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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오분쯤 전에 혜화역에 도착해 바로 학전으로 향했다.
그러고보니 대학로는 이사하고 처음이었나. 스무살 중간쯤에 지내던 곳은 꽤 많은 가게들이 바뀌었지만
여전한 것들도 곳곳에 보여 벌써 4년이나 지났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는다.
제일 앞 자리 왼쪽 구역이었는데, 홍대쪽 소극장보다 더 작은 느낌으로 너무 가까워 깜짝 놀랐지만,
객석에 사람들이 들어차고 어둑어둑하게 불이 꺼지고 화면에 글씨가 올라갈때쯤 공연에 집중을 시작했다.
오프닝 게스트는 배영경. 잔잔한 노래가 마음에 들어 다녀와서도 노래를 몇 번 더 듣다가
그민페 타임테이블 쇼케이스에서 발견하고는 반가운 마음에 잊지 않고 챙겨보았다는 것은
한달이 조금 덜 지난 후의 이야기.
후기라고 해야하나, 다녀왔던 기록이 늦어졌던건 바빴기도 했지만 무어라고 쓸 말이 없었달까.
말그대로 엎어지면 코까지는 아니어도 손 끝은 닿을 것 같은 거리에 있던 언니는, 오빠는 곱고 다정했고,
작은 관객석의 우리는 다같이 하나되어 오빠의 숨소리 하나까지도 다 챙겨들을 기세로 귀를 기울이고,
어느 하나 소리내어 노래를 따라부르지도 않는 그런 시간들이어서. - 까지 쓰고 벌써 몇일이 지난거야.
역시 뭐라고 써야할지 모르겠다. 좋았고, 잔잔했고, 같이 곱게 웃었고, 같이 예쁘게 울었다. 그래, 그거면 됐지.
그대의 눈으로 보고싶고
그대의 꿈으로 살고싶죠
그대가 웃을 수 있는
아름다운 정원이고 싶죠
/ 푸른정원
앵콜에 남긴 사진 한장. 핸드폰 사진이라 눈코입 하나 없이 찍혔지만, 그래도 보고 있자면 그때의 기억이 여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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