티켓을 끊어야하는데, 티켓팅 바로 직전에 결혼식 소식을 듣고 토요일권만 끊었다. 덕분에 결혼준비 하는 사람 붙들고 직접은 못했지만 이리저리 온사방에 일요일 라인업으로 징징징 찡찡찡. 정작 당일에는 도착하자마자 자몽 데낄라 봉지를 목에 걸고, 온갖 시름을 잊고. 그러고보니 입구짤을 안 찍었네. 올해는 놀이공원 컨셉이었다. 메인 무대 디피는 작년에는 좀 약한 감이 있었어서 올해 컨셉이 좋았는데, 입구 디피는 너무 알록달록한데다가 사슴기린 덕후인 까닭에 작년 입구가 더 좋은걸로. 코끼리와 사슴이 있던 가렌더는 챙겨오고 싶었지만 토요일이라 꾹 참았다. 일요일 저녁이라면 눈 딱 감고 챙겼을지도 몰라, 너무 예뻤다. 그리고 벽들에 붙어있던 현수막들도 가져다 벽에 장식하거..
더 추워지기 전에 한번 더. 각자 먹을 걸 조금씩 들고 왔는데 너무 많아서 먹다 먹다 남은 간식은 집으로 들고와서 다음 날에도 하루종일 먹었더랬다. 오랫만에 김딧피도 같이 외출. 카메라를 왜 2대나 가져왔냐며 처음엔 놀라더니 남는 건 사진이라 연사도 잔뜩, 지나가는 사람들 붙들고 단체 사진도 몇 컷. 찍은 사진만 수백장이라 카톡으로 사진 폭탄 보내면서 원없이 주구장창 버스만 탔는데도 오랫만에 힐링하고 좋았다며 대화창 가득 빼곡한 ㅋ들. 어쩜 이렇게 한결 같은 우리일까. /// SIGMA DP2 & NEX-5N, SEL 1855
십오분쯤 전에 혜화역에 도착해 바로 학전으로 향했다. 그러고보니 대학로는 이사하고 처음이었나. 스무살 중간쯤에 지내던 곳은 꽤 많은 가게들이 바뀌었지만 여전한 것들도 곳곳에 보여 벌써 4년이나 지났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는다. 제일 앞 자리 왼쪽 구역이었는데, 홍대쪽 소극장보다 더 작은 느낌으로 너무 가까워 깜짝 놀랐지만, 객석에 사람들이 들어차고 어둑어둑하게 불이 꺼지고 화면에 글씨가 올라갈때쯤 공연에 집중을 시작했다. 오프닝 게스트는 배영경. 잔잔한 노래가 마음에 들어 다녀와서도 노래를 몇 번 더 듣다가 그민페 타임테이블 쇼케이스에서 발견하고는 반가운 마음에 잊지 않고 챙겨보았다는 것은 한달이 조금 덜 지난 후의 이야기. 후기라고 해야하나, 다녀왔던 기록이 늦어졌던건 바빴기도 했지만 무어라고 쓸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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