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못 가본 오레곤에서 열흘 이상을 머물러 있던 미싱이 드디어 왔다. 연말 연초라고 연휴인지 출항이 열흘 내내 되지 않아, 옆 자리 과장님은 다시 태어난다면 오레곤도 괜찮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집 문 앞에서 기다리는 미싱 이야기를 꺼내니 선약이 있던 언니는 무려 그냥 잠시 주고 받을 것만 주고 받고 집에 가겠느냐 물어주었고, 이런 상냥함은 처음이라며 감동하고 저녁만 먹고 차는 먹지 않는 걸로 했다. 이렇게 선약에 대해 관대할 수 있는 것이 동네 친구의 매력이지. 이천에서 여섯 시에 퇴근해서 저녁 약속을 마치고 집에 들어왔는데 아홉 시, 시간이 상냥해. 미리 비워놓은 책상에 무거운 녀석을 올려놓고, 미리 사 둔 변압기에 전원선을 꽂고 스위치를 올리니 밝게 빛난다. 일단 첫 시연은 합격. 드디어 ..
머리가 열심히 아픈 날이면 어김없이 일기예보에는 오늘이든 내일이든 모레든 우산이 있다. 혹여 모자랄까 샷을 추가해 커피를 털어 넣어봐도 별 소용이 없는걸 보니 비가 오긴 오려는 모양이다. 이런날은 잠도 잘 안깨고 멍한 편이라서 지금 현재 PM 01:28. 상쾌한 아침은 사라졌고 아직 100% 부팅이 안되었다. 버퍼링 한번 끝내준다. 도저히 안되겠다 싶으면 이따 밤에 열시쯤 누워 열두시쯤 잠 들 생각하고 레드불이나 마시러 가야지. 날개가 필요해. 그렇고 그런 사람이 되는 것이 무서웠다. 특별하길 바랬고, 뛰어나길 바랬다. 그렇다고 열심히 노력하는 편도 아니었다. 1등이 되려는 욕심이 없으니 만족하며 지내면서도 알고 있었다. 내가 얼마나 보통인지, 얼마나 평범한지, 그것이 얼마나 당연한지. 알고 있는 걸 모..
1. 요 몇일 MOT이랑 이이언 / 10cm / 시규어로스랑 욘시 / 8mm / 적아저씨랑 패닉 / 성시경 등등 을 듣다가 림프비즈킷을 듣고 있자니 취향 참 없다 싶다. 그런 와중에 예림이 앨범 나옴. 규호언니와 신재평과 권순관과 휴일씨라니. 이런 건 들어줘야지. 작곡 라인업 보고 농담으로 사실은 예림이가 종신옹 숨겨둔 딸이냐고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다들 각각 자기색이 나오는데 예림이 목소리랑 어울리게 만들어놨다. 그 와중에 규호언니 신곡이라 행복한 나는 규호언니 백보컬을 찾느라 반복 재생 후 초입 부분은 대체 노래를 어떻게 부르라고 만든것인가 라며 만든 언니도, 부른 예림이도 신기해 하는 중. 2. 김크림의 뭉친 털을 잘라내다 살도 베어냈다. 저도 아프니 가위를 든 내 손을 물었는데, 세게 물지도 못..
A에 관심없는 사람에게 날 사랑하니까 나와 함께 A를 하자 라고 하기전에 널 사랑하니까 A를 권하지 않을게 라고 말 할 수 있는 사람. 그렇게 얘기하면서 내심 상대방이 A를 같이 해주지 않을까 기대하지 않는 사람. 사랑하니까 이걸 달라고 하기전에 사랑하니까 없는 것에도 만족하는 사람. 같은 화면과 같은 메뉴를 가지고, 개발 및 운영에 용이하도록 이미지 사용은 최대한 자제해야 하는 인트라넷 디자인을 X년째 반복해오다보니 어떻게 디자인을 뽑아야 다르게 보일지도 모르겠고, 색상은 픽스라서 다른 색으로 다른 분위기 같은건 집어치우고, 심지어 같은 계열사들의 작업을 반복하다보니 디자인 요소가 전혀 없는 사이트들의 리뉴얼을 매번 척척해내는 어디의 누군가가 대단한것 같다. 여기서 어디의 누군가는 특정인물을 지칭하는 ..
1-1. 윤민수 같은 아빠가 이상적이라고 생각하지만 난 성동일 같은 아빠가 되겠지. 라고 j씨가 말했다. 괜찮아 난 후도 좋지만 준이도 좋으니까. 1-2. 금요일엔 오랜만에 비비드한 주황색 립을 발랐는데, 잠이 덜 깬 j씨가 '화사해보인다'라고 말했다. 그동안 내가 피곤해 보였던건 입술 색이 흐렸기 때문인가. 덕분에 몇일 째 진한 립색을 하고 있는데 화사하다는 말이 더 이상 나오지 않는다. 그냥 잠이 덜 깼던 것인가. 2-1. BTV가 CJ 컨텐츠들까지 90일 경과 된 컨텐츠들에 한 해 다시보기 무료를 선언했다. 덕분에 OCN 드라마들을 나중에 보겠다며 미루고 있어서 유일하게 챙겨보는 프로그램이라고는 '일말의 순정'정도. 보통 일일 시트콤은 중간에 뛰어들기에는 지나온 화가 너무 많아 시작할 엄두를 못내는..
주말의 빼곡했던 일정들을 해치우고 에어컨이 공기를 식히는 거실에 앉아 캣닢이 들어간 공을 바느질하던 오후에, 몇시간전 스치듯 지나갔던 아는 얼굴들에 새삼스러워졌다. 벌써 알게 된지 10년여가 된 '그쪽' 사람들은 한때는 힘이 되고 위안이 되었던 - '이쪽' 사람이었고, 나는 그 곳에서 어느 기점을 기준으로 그 길의 가운데에서 옆쪽으로 붙어 걷기 시작하다 갑작스레 나타난 샛길에 주저없이 빠져나갔다. 이쪽이었던 것 들은 그쪽이 되고, 나의 이쪽은 한가해졌으며 이제와서는 그 길에서도 그다지 가운데를 걷지는 않았던 것 같다는 생각까지 갖게 되는것이다. 그때의 애정을 의심하는것이 아니라, 모두에게 사랑받고 모두에게 인정받던 기억들이 스스로가 만들어 낸 과장이었을거라는 이야기. 자의적이었지만 연락을 끊어야 했던 것..
1. 대화 중 혹은 대화의 시작에서 문장을 시작할 때 '그래서'라는 부사를 잦게 사용하는 편이다. 예를 들자면 말을 걸 때의 첫 시작이 '그래서'라던지, 아니면 한 주제에서 다음 주제로 넘어갈때 '그런데'정도를 써줘야 할텐데 잠깐의 텀을 가지고 '그래서'라고 말하는 정도. 나도 못 느끼고 상대방도 못 느낄 정도로 엄-청 자연스럽게 나오는 편이라 보통은 그냥 넘어가는데 어제는 j씨가 "어째서 그래서냐"라고 반문을 했다. 왜 '그래서'이겠어, 내 머릿속에서는 이미 선행 문장이 지나갔기 때문이지. 본론만 말해서 좋지 않냐는 내 말에 웃겨 넘어가는 j씨였지만 사실 본론만 말하는 것이 나을때도 꽤 된단 말이지. 그렇다고해서 언제나 시덥잖은 이야기 하나 없이 본론만 주고 받고 사는 그런 삭막한 삶은 아닙니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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