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것도 방수 에코백이랑 같이 주문 들어온 아이들. 미싱 수업갈때 실과 부자재들을 담아 갔던 넉넉한 사이즈 주머니를 기억하고는 그것과 동일한 사이즈로 만들어 달라는 주문이었다. 사이즈는 바닥 단추 안 닫고 펼쳐두면 A4 클리어 파일에서 가로는 아주 조금, 세로는 조금 모자란 정도. 그렇지만 바닥을 만들어 두면 높이가 낮아져서 세워두면 그렇게 큰 느낌은 없다. 바닥을 요렇게 똑딱 단추로 고정시킬 수 있는 주머니. 가방에 넣을때는 단추를 풀러 납작하게 만들어 넣고, 꺼내서 탁자에 놓고 쓸때는 바닥을 만들어두면 내용물도 잘 보이고 쓰임새가 좋다. 옆에 남은 원단으로는 미니 스트링 파우치도 함께 :-)
뜨개 수업 같이 들었던 분이 인스타 디엠으로 주문해주신 방수 에코백들. 먼저 나서서 판매하거나 하는 게 아니라서 부러 찾아주신 분들께는 성심성의껏 마음담아 보내고 있다. 지퍼는 색 맞춰서, 지퍼고리는 좀 더 편하게 쓰이라고 양쪽으로 열 수 있게 두개. 방수 원단이 살짝 얇은 감이 있어 안감은 탄탄하게 캔버스 원단으로 대어주었다. 사이즈는 A4 클리어 파일이 들어갈만큼. 처음 재단했던건 너무 타이트해서 나중에 내가 쓰자며 넣어두고 다시 재단했지만 결국은 잘 맞았으니 됐지 됐어. 옆에 조금씩 남는 원단으로는 파우치도 만들어두고. 가방은 큼지막하니 한쪽에 라벨도 달아주고. 방수 원단은 끈 재봉이 제일 까다로워서 끈에 쓰는 시간이 제일 많은 느낌. 그렇지만 웨이빙을 쓰기엔 비오는 날에는 물을 다 잡아먹을테니 열..
시바가 너무나 귀여워서 마구 좋아하지 않는 핑크인데도 예뻐보이는 원단인데 방 형광등이 한개 나가고 밤에 찍은데다가 얼마전에 이불커버를 갈았더니 사진에 색이 너무 바보 멍청이처럼 나와서 눈물이... 그래도 예쁜 원단. 실물로 보면 10배 정도는 더 예쁨. 3월 말과 4월 초쯤 떠날 짧은 여행을 위해 작은 캐리어 사이즈에 맞춰 파우치를 만든다. 심지나 솜도 대어주고 안감도 빵빵하게 넣어야 잘 서 있을 거 같은 모양이지만 돌아오는 캐리어는 항상 수하물 무게의 압박이 있으니 홑겹으로 만들었다. 내가 쓸거라고 안쪽 바이어스 처리도 없이 오버록으로 해치웠지만, 색색의 지퍼도 맞췄고 귀여우니 된거지. 캐리어 커버도 만들고 싶었는데 그건 일이 조금 커지니 나중에. 에코백과 파우치는 선물용.
아주 예전에 만났던 윤소와 흘러가듯 말했던 생활비 달력이 생각이 나서 생일 선물 용으로 만든다. 원단을 얼마 쓰지 않고 완성이 되어서 앞치마를 하나 더 만들고, 얼마전 서핑하다 받아둔 곰인형 도안도 생각이 나 또 하나 보탠다. 심지의 늠름함을 알아버린 후로는 미싱 자수를 할 부분과 단추를 달 부분들에는 꼭 심지를 붙인다. 날짜들을 미싱 자수로 새길 예정이니 전체 주머니에 심지를 대어 빳빳함을 더했다. 사실 미싱 자수는 아주 가끔 영문 조금 정도만 새겼던게 다라 숫자가 영 마음에 안들지만 다시 하거나 다른 수를 찾다가는 완성하지 못할 것 같아 밀고 나간다. 세탁해도 없어질 염려없고 좋지 뭐. 31일 뒤쪽 남는 자리에는 조금 넉넉한 주머니도 붙여둔다. 달력과 앞치마를 받은 윤소는 안그래도 자기가 만들어 준 ..
가끔씩 원단만으로는 너무 예뻐서 잔뜩 쟁여두고 싶어 욕심내지만, 정작 무언가를 만들려고 하면 그 '무언가'의 정체성을 고민하게 되는 원단이 있다. 이번에 숙제로 온 요 원단이 그런 원단 중 하나. 컬러도 일러스트도, 심지어 모티브들의 크기까지도 너무나도 내 취향인데 이걸로 무얼 만들어야 하는가 생각하면 도통 모르겠어서 한참 고민했다. 고민의 고민을 거듭하다 그래 이제 좀 화려해져도 되겠지, 라며 벌룬 블라우스. 린넨용 만들기 책에 있는 도안인데 그리 뻣뻣하지 않은 소프트 코튼이니 부담없이 만든다. 캐주얼과 베이직한 컬러와 운동화가 기본템인 내가 얼마나 입고 다닐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이쁘긴 한 것 같으니 만족. 목 부분은 답답해서 결국 한참 뒤에 다 뜯어내고 더 파서 새로 달았다. 남은 조각들로는..
