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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의 메일을 썼다. 몇주를 고민해오던 걸 담아 메일을 보내고 나니 힘이 빠졌다. 정리의 일환이었다. 남아있는 과정들과, 어찌보자면 2년여를 끌어와 쌓일데로 쌓인 문제를 되짚어볼 때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였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제일 오래 고민하고 안고 있었던 것을 드디어 마음먹고 그만두자 놓아버리기로 했다. 세상에 모든 일들이 좋기만 하면 얼마나 좋을까를 생각한 건 잠깐이었다. 누구든 나서 해결해 주었으면 하는 어리석은 생각도 했었지만 그건 어린애들이나 할 수 있는 투정이었다. 모든것은 나의 결정, 나 말고는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내게 주어진 것에만 충실하자 생각했다. 좋은 곳이었고, 좋은 인연이었다. 이제 좋은 마무리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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