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주구장창 들고다니던 립스탑 원단의 에코백이 겨울 옷들에는 너무 화려하고 원단도 차가운 것 같아 약속 바로 전 날 저녁에 원단을 자르고 미싱 앞에 앉는다. 코트 겉감에 써도 좋을 모직 원단이라 따로 접착솜이나 심지 없이 만들었다. 예전에 사 두었던 귀여운 부엉이 참이 붙은 가죽 라벨도 달아주니 작아도 포인트로 눈에 잘 띈다. 지퍼도 잘았다. 너무 깊게 달았나 싶긴 한데 딱히 불편한 건 없다. 안감은 인디언 핑크의 이중 거즈. 색이 마음에 들어 썼지만, 안 주머니 쪽은 박음질 구멍이 늘어나기 시작해서 슬프다. 다만 겉감이 튼튼해 더 늘어날 일이야 없을테니 그걸로 위안을 삼는다. 패딩에도 코트에도 들기 좋아 회사에도 잘 들고다니고 있는 중인데 확실히 심지가 없어 그런지 울퉁불퉁하다. 뭐, 별수 없지. ..
엄마 아빠 꼬꼬마용 넥 워머 세트. 꼬꼬마 사이즈는 도저히 모르겠어서, 인터넷에서 대충 찾은 cm로 만들었는데 맞을까 몰라. 덤으로 만드는 거고, 택배로 갈 것들이라 시착도 못해보니 안 맞으면 그냥 마는걸로 하고 (...) 집에 있는 겨울 원단들을 다 쓸 때까지는 새로운 원단을 사지 않겠노라 다짐했기 때문에, 안감이 살짝 현란한 느낌이지만 - 안쪽이라 착용하면 안 보이는데다가 나름의 포인트라고 주장해야겠다. 화려하긴 하지만 나름 고가의 브랜드 극세사 원단이라 촉감이 다르기도 하고, 다시 한번 주장하자면 나름의 포인트로써...^_T 겨울, 겨울, 겨울이로다.
새로운 원단을 사지 않겠다고 다짐을 하기 바로 직전에 구입한 랜덤으로 온 겨울 원단에 있던 모직 원단들로 클러치 백 만들기. 랜덤 박스에는 코트감들이 서너종류 있었지만 코트를 만들기에는 원단의 양과 나의 의지가 부족하니 소품들을 만드는데 사용하기 시작했다. 제 멋대로 늘어나는 원단이라 3번인가를 뜯었다 다시 박았다. 털이 보송보송하니 가방을 들고만 있어도 겨울 나기에 따뜻할 것 같은건 좋지만, 나는 분명 직선으로 박고 있었는데 대각선으로 박혀있는 재봉선을 보면서 눈물이... 요건 늘어나지 않아서 재봉하기 좋은 원단. 이런걸 착하다 라고 하지. 몇 개 더 만들어 크리스마스 선물용으로 챙겨 두었다. 송싼타가 될테야.
대각선 지퍼가 달린 세로 길이가 길어 접히는 클러치백. 금색 도트는 금박처리 되어있고, 지퍼 색도 골드에 맞췄다. 고양이놈들의 흰 털만 아니어도 내 것도 하나 만들고 싶은 원단 디자인. 연한 빨강의 해지 원단이 데일리라이크 원단이랑 잘 어울려보인다. 덕분에 아래 패치 부분과 안감 통일. 사이즈는 32*28cm 정도. 안다, 크다. 커. 리버티는 어째서 비싼가 - 를 쓰다, 예쁜 것이 비싼것이 비단 원단의 이야기였던가 라며 웃었다. 유럽으로 떠나는 것이 한달도 남지 않은 h는, 가서 돈 많이 벌어 리버티 사다 준다고 했다. 비단구두 사가지고 돌아온다던 오빠를 기다리는 막내 여동생의 마음으로 기다려야지. 내가 쓸 것 아니니 부담없이 레이스도 달고, 손목 스트랩도 끼워쓰라고 한쪽에 고리도 달았다. 여름용이라 ..
다시 미니 크로스백부터. 주말을 맞아 감기가 된통 걸린 j씨를 꽁꽁 싸매 재워두고 혼자 미싱 돌리며 놀았다. 이번 휴일의 재봉도 주문제작 - 이라고 하기엔 거창하고, 지인들이 원단 잔뜩 보내오면 대애충 뚝딱 만들어주는 정도 =] 지난 번 크로스백보다 세로 길이를 좁혀 달라고 해서 사이즈가 살짝 줄었다. 그렇다고 해도 가방을 만들다 보면 나도 모르게 한 없이 커지는 습관을 버리지 못해 많이 줄이진 못했다. 단추 구멍 대신 끈으로 여밈을, 옆쪽에 있던 고리는 뒷쪽으로 자리를 옮겼고. 안감은 땡땡이. 먼저번 클러치백과 동일한 구성.
