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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원단만으로는 너무 예뻐서 잔뜩 쟁여두고 싶어 욕심내지만,
정작 무언가를 만들려고 하면 그 '무언가'의 정체성을 고민하게 되는 원단이 있다.
이번에 숙제로 온 요 원단이 그런 원단 중 하나. 컬러도 일러스트도, 심지어 모티브들의 크기까지도
너무나도 내 취향인데 이걸로 무얼 만들어야 하는가 생각하면 도통 모르겠어서 한참 고민했다.
고민의 고민을 거듭하다 그래 이제 좀 화려해져도 되겠지, 라며 벌룬 블라우스.
린넨용 만들기 책에 있는 도안인데 그리 뻣뻣하지 않은 소프트 코튼이니 부담없이 만든다.
캐주얼과 베이직한 컬러와 운동화가 기본템인 내가 얼마나 입고 다닐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이쁘긴 한 것 같으니 만족. 목 부분은 답답해서 결국 한참 뒤에 다 뜯어내고 더 파서 새로 달았다.
남은 조각들로는 티코스터들을 만든다. 인터록으로 주위를 둘렀더니 세상 편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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