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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주구장창 들고다니던 립스탑 원단의 에코백이
겨울 옷들에는 너무 화려하고 원단도 차가운 것 같아
약속 바로 전 날 저녁에 원단을 자르고 미싱 앞에 앉는다.
코트 겉감에 써도 좋을 모직 원단이라 따로 접착솜이나 심지 없이 만들었다.
예전에 사 두었던 귀여운 부엉이 참이 붙은 가죽 라벨도 달아주니 작아도 포인트로 눈에 잘 띈다.
지퍼도 잘았다. 너무 깊게 달았나 싶긴 한데 딱히 불편한 건 없다.
안감은 인디언 핑크의 이중 거즈.
색이 마음에 들어 썼지만, 안 주머니 쪽은 박음질 구멍이 늘어나기 시작해서 슬프다.
다만 겉감이 튼튼해 더 늘어날 일이야 없을테니 그걸로 위안을 삼는다.
패딩에도 코트에도 들기 좋아 회사에도 잘 들고다니고 있는 중인데
확실히 심지가 없어 그런지 울퉁불퉁하다. 뭐, 별수 없지.
버스 창으로 들어오는 한기에 시린 허벅지도 데워주는 착한 겨울 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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