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 _ 아 사람들이여 우리를 내버려둬요. 우리가 당신들을 찾지 않는건 당신들처럼 상대방이 싫어서가 아니라, 보지 않아도 좋아할 수 있기 때문이야. k _ 사람을 만난다는 행위가 '보고싶다'는 마음이 전제가 되어야지 '볼때가 되어서'가 전제가 되니까' 더 불편하고. s_ 응, 그 보고 싶지 않은게, 뭐라고 해야하나 우리한테는 자연스러운건데 "왜 보고 싶지 않지 ?" 라고 물어오면 ... 보기 싫은건 아닌데, 흑. k _ 그냥 보고 싶지 않은거야. s _ 그러니까요! 보고싶지 않은것과 보기 싫다는건 엄연히 다른건데 말이죠 응! 그걸 왜 같게 생각하고 지들 멋대로 서운해하냐고 엉엉. 우리는 또 이렇게 마이너의 길을 걷고.
장문의 메일을 썼다. 몇주를 고민해오던 걸 담아 메일을 보내고 나니 힘이 빠졌다. 정리의 일환이었다. 남아있는 과정들과, 어찌보자면 2년여를 끌어와 쌓일데로 쌓인 문제를 되짚어볼 때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였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제일 오래 고민하고 안고 있었던 것을 드디어 마음먹고 그만두자 놓아버리기로 했다. 세상에 모든 일들이 좋기만 하면 얼마나 좋을까를 생각한 건 잠깐이었다. 누구든 나서 해결해 주었으면 하는 어리석은 생각도 했었지만 그건 어린애들이나 할 수 있는 투정이었다. 모든것은 나의 결정, 나 말고는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내게 주어진 것에만 충실하자 생각했다. 좋은 곳이었고, 좋은 인연이었다. 이제 좋은 마무리만 남았다.
잘게 웃었다. 눈을 양껏 휘며 가늘게, 콧잔등을 찡긋거리며 웃어보이고 옅은 숨을 내뱉었다. 별다른 말을 할 수 없었다. 그 사람은 단지 너를 사랑하지 않는 것 뿐이라고 이야기 하지 못했다. 들어도 부인하고 싶은 이야기, 어쩌면 그 속에 이미 알고 있지만 숨겨놓은 이야기 일테니까. 그가 이렇게 이야기 했고, 저렇게 내 마음도 모르는 짓을 했고, 결국은 사소한 말 한마디 다정한 손짓으로 기대를 주고 있다는 이야기들 중에는 담겨 있지 않은 이야기에 숨이 막혔다. 그는 네게 반하지 않았고, 너의 사랑은 곧 지칠것이라 이야기 하지 못했다. 손을 끌어다 잡았다. 어느것도 위안이 되지 못한다면 미지근한 체온이나마 보태 한기를 없애주고 싶었다.
에콰도르에 들르고 싶었다고 J씨가 말했다. 평생 얼굴 볼 일이 있겠냐며, 어디든 다녀오는 길에 들러 앤디의 얼굴을 보여주고 싶었단다. 에콰도르라면 역시 쿠바에 같이 들러야한다는 나와 함께 한바탕 쿠바의 정취에 대해 감격하고는, 남미는 왠지 늙으막할때 한적하게 거닐며 오래 머물어야 할거 같다며 다음을 기약했다. 나는 웃었다. 얼마 되지도 않는 신혼여행 기간동안 앤디와 만나고 싶었다는, 앤디와 만나게 해주고 싶었다는 말에 우리는 꽤 잘 살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둘 다 바라는건 적다. 화려한 것도 비싼 것도 사실 아깝다는 생각이 앞선다. 그래서 다행이다. 어느 한쪽이 욕심내는 사람이 아니어서. 이제부터 시작. 바쁜 날들.
나이를 먹는 건 참 쉽다.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시간은 쉬이 지나간다. 거기에 사건이 생기면 시간은 서둘러 지나간다. 그 사건의 크기에 따라 속도는 차이가 난다. 남들보기에 코딱지 만해도 내 앞에서는 바위덩어리 같던 큼직큼직한 사건들을 몇 개 지나오니 어느새 벌써 스물 일곱, 그리고 여름이다. 요 근래에는 사건들이 좀 더 늘어났다. 덕분에 정신이 없다는 핑계로 해오던 자잘한 습관들을 하나 둘 씩 정리하고 있다. 넘어야 할 산이 두어개가 있는데, 아직 둘 다 제대로 시작하지 않은 준비 단계라 더 그렇다. 그것과는 별개로 자아성찰도 늘어났다. 내가 무엇 하나를 버린다고 해도 그것을 완전히 버릴때까지는 많은 이들의 간섭과 참견을 거쳐야 한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어차피 홀로 걷는것이 삶이라고 생각하는 내가 ..
1. 삼청동을 한번도 가본 적 없다는 말에 눈꽃씨는 깜짝 놀라며 팥죽이 좋은지 커피가 좋은지를 물었다. 사과 나무에서 걸어나오니 멀지 않은 곳에 삼청동의 입구가 보였다. 나는 사실 삼청동이 어디 붙어있는지 조차 몰랐다. 남들이 흔하게 좋다며 가는 곳이니 피했고, 관심을 끊으니 서울의 이쪽 끝에 붙어있거나 저쪽 끝에 붙어있어도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였다. 언제나 그랬다. 그것이 무엇이든 남들이 모두 다 좋아하면 관심이 사라지고 관심이 사라지니 나와는 상관 없었다. 밤의 삼청동 길을 걸으며 우리는 사람과 사람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와 눈꽃씨는 조금 지쳐있었다. 소비되어지는 관계들에, 평균치에 맞추라며 우리의 희생을 바라는 관계들에, 그리고 어떤 의미에서 숨어있는 우리들에. 시큼한 레모네이드와 시원한 ..
어느 날에는 비가 내렸다. 비가 떨어지는 처마 아래서 사진을 찍고 택시에 올라탔다. 사진에는 찍히지 않던 가느다란 비는 앞머리를 적셨다. 택시 안에서는 등을 기대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누는 이야기가 많아 질수록 갈등의 소지가 되는 것들은 늘어간다. 살아온것이 다르고, 느끼는것이 다르며 중요한것이 다르니까.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음에도 가끔은 힘이 들때가 있다. 그렇지만, 함께라는 것을 위해서는 할 수 있는데까지는 힘을 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비록 독립적인 객체여도 무언가 나눌 수 있다면 이미 우리는 함께이지 않겠는가. 그날 밤에는 비가 내렸다. 나는 가만히 어깨에 머리를 기대 창밖을 내다보았다. /// SIGMA DP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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