재봉을 하고 남은 조각들을 바구니 하나에 잔뜩 모아두고, 하루 이틀정도 날을 잡고 파우치를 만들 사각형으로 자른다. 자도 대지 않고 선도 긋지 않고 잘라 쌓아둔 원단들 사이즈에 맞춰 끈도 잘라두고, 지퍼도 잘라두고. 아무 일정도 없는 한가한 날 미싱 앞에 앉아 옆에 둔 바구니에 손을 뻗으며 파우치들을 만든다. 정작 나는 몇개 쓰지도 않고 주위에 나눠주고 담아주겠지만 만드는 시간이 좋은 것도 있으니 서로 좋고 좋겠지. 말그대로 소소한 취미 생활 - 이라고 하기엔 양이 좀 많지만 급할 것 없으니 천천히 쉬면서.
겨우내 잘 쓰고 있는 구스 이불은 킹사이즈보다 큰 90인치 정사각형이라 마음에 드는 커버는 죄다 비싸거나 마음에 드는게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럴땐 원단을 사야지. 침구 전용으로 나온 듯한 크고 심플한 그라데이션 그레이 원단을 3마 구입한다. 싱글이나 더블정도는 2마로도 충분 할 것 같은 원단이라 몇 번의 가위질 없이 재봉시작. 올풀림 처리가 2-3배는 빨라진 느낌이라 이래서 오버록오버록 하는구나 했다. 좁은 책상에서 이불을 돌돌 말아 끌어안고 작업해야하니 일은 조금 커지지만, 직선박기의 연속이라 재봉 도중에는 신이가 난다. 겨울 이불 커버 추가 준비도 이렇게 완료. 새해 맞이로 바꾸고 싶어서 미리 세탁해두고 첫날 입혔다. 원래 쓰던 커버가 사르륵의 느낌이라면 이건 서걱서걱의 느낌인데 나름의 맛이 있어 좋..
커다란 밤비 커트지로 어떤걸로 만들까 고민하다 발매트와 슬리퍼를 만든다. 김크림이 나이가 들어 토쟁이가 되었는데 꼭 바닥이 아닌 어딘가에 하기 때문에 80%의 확률로 욕실 발매트가 희생된다. 그때그때 빨수는 없어 흔적을 치우고 모아뒀다가 한번에 세탁하는데 덕분에 여러개의 발매트가 필요해져서 겸사겸사. 얼마전에 집에 수건을 싹 다 바꿨는데 전에 쓰던 수건도 아직 멀쩡해서 버리긴 아까워 한쪽에 쌓아뒀다. 이번에 같이 쓰면 좋겠다며 반짝해서 리싸이클링. 수건2장과 린넨원단을 함께 누빔하여 바이어스로 감싸준다. 매일매일 바꿔쓰면 좋은 발매트는 흡수도 잘되고, 자주 빨고 건조를 돌려도 튼튼할 수 있는 재질이 좋다. 수건과 린넨원단이 제 역할을 잘 해주겠지. 작은 커트지로는 홈슬리퍼를 만든다. 4컷으로 각각 발등과..
베이비 브레스 - 아기의 숨결이라니, 이름조차도 사랑스러운 안개꽃을 담은 원단을 받았다. 톤다운된 컬러와 잔꽃의 조화가 어여쁜 가을 시즌을 맞이 출시 예정 원단이니 가을에 입을 원피스를 만들어 볼까 생각하다가, 컬러가 차분하지만 더운느낌은 없어 여름에도 잘 어울릴 것 같아 민소매 원피스로 만들어본다. 안쪽에 긴팔티를 입으면 가을 소녀 느낌의 원피스. 아무것도 없이 원피스 하나만 입으면 여름 옷이 완성된다. 로즈가넷 컬러가 무겁지 않아 사계절 다 어울릴 것 같아서 겨울용 스웨이드 원단으로 나와도 좋을 것 같은 느낌. 아직은 덥고더워 민소매로 입고 나들이를 다녀왔다. 해바라기와 함께여도, 코스모스와 함께여도 잘어울리는 원피스. 입추를 통과했으니 가을이 오면, 덥지 않은 가을 햇살 받으면서 챙겨입고 또 놀러가..
이어지던 비소식에 방수 에코백과 가볍게 들고 다니기 좋은 홑겹 에코백을 선물로 준비한다. 홑겹 에코백은 통솔처리로 깔끔하게 마무리. 그리 크지 않은 사이즈라 단추와 지퍼 모두 달지 않았다. 차곡차곡 접어 가방 한쪽에 넣어 필요할때마다 보조가방으로 사용해도 좋을지도. 100프로 방수는 아니라 물에 들고 들어갈수는 없지만, 세찬비가 내리는 장마철에 들고다니기는 참 좋더라. 실내로 들어가면 휴지로 슥슥 겉의 물기만 닦아내면 보송보송하거든. 방수 에코백에는 원단 색에 맞춰 지퍼를 달아둔다. 지퍼 머리도 색을 맞추고. 선물용이니 오랜만에 라벨도 꺼내 달아본다. 모두의 장마를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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