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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먹는 건 참 쉽다.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시간은 쉬이 지나간다. 거기에 사건이 생기면 시간은 서둘러 지나간다. 그 사건의 크기에 따라 속도는 차이가 난다. 남들보기에 코딱지 만해도 내 앞에서는 바위덩어리 같던 큼직큼직한 사건들을 몇 개 지나오니 어느새 벌써 스물 일곱, 그리고 여름이다. 요 근래에는 사건들이 좀 더 늘어났다. 덕분에 정신이 없다는 핑계로 해오던 자잘한 습관들을 하나 둘 씩 정리하고 있다. 넘어야 할 산이 두어개가 있는데, 아직 둘 다 제대로 시작하지 않은 준비 단계라 더 그렇다.
그것과는 별개로 자아성찰도 늘어났다. 내가 무엇 하나를 버린다고 해도 그것을 완전히 버릴때까지는 많은 이들의 간섭과 참견을 거쳐야 한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어차피 홀로 걷는것이 삶이라고 생각하는 내가 박하다 생각하지 않는데도 요 모양이다. 괜찮다 여기기로 한다. 홀로 빛나면 남들이 제 눈을 가려 안보인다 말해도 나는 상관이 없겠지.
해야 할 것들이 늘어나고, 한 일 들이 늘어난다. 시간이 휙휙 잘도 지난다.
/// SIGMA DP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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