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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처음엔 그랬다. 사랑이 전부인양, 사랑이 없으면 마치 내가 없는양. 헤어지면 슬프고 아프겠지만 그래도 살아남아서 다른 사람 사랑하고 그러고 사는 - 게 보통 세상의 사실인데도 불구하고, 내 사랑만 특별한 듯 좋아하는 사람에게 의존하고 기대고, 없으면 안된다고 말하며 짐을 지워주고.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면 좋겠다는 이기심을 양껏 발휘해 엄마도 모를 내 마음을 알아달라고 요구하고, 알아주지 않으면 상처받고. 헤어지느니 죽겠다 협박도 해보고, 네가 내 목숨이다 억지도 써봤다. 우리가 나누는 사랑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가르치려 들었고, 손을 뻗어 눈을 가려 당장 눈 앞에 보이는 것만 가리기에 급급했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모든것에 용서받을 것 처럼 굴었고, 정작 속은 썩어가면서도 용서한 것처럼 굴었다. 내것보다는 우리의 것이 우선이었고, 우리의 것보다는 너의 것이 우선이었지만 결국은 내가 가장 중요한 모순속에 있었고, 덕분에 상처받을까 몸을 웅크리면서 네게 주는 상처에 신경쓰지 못했다. 밥 먹는 것보다 더 자주 사랑을 말했고, 손을 씻는 것보다 더 자주 손을 맞잡았던 우리는 결국 헤어지고 상처받고, 이제는 모두 잊었다. 지나고나니 부질없더라. 나는 나고, 너는 너일뿐 - 내가 너일 수는 없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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