미싱을 돌릴때는 BGM 마냥 종영된 드라마를 TV에 띄워놓는데 이번 주말의 드라마는 오 나의 귀신님이었다. 박보영은 귀엽고, 조정석은 양봉하는 듯. 눈에서 꿀이 뚝뚝. 그걸 보면서 만들고 있자니, 요 에코백도 달달하고 알록달록한 자수 원단이라 달큰함이 뚝뚝. 그나저나 가방을 크게 만드는 버릇 좀 없애야하는게 2마면 2개 정도야 충분히 만들고도 남겠다 했더니 빠듯하게 겨우 2개가 나왔다. 이미 반쯤 잘라놓고 매우 당황해서 동공지진. 제발 계획성을 가지고 재단을 하세여 송쏠랭이여. 짙은 바탕색에 흰 자수도 예쁘지만, 흰 바탕에 알록달록 자수도 귀엽고 곱다. 재단하고 남은 원단으로 파우치도 만들어 곁들인다. 지퍼도 알록 달록하게 하늘색과 핑크(빨강 아님ㅠ), 지퍼알은 흰색으로 통일. 아마 남은 11, 12월에..
가을 소풍 가는 길에 입어야지 하고, 오전에 후루룩 만든 고무줄 치마. 정말 대충 만들어버려서 밑쪽 트임도 고무줄 지나가는 길도 다 만들어둔걸 뜯어서 마무리해야했다. 그렇지만 나름 밑에 트임도 줘서 종종 걸음을 걷지 않아도 됐다. 접히는 부분에 고무줄 들어가는 길을 두고 박음질을 하고 밑단도 접어 박기로 마무리. 써있기로는 30수 정도라고 되어있지만 해는 커녕 형광등 아래에서도 속이 다 훤히 비치는데 사 둔 안감은 이미 다 썼고, 뭘 대어볼까 하다 아! 하고 반 접어 만들기로 했다. 대폭이고 양쪽에 장미 라인이 있어서 안감으로 들어가는 부분은 장미라인을 잘라내고 지그재그. 덕분에 해 아래 나가면 본의 아닌 시스루가 되어 섹시함을 뽐내지만 중요한 부분은 지킬수 있었다. 가을 가을했던 나들이.
미니 크로스 백으로 대 장정의 마무리 몇 년 전에 사두고 더 구할 길이 없어 끝을 보이고 있는 내 소중한 마이클 밀러 에펠탑 원단과 코튼빌 랜덤 원단으로 왔는데 두껍고 데님 느낌도 나는것이 튼튼해보여 선택한 원단에 윤소가 만들어 보내준 폴리머 클레이 단추까지. 귀요미 핑크핑크는 데일리 라이크 원단들. 역시 꽃밭은 데일리라이크가 최고 안쪽에는 지퍼를 넣었다. 네스홈 투컬러 지퍼인데 원단에 맞춰 달아두면 귀여움이 배가 된다. 옆에 끈을 걸 고리는 면라벨을 두겹으로 늘어지거나 헤지지 않게, 뚜껑을 열면 보이게 라벨도 달아두었다. 드디어 끝. 아무래도 h는 평생 쓸 가방이 필요했던 것이 맞다는 생각이 물씬. 미세 먼지를 해치고 편의점에 가 택배도 접수 완료하고 나니 더 잘 만들 걸, 더 많이 만들 걸 하는 아쉬..
이번 휴일에도 내내 매달리진 않았지만 미싱 앞에서 남은 시간을 보냈다. 요 모양의 가방 역시 이런 것이 가지고 싶다며 스크랩 해 온 사진. 옆선을 따라 상침해서 너무 흐물하지 않게 각을 잡고 지퍼를 달기가 애매한 디자인이라 가운데 가시도트 단추로 마무리. 매지 않으면 네모난 사각 가방인데 크로스나 숄더로 매면 축 늘어지는 독특한 디자인의 가방. 납작한 네모 가방도 하나 만들고. 세트인 파우치와 안쪽 지퍼는 당연한 것인양 자리 잡았더랬다. 그나저나 흰 바탕에 잔꽃무늬는 뭘 어떻게 해도 사진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 울고 싶구나 ^_T 끈이랑 가방이랑 일체형으로 이어지는 모양도 만든다. 밑쪽에 다트도 넣어 둥글고 입체적으로 바닥이 넓게. 파우치도 맞춰 다트를 넣어 맞췄다. 지퍼색도 통일. 안감도 아마 통일. 이..
지퍼+방수 에코백. 보낸 원단들 보고 한번 더 빵 터졌던게 원단이 대부분 라미네이트여서. 로마 간다더니 영국 가냐며, 가면 매일 비오냐며 놀렸다고 한다. 막 들고 다니기 좋으려면 역시 지퍼가 있는 것이 옳으니 이제부턴 지퍼 에코백. 지퍼는 원단과 함께 온 네스홈 플라스틱 지퍼와 원래 가지고 있던 롤지퍼를 번갈아가며 썼다. 방수 가방이고 지퍼를 안쪽으로 숨겨야하니, 지퍼 윗쪽의 안감도 젖지 않게 방수로. 지퍼 안쪽의 안감은 일반 면으로 나름 색이나 모양을 맞추려고 애썼다. 역시나 파우치도 세트, 사이즈는 크고 넉넉하게. 얘는 지퍼가 귀여우니 지퍼샷이 매우 중요하다. 마침 롤지퍼도 노랑과 핑크가 있어 짝 맞춰서 파우치도 가방과 맞춤을 했다. 겉에 달린 주머니들은 당연히 죄다 방수. 박음질한 바늘 구멍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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