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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고 그런

_e 2013. 10. 14. 13:34

머리가 열심히 아픈 날이면 어김없이 일기예보에는 오늘이든 내일이든 모레든 우산이 있다. 혹여 모자랄까 샷을 추가해 커피를 털어 넣어봐도 별 소용이 없는걸 보니 비가 오긴 오려는 모양이다. 이런날은 잠도 잘 안깨고 멍한 편이라서 지금 현재 PM 01:28. 상쾌한 아침은 사라졌고 아직 100% 부팅이 안되었다. 버퍼링 한번 끝내준다. 도저히 안되겠다 싶으면 이따 밤에 열시쯤 누워 열두시쯤 잠 들 생각하고 레드불이나 마시러 가야지. 날개가 필요해.

그렇고 그런 사람이 되는 것이 무서웠다. 특별하길 바랬고, 뛰어나길 바랬다. 그렇다고 열심히 노력하는 편도 아니었다. 1등이 되려는 욕심이 없으니 만족하며 지내면서도 알고 있었다. 내가 얼마나 보통인지, 얼마나 평범한지, 그것이 얼마나 당연한지. 알고 있는 걸 모른척 하는건 생각보다 쉽게 이루어진다. 그렇다고 아무렇지도 않은 건 아냐. 그래서 그냥 그렇고 그렇게 살려고. 그렇고 그런게 뭐가 나빠. 아무렇지도 않게 아무일도 없이 흘러가는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는 지옥같은 시간이 혹여라도 다가오면 깨닫게 되겠지, 오지 않으면 더 좋고. 그렇고 그런 날들, 그렇고 그런 나, 그렇고 그런 당신, 그렇고 그렇게 지나는 시간들, 익숙한 이 모든 것들. 그래, 새로운 것이 아니라 익숙한 것에 감사하면서 살 수 있도록.

원두를 싸게 파는 곳을 발견했다. 이것저것 많이 샀다. 얼른 먹어치우고 다른 것도 먹어봐야지. 새로 산 커피메이커가 작은 3-4잔용이라 집안 가득 커피향은 안 나는데, 그래도 커피가 내려질 때면 근처에는 향이 돌아서 기분이 좋다. 자잘자잘한 살림들이 취향에 꼭 맞춰 늘어난다. 

산미 없는 커피 추천 받아요. 에디오피아 싸우자. 난 신 커피 너무 싫어. 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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